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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니 빌뇌브 감독, 제레미 레너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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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rrival, 2016

  원작 - 테드 창의 ‘Story of Your Life, 1998’

  감독 - 드니 빌뇌브

  출연 - 에이미 아담스, 제레미 레너, 포레스트 휘태커, 마이클 스털바그





 

  어느 날, 하늘에서 커다란 타원형의 물체가 전 세계 12개의 장소에 출현한다.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외계인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연구팀에 발탁된다. 타원형 물체의 내부로 들어간 그녀는, 유리벽을 통해 외계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이 만들어낸 원형이 글자라는 생각을 한 루이스는,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의미를 파악하는데 몰두한다. 쉬운 단어부터 시작해, 그들과 조금씩 대화를 이어가게 된다. 그런데 외계인들과 너무 벽을 통해 접촉을 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미래에 대한 환상을 보게 된다. 한편 다른 나라에서는 타원형의 물체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급기야 중국은 군사적 공격마저 감행하겠다고 선포하기에 이른다. 루이스는 외계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데…….



  소설을 읽을 때는 조금 헷갈렸는데, 영상을 보니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영화는 소설보다 더 부연 설명이 많았고, 자세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후반부에 루이스의 무모한 도전을 추가했는데, 그게 극적 재미를 주고 끝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소설보다 더 노골적으로, 선택에 대해 얘기했다. 루이스가 연구팀에 들어간 것도, 외계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것도, 후반에 무모한 도전을 한 것도 다 그녀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외계인들의 영향으로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 지 다 안 다음에도, 그 길을 가기로 한 것도 그녀의 선택이었다.



  한국 소설 사이트에서 유행하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의 인기 클리세 중의 하나가 책 속 인물에 빙의하는 것이다. 소설의 모든 설정과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 등등을 다 아는 열렬한 독자 내지는 작가가 책 속 인물에 되어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조금 고민하다가 자신이 아는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기로 한다. 원래 소설 주인공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자신이 덕질하던 최애캐와 자신의 해피엔딩으로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주인공은 어떤 길을 선택할지 궁금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기에, 그것을 바꾸려고 할까 아니면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둘까? 물론 영화에서 보기에는 미래를 바꾸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 길을 선택했다.



  미래에 닥칠 일이 두려워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어떤 삶이 될까? 예전에 본 영화 ‘댄싱 히어로 Strictly Ballroom, 1992’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To Live With Fear Is Like To Half Live.”



  루이스는 두려워서 시작도 해보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나중에 슬프고 후회되더라도 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환상 속에서 본 것은 평행 차원에서 일어날 일이라 생각했을지도? 외계인이 있고 미래와 과거와 현재를 다 볼 수 있다면, 평행 차원도 당연히 있을 테니까 말이다.



  외계인들을 보면서 모아이 석상이 떠올랐다. 혹시 오래 전에 그들이 내려와서 만들어 놓은 건 아닐까라는 음모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SF 영화라고 예상했는데, 인생의 가지 않은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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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 레거시
조 리스터 존스 감독, 케일리 스패니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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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Craft: Legacy, 2020

  감독 조 리스터 존스

  출연 케일리 스패니기데온 애들론로비 사이먼조이 루나

 

 

 

 

 

  ‘릴리는 엄마를 따라엄마의 남자친구인 아담의 집으로 이사 온다새 학교 첫날그녀는 갑작스레 시작한 생리 때문에 남자아이들의 놀림감이 된다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프랭키’, ‘태비’ 그리고 루르드의 도움으로 릴리는 위기를 넘기고친구가 된다어느 날릴리는 자신을 괴롭히는 티미라는 남학생을 벽으로 던져버리는 사고를 치고 만다자기도 몰랐던 힘에 놀란 릴리와 달리세 친구는 그녀가 자기들과 같은 마녀가 틀림없다고 반가워한다네 명은 마녀의 힘을 연습하며 기뻐하고티미를 골탕 먹이기로 한다그들의 주술에 걸린 티미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데…….

