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스스로 길을 만든다
최성찬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7막7장을 읽을 때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당시 홍정욱의 열렬한 팬이었던 짝꿍은 그의 출판기념 사인회에서 책을 10권이나 사왔다. 하지만 사인은 단 한 권밖에 받질 못했는데, 가까이서 사인을 받고 돌아서면서 아쉬움이 남아 2번째 책을 사서 다시 긴 줄을 기다렸다 사인을 받으려 했더니 얼굴을 기억한 그가 "이렇게 줄 서서 사인을 또 받을 시간에 공부를 한 페이지 더 하는 학생이 되면 좋겠어요"라고 했다는 거다. 결국 사인은 한 권 밖에 받질 못했지만 그 말이 너무 멋져서 10권을 사서 돌아와 주변에 한 권씩 돌렸는데 짝꿍이라는 특혜(?)로 나 역시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읽으면서 생각했지만 영어강사 유수연의 표현대로 "독했다".독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살았다. 우리나라 입시생들도 이만큼 독하게 공부하진 않을텐데 싶을 만큼이었으니.....!

 

그 이후 세월이 많이 지나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많이 나오면서 시대에 따라 이룸에도 여유로움이 스며 있구나 싶어지고 있다. 특히 [꿈은 스스로 길을 만든다]의 저자 최성찬처럼 많은 달란트를 가지고 있지만 공부 또한 놓치지 않았으니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의 인생에 허락된 열린 길들에 대한 부러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이 가고자 계획을 세워도 결국 그 길은 신이 열어주는 길로 통하게 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어떤 이에겐 단 하나도 열리지 않거나 겨우 하나 열리는 길을 그는 여러개 갖고 있었다. 이름만대면 알만한 유명 기획사에서 가수 제의를 받을만큼 춤도 잘 추었고 소문난 펜싱 선수였으며 미국 대학생 800만명 중에 겨우 32명만 받을 수 있는 IIPP 펠로우 십을 타낸 유일한 한국인이기도 했다. 40만불의 장학금을 받아가며 공부했던 그는 잠시 한국으로 들어와 조국에 대한 경험들을 하고 가기도 했다. 뿌리를 잊지 않았다니 고마운 일이었다.

 

누나와 동생까지 몽땅 장학금 수혜자이기에 겉으로보면 행복하고 멋진 가족 같았으나 사실 그의 가족에게도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이 있었다. 목사님이었던 아버지가 투자를 잘못해 집안이 몰락하면서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로 인해 생활전선에 뛰어 들어야만했던 어머니와 그로 인해 아무도 챙겨줄 이가 없어진 삼남매. 그 중에서도 사춘기 시절 어머니와 가장 충돌이 많았던 이도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고백하고 있으니.....평화와 행복위에 세워진 성공이 아니라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이룩한 성공이어서 더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미국의 예비 외교관 최성찬. "꿈이 평범한 나를 특별한 나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꿈은 목표이자 나아갈 방향이며 살아갈 의무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한국과 미국, 북한에 대한 나름의 생각정리가 되어 있는 그가 외교 무대에 섰을때 어떤 일들을 이루어낼지 기대를 해 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2 펭귄클래식 13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곡]이나 [지구속 여행]은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이다. 그와 마찬가지 선상에 두고 [파우스트]를 읽기 시작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재미가 틀어져버렸다. 파우스트의 행동을 공감할 수 없는 지점부터였다. 은교에서 늙은 작가가 은교를 바라보는 시선은 욕망에 얼룩진 남자의 그것이 아니라 젊은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난 사람의 것이었기에 순수해보였다. 하지만 젊어진 파우스트의 행보는 그렇지 못했다. 1권에서 목맸던 그녀는 어쩌고 이번에는 헬레네를 탐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랑이 그렇게 쉽게 마음에서 지워질 수 있는 감정이었던 것일까.

 

독일문학의 대표적 작품으로 칭송되는 [파우스트]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악마에게 영혼은 판 파우스트가 점점 파괴되어가고 욕망이 이끄는대로 살면서 과연 행복했느냐 하는 것이다. 또한 첫 시작에서 신은 인간을 이야기하면서 파우스트라는 인간이 신을 얼마나 잘 섬기고 숭고하게 살아온 인간인지 이야기했었다. 그런 그가 메피스토 같은 악마에게 휘둘리며 자신이 살아온 전 생애의 숭고함을 한순간에 잿떠미로 만들어 버리는데 왜 아무 도움을 주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백성인데.......! 물론 마지막에 파우스트는 면죄받았다. 그리고 메피스토는 공들였던 재물이 사라지자 땅을 치고 후회했다. 권선징악적 결말에 익숙했던 내게 [파우스트]는 다소 얼떨떨했던 작품이었다. 대작이고 명작이며 읽는 내내 속도감을 붙인 재미난 작품이었으나 젊음을 얻어 기껏 한다는 것이 여인들의 뒤꽁무늬나 쫒아다니며 연애만하는 것도 그러했고 자신의 판단이 아닌 악마의 휘둘림과 속삭임에서 놀아만 나는 것도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었다. 물론 파우스트는 일생을 숭고하고 고고하게 살았으며 높은 학문적 경지에 까지 올랐으니 다시 젊어졌을때엔 그를 제외한 다른 무언가를 해 보고 싶었을 것이다. 아무리 악마의 유혹이 있어도 그 유혹은 인간의 내재된 욕망을 이끌어내 증폭시키는 것이라 할때 파우스트에게 다시 젊어지면 제일 해보고 싶었던 것을 역시 아름다운 여인과의 연애가 아니었을까 싶어진다.

