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진법
강충원 지음 / 좋은생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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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사진법]이 감사기도를 하면 무언가 큰 재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진법]이 성공을 위한 지침서가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진법]이 감사할 때만 감사하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어서 감사합니다. 


[감사진법]을 읽고 나는 이 세가지에 감사함을 느꼈는데, 읽기 전과 읽고 나서의 삶은 확연히 다른 삶이어서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저자의 확답처럼 불만스러운 삶을 바꾸는 최고의 능력은 역시 감사였다. 

학창시절 그는 스스로 인터뷰해 온 회사의 추천장을 받으러 교수님을 찾아갔다가 그가 그의 추천장을 보고 입사계획이 없던 다른 제자를 추천해 입사시킨 일을 당했다. 스승에게 뒤통수 맞은 격이었다. 또 다니던 교회 내에서는 앞에서만 그의 생각에 동조하고 뒤에서는 그를 욕하고 모함하는 사람과 마주해야했고, 사업이 어려워지자 매일같이 찾아와 돈을 내어놓으라는 직원들에게 시달려야했다. 

당장 이 세가지만 예를 들어도 그는 평범한 사람이며 아주 불운한 일들을 경험했고 좌절하며 욕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기에 인생의 역전을 맛보며 살게 되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자신을 미워하고, 뒤통수치고 음해하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이 잘 되기를 기도하고 상황에 감사해온 저자 대니얼 강은 그럼으로 인해 도리어 많은 것들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확실히 감사가 없는 삶엔 타인과의 비교에 의한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마음을 파고든다. 하지만 그에 지지 않기 위해서는 기뻐하는 마음과 기도하는 태도가 필요했고 감사하는 마음이 넘칠때까지 감사기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감사하는 법을 배울때 우리는 인생에서 나쁜 일이 아니라 좋은 일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 에이미 반데빌트



살다 보면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질 때가 있다. 특히 의외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으면 화가 나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보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무기인 감사진법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고 그가 경험한 것들을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살다가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그는 [감사진법]이라는 책을 출판하게 된 듯 싶어진다. 

읽는 이의 입장에선 이 또한 감사할 일이었다. 정말이지 이 세상에는 감사할 것 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감사하다보면 우리의 마음은 희망과 긍정으로 가득차고 이런 마음의 태도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 삶이 변화된다. 결국 감사진법은 긍정의 힘을 만드는 혈액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배우는 일은 어떻게 사느냐를 배우는 일이라고 하던 단 카스터의 말처럼 젊은 크리스천들의 멘토 대니얼 강을 통해 감사인생 노하우를 배워 우리의 인생이 앞으로 얼마나 바뀔지 지켜보는 일도 무척이나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 밝힌 것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의 삶과 읽은 후의 삶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 또한 감사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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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 - 스마트한 여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 애티튜드 46
유인경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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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공평한 것은 탄생과 죽음!!단 두가지...

인생에서 두 가지 공평한 것이라는 태어남과 죽음을 제외하곤 우리는 참 많이 다른 삶을 살아간다.  더디게 흘러갈 것만 같던 학창시절이 지나가고 나면 치열하게 치고받는 사회생활로 접어들지만 정작 우리에겐 그 누구도 그 치열함에 대해 미리 언급해주는 어른이 없다. 어른이 되고보니 가장 아쉬운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충고나 조언을 얻을 곳이 없다는 뜻은 스스로 부딪혀가며 리더나 멘토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인데 지나고보면 나름 의미있는 일일지 모르지만 막상 헤쳐나가야하는 쪽에선 고행이고 고통이다. 많은 실수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길을 찾고 추후 타인을 위해선 여러 실패담을 내어놓아야하니 아니 괴롭겠는가. 

스마트한 여자들은 절대 놓치지 않는 애티튜드46을 20살에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아니면 사회생활에 대한 충고가 필요했을 20대 중반쯤에 만났더라면....방황의 절반은 걷어낼 수 있었을텐데....아쉽기 그지 없다. 그래서 이제 딱 그 나이가 된 멘티들을 향해 유인경 기자의 책은 텍스트인 동시에 멘토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싶어진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라...

