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단상 - 잉여라 쓰고 '나'라고 읽는 인생들에게
문단열 지음 / 살림Biz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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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어 강사 문단열. 동그동글 곰돌이처럼 정감있게 생긴 아저씨가 어느날 TV앞에 나타나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었다. 영어라는 분야에선 참 스타강사도 많이 나오는 구나!! 감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순간부터 잘 보이질 않았는데, 책을 냈다고 해서 또 영어문법책이나 특강책이겠구나 싶었더니 인생서적이란다. 궁금해졌다.

 

그가 말하는 소소한 일상에는 영어로 가득차 있을까. 가족으로 가득차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목표수립으로 가득차 있을까. 했더니, 뜬금없이 시처럼 노래 가사처럼 글들을 정열해놓은 책을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그것도 영어랑은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다가.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 목사님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신학과를 졸업했던 남자가 어떻게 어학연수도 다녀오지 않고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해서 유명한 영어강사가 되었는지, 그토록 결혼을 반대했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할 수 있었는지, 잇따른 사업 실패와 암수술 속에서도 살아남아왔는지 글로 풀어놓았으면 구구절절했을 그 내용들이 시어처럼 잘 정리되어 페이지페이지마다 숨겨져 있다. 예쁜 삽화들과 함께.

 

음악인 김태원이 보여지는 것과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고백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국민멘토로 거듭난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고백"은 유명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해 그 사람을 더욱더 가까이 이해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기 영어 강사 문단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화려해보이는 영어강의 경력과 전국민이 다 아는 영어 강사라는 직함이 그를 남다르게 보이게 만들었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음을 용감히 고백하면서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남자가 바로 문단열이다.

 

많이 가져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절실해서 성공이 필요했던 그는 이제 성공을 디뎌보고서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인생에서는 때론 지는 게임도 필요하다"고 겸손한 언급을 논하면서도 스스로를 향해 내뱉은 쓴소리들이 우리들을 향하게 만들어버리는 남자. 그가 바로 문단열이다.

 

인생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답을 찾아가는 것 또한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인생살이 7가지 수칙]의 경우에도 꼭 현자의 입을 통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교훈을 을 수 있다. 어디에 실려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가 중요하니까. 그것을 잘 발견하면서 사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나이가 되고나니 그런 사람들을 가까이 두고 지내고 싶어졌다. 욕심이겠지만.

 

책이 주는 위로는 남다른 것이었다. 그도 우리와 똑같다. 가 아니라 오늘로 인해 내가 더 똑똑해지고 있다는 위안, 나의 고통으로 인해 누군가를 위로할 힘이 생겼다는 자신감이 바로 그것이었다. 책을 읽고난 다음에도 그는 내게 인기 영어강사다. 똑같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좀 더 잘 알게 된 영어 강사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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