개념 연예인 - 소신과 책임 있는 행동으로 대중의 모범이 되고 있는 20인! 우리는 이들을 '개념 연예인'이라 부른다
김인구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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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공유가 제대하고 와서 찍은 영화 한 편이 이슈가 되었다.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였기 때문이다.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소설이었기에 그 영화화도 이슈화 될 줄은 알았지만 지명도 높은 A급 스타가 그것도 본인이 선뜻 먼저 출연의사를 밝혀 영화화 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그가 바로 공유였다.

 

이후 로맨틱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기를 누려온 공유에게 개념 연예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붙여 졌다. 독도문제를 소신있게 거론한 연예인들 역시 개념 연예인으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개념 연예인.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보여지는 이 단어가 시사하고 있는 바는 사실 유행단어 이상의 것이다. 딴따라에서 롤모델화 되기까지 그간 보여지는 것에 대한 그들에 대한 평가만 있었을뿐 소신과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명사들에게나 요구해오던 것인데 지금의 시대는 그들에게 달란트 이외의 것, 대중의 모범이 되어달라고까지 요청하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 모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동물 애호가로 부쩍 사랑받고 있는 엄태웅과 이효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기부천사 김장훈은 할머니부터 꼬맹이 애들까지 그가 가수인지는 몰라도 독도사랑과 거액기부자인 것은 알고 있을 정도다. 또 공효진은 어떤가. 나는 그녀의 책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알뜰한 인물이며 환경문제 실천가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더 좋아졌다. 김병만이나 이수근에 대해서는 최근 너무나 잘 알려져 그들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좋아하고 있다고 여겨지며 김제동에 대해서는 전국민이 다 그의 가족과 일상, 심지어 그가 좋아했던 연예인의 이름까지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방송이 뜸한 이후 박경철,안철수 교수등과 더불어 학생들을 위한 순회 토론 현장에 참여하고 있는 개념있는 연예인인것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연예인이 사회 문제에 동참한다거나 행동한다는 것은 용기를 요하는 일이다. 자칫 오해를 사 인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고 자신의 밥줄이 끊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발언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그것이 옳다라는 강인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우리네와 닮아서 혹은 용기는 내지 못하고 있으나 꿈꿔온 맘 속 생각과 같아서 그들을 더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도 있음을 그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영향력을 발휘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효리가 얼마전 낸 한 책에서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이 책에서 역시 그 파급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힘은 평범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효리가 아니라면 누가 갇힌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하는데 쇼핑센터 벽을 허무는 것을 허락할 것이며, 김장훈이 아니라면 누가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늦추고 기다리며 독도까지 콘서트를 보겠다고 함께 할 것인가.

 

그들이 가진 영향력 만큼이나 올바른 생각을 갖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소개된 연예인들이 계속계속 변하지 않고 지금처럼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사회를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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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 - 자화상에서 내 마음 치유하기
김선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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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미술치료 강의를 하고 있어도, 그림을 좋아해서 르네상스 시대 미술사에 대해 대학에서 교양삼아 한학기 강의를 듣긴 했어도 내게 그림은 그저 그림이었다. 귀를 잘라냈던 화가의 자화상에는 팍팍한 삶이 전해 준 고난의 흔적이 역력해 마주보고 있기 힘들었고, 잘생긴 화가의 자화상엔 예술의 혼이 결핍된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그들의 배경이나 그림을 그리던 당시의 사회상을 알아내는 일은 그림을 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화가의 얼굴까지 알아서 무얼할까 싶어 될 수 있으면 자화상 보기는 회피하곤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는 뭉크,뒤러, 앤디워홀 등의 자화상이 80여점이나 실린 책이었다.