호탕한 웃음과 함께 거침없는 입담까지 셋트로 구비한 아줌마 기자 유인경은 매체에서 볼 때보다 더 매력적인 글솜씨로 20,30대를 휘어잡는다. 화려한 길만 걸어왔을 법한 그녀조차도 사표와 이혼서류를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니, 평범한 우리들에겐 얼마나 수없이 그 시간들이 왔다갔을까...똑똑한 그녀가 짐작하고도 남았을 일이다. 커리어 우먼의 삶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 누구라면 겪는 공통의 과제들이 있다. 시간과 육아, 시댁, 남편, 개인 시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에 한 발만은 걸쳐 놓은 채 나머지 발은 사회생활에 묶어두고 있어야 하니, 연봉고저를 막론하고 힘들기는 매 한가지일 것이다. 

게다가 1000번을 잘해줘도 어쩌다 한 번 못해주면 섭섭해하는 사람들이 있고 수백번 진심으로 베푼 호의도 잊은 채 무심코 한 번 거절한 게 비수가 되어 되찌르려 하는 사람도 있으니, 내맘같지 않은 남의 맘까지 챙겨가며 살아남는 일이 바로 게임의 법칙이요, 사회생활의 원칙이다. 

흔히 회사내에서 나의 미래가 불투명할때, 상사의 끊임없는 참견과 잔소리로 인해, 무한반복 야근에 지루한 업무가 싫어서, 지옥 출근길에서 벗어나고파서, 미끌어지는 승진 탓에 사표를 내던지고 싶게 만든다는 어느 통계요인에 단 한가지라도 포함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함꼐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또 누군가는 절대 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된다. 세상에 공평한 일은 정말 어디에도 없는 것만 같다. 앞서 언급한 그 두 가지만 제외하곤.

사회생활 중 수시로 드는 모욕감을 떨치고 오늘도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저자는 언제나 감사 일기를 쓰고 있다는데, 평범하지만 그 소소한 감사가 자신의 오늘을 살아남게 만든다고 했다. 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을 더 잘들어야 한다다는 충고도 곁들이면서 저자는 원한과 저주의 문서가 아닌 더 높이, 더 멋지게 도약하기 위한 자유의 열쇠로 "사표"를 활용하라고 독려한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가장 힘들고 더이상 견딜 수 없을 때 도망치듯 사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되어 멋지게 떠날 수 있을때 써야 하는 것이 사표임을 충고하는 것이다. 

그녀의 충고대로 살아간다면 100점은 아니더라도 99점은 되는 사회생활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용기와 함께 희망을 주는 [회사가 인정하는 여자들의 비.밀]은 행복한 사람이란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라는 그녀의 평소 생각이 담뿍 담겨 있는 책이어서 더 멋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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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지옥 이타카
유메노 큐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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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순수한 존재와 가장 악마적인 것이 만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천사와 악마가 아니라 순수한 이미지의 "소녀"와 "지옥"이라는 단어가 만나 이루어진 "소녀지옥"이라는 제목의 유메노 큐사쿠 작품은 공포스러운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귀신이나 령의 존재가 인간을 휘어잡고 연쇄살인이 벌어지다 그를 쫓는 형사나 밝혀냄직한 주동인물이 사연을 밝혀내면 그 결말이 흉측스럽거나 종결지어지는 패턴의 공포영화 스토리가 마구마구 떠올려졌지만 겉표지까지 붉은 색이었던 것에 비해 소설은 그런 상상의 공포와는 거리가 먼 소설이었다. 

귀신이나 유령보다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마음의 지옥에 사로잡혀 스스로와 주변을 파괴시켜가는 소녀들의 미스터리가 담긴 내용이었는데 2엔, 10엔의 단위가 대단한 단위로 그려져 시점이 현재가 아닌 과거를 배경으로 하고 있구나를 짐작하게 만든다. 1933년을 배경으로 해 단위도 단위지만 "부르주아","빨갱이","프롤레타리아"라는 단어들이 군데군데 등장하는데 이는 꼭 근대 사회주의 문학을 배웠던 시절에나 들었을 법한 단어들이었고 이메일이 아닌 편지가 "고백의 수단"으로 등장하는 모습 또한 지금의 현실과는 달라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꽤 짜임새 있고 미묘스럽게도 애절하게 느껴졌다. 