 

괴테는 이 작품을 수없이 고쳐가며 전생애를 바쳐 완성해냈다. 그 어떤 작가도 한 작품에 이만큼 정성을 쏟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 작품이기에 그저 재미있게 읽기만 하고 싶었으나 또 주저리주저리 생각을 담아내고 말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1 펭귄클래식 13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재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문호 괴테의 글에 대해 감히 그 어떤 긁적거림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린시절 보았던 고전은 그 느낌 그대로, 성인이 되어 다시 읽게 된 작품들은 그 나름대로 감동을 남기고 사람과 운명, 시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괴테라고 하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파우스트]가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데, 그의 인생 70년동안 탈고하고 완성해온 대작이 파우스트라 나는 이 소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옥을 묘사하며 다소 무겁게 전개 되던 '신곡'과 달리 파우스트는 악마가 등장하지만 그의 유혹은 누구나 빠질 수 있을만큼 달콤하다. 아마 진시황의 귓가에 속삭였더라도 시황제는 나라를 다 넘겨주고 젊음과 불로장생을 요구했으리라......나이들어 존경받고 많은 것들을 이룬 이들에게 젊음이란 그 모든 것을 주고도 획득하고 싶은 기회일테니.......!

 

얼마전 미래를 배경으로 한 한 소설 속에서 가난한 아이들에게서 젊은 몸을 렌트하는 부유한 노인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었는데 자라나는 새싹을 잘라내고 노인들이 자신의 욕망을 위해 세상을 파멸로 이끌고 가는 대목에서 그만 감정선이 폭발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한국영화도 있었다. 노인이 젊은이에게 내기를 걸었고 젊은이가 내기에서 지자 그는 그의 젊은 몸을 요구했는데 다시 자신을 되찾고자 애쓰던 신하균 주연의 영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어질 수 있다는 소재는 이토록 매력적인 소재인가보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젊어졌지만 메피스토바르토로 인해 더 불행해져야만 했다. 그가 그레트헨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녀의 어머니가 죽고 친오빠가 죽어나갔다. 그녀 역시 아이를 낳아 빼앗긴채 마을 사람들의 처벌만을 기다리며 갇혀 있다.

 

마치 희곡이나 대본처럼 대사와 약간의 지문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로 인해 한 편의 극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 신선했으며 1권이후 2권에서 이어질 극의 비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오늘밤은 밤잠을 설치게 될 것만 같다. 한 여름밤에 괴테의 파우스트와 함께 하는 느낌, 생각보다 낭만적이다. 아이스커피 한잔과 더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라딘 13주년을 맞아 진행한

행운의 램프 13주년 특별 코너에 당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백]이후 미나토 가나에의 마니아가 되어 그녀의 신간이라면 모조리 사서 읽어댔는데 요즘 들어서 시들해졌다.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 온다 리쿠 등의 소설이 점점 시시해져 갔던 것처럼. 개인적 취향이 변하고 있어서일까. 새로운 것이 아닌 동일 패턴이 자꾸 눈에 읽혀지기 때문일까. 내게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당분간은 [N을 위하여]가 마지막일 것 같다. 이후에는 남들의 서평을 읽으며 재미있겠다 싶은 것만 골라 읽고 소장할 계획이다.

 

N을 위하여는 사실 10년 전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딱히 복수를 위해서도 범인을 찾아내서 어떻게 하겠다는 의지도 결여되어 있다. 그냥 10년 사건에 대한 그 진실을 밝히는 탐구적 추리에 머물러 있기에 속도감이 떨어지고 평범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먼저 등장인물 모두의 이니셜이 N이어서 누구를 위하는 것인지 헷갈렸는데 읽어나가면서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겠다 싶어졌다. 10년 전 사건을 파헤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10년 전, 도쿄 초고츨 호화 맨션에서 럭셔리한 삶을 살던 노구치와 아내 나오코가 살해 되었다. 서로 찔렀는지 불륜에 의해 나오코가 먼저 살해되고 노구치가 찔렀는지, 침입한 누군가가 찔렀는지 애매모한 상황에서 현장에 있던 4명의 젊은이들은 각각의 알리바이와 방문 목적을 밝혀내야했다. 불륜남, 부부와 친했던 커플, 출장 요리사까지 4명의 젊은이들 중 니시자키 마사토의 자백으로 그에게 10년형이 언도되고 감옥으로 직행했다. 정말 그가 죽였을까.

 

10년이 지난 다음에야 겨우 6개월 남은 삶의 시핳ㄴ부 인생이 스키시타 노조미의 고백아닌 고백을 통해 그날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계획적이라 하기에도 뭣하고 우발적이라 하기에도 뭣한 애초에 부부 사이의 일에 너무 많은 이들이 끼어들어 청춘이 희생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날의 사건은 희미하고 충격적이지 못했다.

 

그들 각자의 과거가 어떻게 얽히고 어린 날의 상처로 인해 어떠한 삶을 살아야했든지 간에 이들 부부와 얽히지 않았다면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히 살아갔을 4명의 청년들. N을 위하여는 이들 모두를 위한 소설이며, 이들 모두가 연루된 사건이고, 이들 모두를 향한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