 

미술치료,음악치료,문학치료에 이르기까지 예전엔 심리나 정신과의 영역이었던 치유의 영역들이 예술의 영역으로 확대된대는 분명 그 까닭이 있을터.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정신없이 책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앤디워홀은 참 감각적이고 멋진 화가라고 생각해왔는데 실제의 그는 너무나 볼품없는 모습이었다. 못생기고 초라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양반은 자신에 대한 외모컴플렉스를 멋진 자화상으로 변신 시켰고 오늘날에도 앤디워홀 하면 그 그림들이 먼저 떠오를 정도이니 이정도면 이미지 쇄신에 천재가 아닐까. 성공에 대한 욕망이 강했던 그는 헐리웃 스타들처럼 그린 [6개의 자화상]을 통해서도 스타일리시한 자신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반면 과거로 가보면 프랑스 왕궁은 참 재미난 곳이었다. 루이 15세의 아내 마리는 가장 가난한 나라인 폴란드에서 시집와 왕과의 금슬이 좋았으나 정치적으로 배제되었고 그녀의 딸 아델라이드 공주는 엄마와 달리 용감하게 권력을 장 속으로 발을 들이 밀었으나 결국 뒷방 늙은 이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하지만 주어진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지 못한 며느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 이슬로 사라졌으니, 2대의 왕을 거치는 사이 왕궁 여인들의 삶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이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 했던 것이다. 참 재미난 곳이다. 프랑스 왕궁은.

 

이런 세 여인의 자화상을 9장에 걸쳐 구경할 수 있고 그림 사이사이 융과 같은 학자가 주장했던 학설들도 쉽게 그림을 보아가며 이해할 수 있으니 자화상 구경이 딱히 해롭다고만 볼 수는 없겠다.

 

누군가의 얼굴을 안다는 것. 익명에 부쳐지지 않는다는 것. 공인이건 아니건 쉽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것처럼. 이전에도 그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긴 했으나, 과연 모드 이 그림처럼 생겼던 것일까. 리터치는 그 시대에도 존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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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사이토 히토리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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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뭇거리는 시간마저 소중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일본의 괴짜 부자 사이토 히토리가 그 인물이다. 모든 사람이 인생을 리처드 브랜슨처럼 살 수 없고, 또 모든 사람이 손정의나 이건희처럼 부자로 성공할 수 없다. 꿈은 크게 꾸고 목표는 지속적으로 이루어나가되 현실과의 적당한 타협 또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히토리는 잠시 멈춰선 순간까지도 사랑하라며 우리의 등을 떠밀고 있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휴식을 던져주진 못할 망정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일까. 나는 책을 읽기 전 그것이 궁금했다.

 

작년 즈음이었나. 한 일본 ceo가 쓴 자전적 스토리를 읽고 서평을 올렸더니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신의 한국 직원을 통해서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연락이라 놀라기도 했지만 역시 이래서 이 사람은 성공할 수 밖에 없었구나싶어 감탄한 적이 있다. 자그마한 일조차 넘어가지 않고 찾아내며 감사하는 일. 그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반면 사이토 히토리의 책 제목은 다소 노홍철스럽다.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라니. 나 역시 이 제목이 참 좋다. 철들지 않고 살고자하는 1인이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때로는 어른이기보다는 아이의 눈으로, 마음으로, 그 따뜻하고 계산없는 가슴으로 세상을 품어보고 싶건만 사회생활은 언제나 빠르고 완벽한 어른으로 거듭나라고 나를 독려해대곤해서 그 사이에서 항상 갈팡질팡하다가 20대를 다 흘려보낸 것만 같다.

 

분명 나는 내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바보는 아니다. 배트맨도 아니고 슈퍼맨도 아니며 아이언맨도 아니니까. 하지만 길가다 넘어 울고 있는 아이를 일으켜주고, 배고프지만 헤꼬지를 당해 겁먹고 숨어 있는 작은 길짐승에게 가방 속에 늘 가지고 다니는 사료를 나누어주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어느 한 구석은 뎊혀가고 있다고 믿고 살고 있긴하다. 그런 소소한 행복이 들어 있으려니 했건만 12년 연속 일본 사업소득 고액납세자 중 하나인 히토리의 책은 내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갔다.