소녀지옥 3연작과 [동정],[여갱주],[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는 굴뚝]등이 함께 실려 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역시 대표작인 소녀지옥 중 [아무것도 아닌]이었다. 그외 [살인 릴레이]나 [화성의 여자]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서처럼 끊임없이 자신의 신분을 꾸며대야하는 여자가 자살에 이르기까지의 파멸과정이 그려져 있어 흥미로웠다. 

자살한 여자는 간호사로 "수수께끼의 여인"으로 한때 유명세를 치루었던 히메구사 유리코였다. 본명은 호리 유리코였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그녀는 이비인후과 의사인 우스키의 병원에 취업하면서 히메구사가 되었고 뛰어난 의술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랑받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의술외에도 거짓말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태어났는데, 후자로 인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결국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 독이 되었다. 

"몽상가"라는 뜻의 필명인 유메노 큐사쿠로 활동한 작가는 뇌출혈로 급사하기까지 이처럼 미스터리 작품들을 세상에 내어놓았는데 능숙한 독백체와 서간체의 형식미를 보여준 [소녀지옥]은 단편단편의 이야기로 짜여져 있지만 다 읽고나면 한 편의 장편을 읽은 것 마냥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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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게 -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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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의 작품 속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 시절의 그 아이를 만나야 해요. 그 아이를 만나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달래주는 거에요.

미치오 슈스케의 [달과 게]를 읽으며 문득 이 구절이 떠올려졌다. 친절하지 않은 세상 속에서 세상과 어른들 모두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의 동심을 그때로 되돌아가 어우를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삐뚤어진 어른들은 다 사라지지 않을까. 라고. 아사다 지로, 미야베 미유키, 기리노 나쓰오의 극찬을 받은 미치오 슈스케의 2011년 나오키상 수상작엔 그토록 안타까워지게 만드는 무언가가 포함되어 있었다. 


엄마의 남자가 사라지게 해주세요.

[달과 게]는 마음에 상처를 지닌 세 아이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인데, 병들어 죽은 아빠의 부재로 인해 쓸쓸한 신이치는 할아버지의 집으로 이사오게 되었지만 어째서인지 친한친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왕따아닌 왕따로 지내면서 유년시절 가장 친한친구가 할아버지일만큼 소년은 외롭고 쓸쓸했다.  이런 신이치 곁에서 함께 하는 하루야 또한 빈곤한 가정환경과 담배불로 지져대는 것도 서슴치 않는 부모로부터 학대받으며 생활하는 아이였는데, 아버지의 담배를 훔쳐 나오는 그 모습이 어린 아이의 호기심이라기 보단 자신을 학대하는 물건을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어져서 마음이 몹시도 아렸다.

어느날 부턴가 신이치와 하루야는 방과 후 함께 모여 소라게를 태우며 소원을 빌기 시작했는데, 정원 보름날 정초에 쓴 물건을 태우는 행사인 돈도야키처럼 아이들은 소라게를 태운다. 자칫 생물학대처럼 보일수도 있는 장면들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루고자 하는 소원풀이 및 얄미운 어른들에 대한 그들만의 저주방식일 뿐이고 원하는 소원이 있을때마다 "소라검님"을 태우며 그들의 바램을 연기와 함께 하늘로 올려보내곤 했다. 가장 아이들다운 방식이면서도 아주 소극적인 소원바램이었다. 연초에 읽었던 또 다른 소설에 비해서는. 

2011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나는 수상경력이 화려한 동화적 소설을 한 권 읽게 되었는데, 신이치처럼 새아버지가 될 남자가 싫어, 그 남자의 오리를 해하고 달아나다 자신의 어린 강아지가 남자의 손에서 그만 죽임을 당하는 모습에 이중으로 상처받는 어린 아이가 등장하는 [1월 0일]이었다. 새아버지가 생기는 일이 싫은 마음도 [달과 게]와 닮았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행하는 폭력이 아이들의 동심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또한 닮아 있어 [달과 게]를 읽는 내내 두 작품이 오버랩되어 있었다. 다만 [달과 게]에서는 아이들이 소원을 빈다는 소극적 자세를 취한 반면 [1월 0일]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그의 집으로 쳐들어가 오리를 해하는 적극성을 띈다는 것이 다를 뿐. 