 

우선 책이 매우 예쁘다. 숲이 있고, 바다가 있고,동물들이 있고, 꽃과 오리 같은 생명들의 사진이 너무 예쁘게 실려 있다. 그뿐인가. 명언까지 함께 수록되어 있어 깨알같이 좋은 글들을 눈에 담게 만든다. 하지만 역시 딱 일본에서 출판될법한 문고판의 전형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이야기의 알맹이는 잘 풀려져 있지 않았다.

 

또한 그의 생각 중

 

장학금을 받을 실력이 안되면 대학을 고집하지 마라!는 부분이 있는데 가난하지만 성적이 우수하지 못해도 학업 그 자체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다. 주말 드라마의 장군이라는 캐릭터처럼 성적은 오르지 않지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성실한 아이들도 있고 어느 한 과목을 좋아해서 대학공부 이후 두각을 나타낼 아이들도 있기에 그의 이 말은 내 생각과는 맞지 않았지만 애초에 자신과 생각이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거다~라고 쿨하게 풀어놓고 시작한 책이기에 꼬투리를 잡는다거나 하고 싶지 않았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해서 틀렸다라고 말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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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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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홀로 남겨진 소년

 

2012년은 내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이다. 큰 꿈을 안고 시작된 한 해였으나 그 어느때보다 잔인했으므로. 시작부터 호락호락 곁을 내어주지 않더니 급기야는 건강을 앗아가고 마비로 쓰러지게 만들고 병원신세를 지게 만들었다. 좀 호전되나 싶었는데 다시 쓰러지게 만들고 손가락을 썩어 문드러지는 것처럼 시커멓게 변형시켜버리거니 거식을 겪게 만들었다. 결국 갑자기 20kg이 빠지면서 세상은 어질어질 어지러워져갔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누군가의 말처럼 지나가더라. 시작은 잔인했으나 그래서 더 오기를 품게 만든 해가 내겐 2012년 이다.

 

소년에겐 잔혹했던 해는 1984년이었다. 전국민이 그를 "기적의 주인공"으로 여기며 소생을 기다렸던 그 해, 그는 아비를 잃었다. 어미없이 자란 그였기에 단 하나 남은 가족을 잃음 셈이었다. 그들이 탄 자동차가 시민들을 죽이고 달아나던 남한에서 "보일러 공"으로 일했다던 무장간첩의 차를 들이받았다는데, 사고경위를 알려준 권대령이라는 자의 입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는 열다섯의 정훈이가 들어도 의문을 제기할 만큼 엉성했다. 하지만 그 스토리를 듣고 감동의 눈물바다가 될만큼 1984년의 국민들은 순진무구했다.

 

그리고 기적의 주인공인 그는 "원더보이"가 되었다.

 

보통 "맨"이라는 이름을 가진 영웅들과 달리 "보이"를 달게 된 그는 송년특집원더보이 대행진에 나갔다가 능력이 들통나 재능개발 연구소로 보내진다. 포레스트 검프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았지만 역사적인 사건들의 중심을 스치고 지나며 달렸던 것처럼 고문실에서 고문당하는 사람까지 보며 시대적 아픔을 어린나이에 체감하게 된 그에게 좋은 일이란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것. 그것 하나 뿐이었다. 희망이 생긴 것이다.

 

p. 37 우리는 단 한번도 다시 태어나지 못합니다.

 

올림픽복권, 호돌이, 르망, 국민학생, 화염병...

로또와 초등학생만을 아는 세대에겐 낯선 이 단어들이 지나온 세대에겐 그리움이고 추억이고 낯익음의 단어다. 향수처럼 밀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겪어온 것들은 각기 다른 추억을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단 한번밖에 살지 못하는 삶이 주어졌지만 가장 중요한 어른이 되어가는 시기에 소년은 방황하는 세상을 구경하는 관찰자로 살 수 밖에 없었다. 홀로 남겨진 열다섯 소년의 삶보다 그가 바라본 세상이 더 슬펐던 시기, 차라리 수많은 별들이 알알이 박힌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더 행복했을 그 시절,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원더보이의 세대가 지나고...세상도 성장하고 소년도 성장해 나갔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소년도 열다섯에서 열 일곱으로 성장했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성장했다고해서 삶이 더 나아진 것일까. 나는 자신있게 "yes!"f라고 답할 수 없다. 다만 그때도 좀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며 한구석에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듯이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 어딘가에서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어 우리에게 희망을 품게 만든다는 것만을 위로삼아 살아가고 있다고만 답할 수 있을 뿐이다.

 

소설 속 원더보이는 한 때 국민들의 기적이요, 희망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지나간다. 외로움에도 끝이있고 방황에도 그 끝이 있다. 삶에도 끝이 있는 것처럼. 소년의 성장소설이 내게 알려준 것들이다. 그래서 나는 이 두 가지 삶의 정답을 쥐고 위로받고 있다. 내 2012년의 잔인함에도 끝이 있을 것이고 이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니 삶의 끈을 강하게 틀어쥐고 있어야겠다고......나는 치유되고 있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이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로 다가갔던 것처럼 작가 김연수의 [원더보이]가 지금의 내겐 위로와 위안을 안겨다 주었다. 소년은 지금 이 순간, 내게도 원더보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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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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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서는 신분세탁을 위한 살해를,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에서는 자신의 독특한 취미생활을 위해 살해를 일삼는 주인공들을 만났다면 피에르 르메트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사건 속으로 몰아간다.

 

알렉스 프레보스트는 작품 속에서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나탈리, 레아, 줄리아 등의 여러 이름으로 변신하면서 이전과 다른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여자.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지만 우연을 가장하며 독자를 속이는 여자. 이 여자가 어느날 길거리에서 납치 된다. 그것도 50대 남자에게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면서까지.

 

눈을 떴을때 여자는 발가벗겨져 몸을 펼 수 없는 아주 작은 나무 궤짝에 담겨 공중에 매달리는데 흡사 그 모습이 꼭 새장 같아 그녀는 갇힌 한마리의 새가 되어 버렸다. "니가 죽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납치의 목적이라고 말한 납치범이 추격하는 경찰을 피하다 죽어버린 것도 모른채 알렉스는 공중에 매달려 지난 삶이 아닌 남은 삶을 위해 쥐와 사투를 벌인다. 자신의 피를 받쳐가며.

 

그런 그녀를 찾기 위해 투입된 형사는 유명화가의 아들이자 임신 8개월차의 아내가 납치 되었다가 살해된 채로 발견된 불행한 가정사를 지닌 카미유 베르호벤이다. 그는 키가 145cm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미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면 그의 단신인 키 따위는 머리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그에게 맡겨진 의뢰는 생각보다 복잡하면서 미묘한 것이었으므로.

 

알렉스를 납치한 장 피에르 트라리외는 자신의 아들 파스칼을 살해한 여자를 찾아 헤매다가 알렉스를 발견했고 피해자인 알렉스가 여러 남자들을 살해한 연쇄살인범인 것이 밝혀지면서 베르호벤은 그녀의 과거를 뒤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거 속에 또 다른 반전이 숨겨져 있다.

 

두꺼운 소설의 내용을 눈으로 따라 읽으며 급해지는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도 없이 사건과 반전의 물결 속에서 허우적대다보니 어느새 나는 알렉스라는 여자를 살인범이 아닌 내 이웃과 다름없는 한 여인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열살바기를 성푝행하고 매춘을 알선하고 종국엔 온몸을 화학약품으로 망가뜨린 걸로도 모자라 살해당해야했던 한 여인의 죽음 앞에서 그녀가 그렇게 이용당하고 버려질만큼 세상이 잘못했는가? 를 묻게 만들었고 세상이 그녀를 그렇게 몰아가기 전에 무엇을 해 주었는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알렉스는 납치범에 관한 이야기도 피해자에 관한 이야기도 가정내 폭력에 관한  이야기도 연쇄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이 포괄된 우리 사회 전반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읽는 내내 뜨끔뜨끔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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