소극적이긴 해도 꾸준했던 신이치의 소원은 "엄마의 남자가 사라지게 해 주세요"였으니. 그 엄마의 남자는 같은반 나루미의 아빠였다. 나루미는 신이치 할아버지의 배사고로 엄마를 잃은 아이인데, 그 아빠가 이젠 신이치의 엄마와 데이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 아이의 소원이 일치하고 한 아이가 조용히 가정폭력에 희생되어갈 무렵 아이들의 슬픈 기도는 드디어 이루어졌다. 할아버지가 죽고 신이치와 엄마는 외가로 이사가게 되었고 하루야는 부모를 향해 나이프를 들고 학대의 종료를 주장했던 것이다. 


당신이 빌어 본 가장 잔혹한 소원은 무엇?

나는 살면서 이 아이들만큼의 잔혹한 소원을 빌어본 일이 없음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 어떤 극단적인 소원빌기가 없었던 까닭은 그나마 순탄하며 행복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그 사실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어른이기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마음이기도 했다.  세상 어디에서도, 소설에서조차 학대받고 상처받는 동심이 없었으면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기에.

아이들의 슬픈 기도와 바램이 담긴 [달과 게]는 제7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제 6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제12회 오야부 하루히코상 수상, 제 23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한 화려한 수상 경력의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의 손을 타고 멋지게 그려졌기에 읽는 내내 동심의 마음으로 제 3의 친구가 되어 함께 공감하게 만들었고 다 읽은 후에는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자각하게 만들고 있었다. 

2011년. 가마쿠라시 근처 해변마을하면... 함께 떠올려질 작품이 이젠 [슬램덩크]외에도 한 작품 더 생겼고 [달과 게]를 생각하면 여러 작품들이 함께 떠올라 그 작품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류하게 만드니, 한 작품으로 인해 기억창고에 여러 작품을 함께 스크랩한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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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화가
에스테반 마르틴 지음, 김수진 옮김 / 옥당(북커스베르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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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와 잭 더 리퍼, 그리고 피카소가 한 자리에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살인. 그 외의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그들이 예술을 도모할 것도 아니고 퀴즈나 퍼즐을 풀 것도 아니며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떠날 것도 아닐 바에야 그들에게 일어날 일은 단 하나 살인이다.

그랬다. 잭 더 리퍼의 살인 예고는 피카소를 향해 있었는데, 피카소가 그린 여자들은 모두 죽는다는 공식을 세우며 바로셀로나를 끔찍한 피가 흐르는 곳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여기에 홈즈의 모델로 그려진 탐정 애로우가 와트슨 박사의 모델인 닥터 레이먼드 셰린포드와 함께 바르셀로나로 향했고 그곳에서 애로우는 연쇄살인마가 11년전 런던을 발칵 뒤집었던 잭 더 리퍼의 수법을 쓰고 있음에 주목했다.

1899년의 청년 화가 피카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살인범의 표적이 되었고 용의자로 몰릴 위기에 처했는데 그가 그림 속에 살인자로 보이는 선원을 그려넣었기 때문에 그림이 그려진 스케치북과 그의 칼이 사라졌던 것이다. 그의 칼이 창녀들을 살해하는 살해도구가 되었고 피카소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로우는 그의 연인 카르멘을 찾아간다.

카르멘. 아비가 없는 아들을 키우며 몸을 팔아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피카소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뿌리쳤고 애로우와의 연애가 시작될 무렵 살인자에 의해 난도질 당하는 비운의 여인으로 죽어갔다.

피카소의 그림 [아비뇽의 처녀들]은 살인 예고장이 되어 버린 셈이고 살인범에게서 살해된 여인의 장기가 피카소앞으로 보내지는 소설 속에서 그 어떤 문장보다 멋졌던 문장은

"내가 저 그림을 그린 건 마침내 그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어."였다.

그릴 수 있게 되어 그린 그림. 천재 화가의 겸손한 한 마디가 살인사건이나 범죄심리보다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버린 소설이 에스테반 마르틴의 [그림자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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