 

  영화 크래프트 The Craft, 1996’의 후속작이라며 24년 만에 만들어진 작품이다결론부터 얘기하자면, 1996년도 작의 제작진이나 배우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무척이나 화를 냈을 것 같다아무리 형만 한 아우 없다지만속편은 망한다는 말이 있지만그리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지만이 영화는 해도 너무했다여기저기서 다양한 설정을 가져왔으면그걸 좀 잘 섞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이건 뭐랄까스무디를 만들어 먹겠다고 좋아하는 과일이랑 아이스크림에 요구르트까지 섞었는데향과 맛이 따로 놀아서 이도 저도 아닌 게 되어버린 느낌이다어울리는 맛과 향이 있는데그걸 다 무시하고 그냥 갈아버린 느낌아니면 건강에 좋을 거라고 딸기 스무디에 설탕이나 꿀을 빼고 셀러리나 브로콜리에 당근과 비트를 넣은 맛 정도물론 이렇게 먹어본 적은 없다굳이 먹어보지 않아도 상상이 가는 맛이니까.

 

  엄마가 엄마 친구네 자식이랑 비교하는 게 제일 싫었는데이 영화를 1996년 작과 비교하려니 조금 마음이 아프다. 1996년 작에서 아이들은 절실했다화상가정 폭력 그리고 인종 차별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고파 마녀의 힘을 간절히 원했다그런데 2020년 영화의 아이들은 그런 게 느껴지지 않았다그냥 방과 후 동아리 활동 정도의 느낌이랄까마녀의 힘이 있으면 재미있게 놀 수 있지만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자기들 나름의 규칙을 정해서 해도 되는 경우와 하면 안 되는 경우를 구별하긴 했지만그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되었다그래서 아이들이 마녀의 힘을 이용해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조카들이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아동 드라마예를 들면 울라불라 블루짱이라든지 마법전사 미르가온이 더 절실하고 필사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악당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은 너무 흐지부지 허무했다그 전부터 낌새가 있긴 했지만단서가 드러나면서 밝혀지지 않았다그냥 악당의 입을 빌려 주저리주저리 온갖 것들을 다 설명하는 형식이었다하아설명충 악당이라니……그걸 주절주절 떠들 시간을 쪼개서 중간에 복선이나 힌트로 넣어두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그나저나 악당은 릴리를 대낮에 기절시키고 밤이 될 때까지 뭘 한 거지애를 비밀 장소라든지 방에 가두는 것도 아니고손발을 묶어둔 것도 아니고결계를 쳐둔 것도 아니고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뒀다?

 

  하아장면 단위로 까고 싶은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스위트 홈’ 봐야 해서그러고 보니 아담에게는 아들이 셋이 있었는데 걔들은 왜 나왔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특별히 하는 역할도 없고특징도 없고비중도 없고……굳이 셋씩이나 나올 필요가 없어 보였는데 말이다.

 

  크래프트는 역시 스타 크래프트 StarCraft ’ 짱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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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gatha Christie's Poirot: Series 10 (아가사 크리스티)(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Acorn Media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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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2005

  출연 – 데이빗 서쳇휴 프레이저

 

 

 

 

 

  포와로가 벌써 10시즌! 13시즌이 끝이라고 하니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게다가 다 장편 소설만 남아서인지 한 시즌당 작품이 서너 개밖에 되지 않는다아껴봐야겠다이번 시즌에는 총 네 편의 에피소드가 드라마화가 되었는데가만히 생각해보니 공통점이 보였다바로 변장이었다물론 현대물이라면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조명이라든지 지문인식이라든지 SNS 등등을 따져보면 말이다하지만작품의 배경이 되는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물론 포와로만 빼고 말이다.

 


 

  『The Mystery of the Blue Train은 장편 푸른 열차의 죽음 The Mystery of the Blue Train, 1928’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부호인 올딘은 자신의 딸 루스에게 유명한 보석을 선물한다문제는 그녀가 푸른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던 중살해당했다는 것이다그리고 보석은 사라진다마침 같은 열차에 타고 있던 포와로는 올딘의 의뢰를 받고 사건 수사에 나서는데…….

 

  어쩐지 포와로의 오지랖이 돋보이는 편이었다생각지도 못한 유산을 상속받아 모든 것이 낯설고 어쩔 줄 모르는 캐서린을 향한 그의 호의가 뭔가 이상했다원래 그가 저런 성격이었던가하지만 그가 돌봐주지 않았다면캐서린의 살해 소식이 신문에 실렸을지도 몰랐을 것이다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그녀를 등쳐먹으려는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범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예방도 중요한 거니까.

 

 

  『Cards on the Table도 역시 장편 테이블 위의 카드 Cards on the Table, 1936’이 원작이다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은 범인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는 한 남자가 있다그는 자신의 집에 네 명의 범죄자와 네 명의 탐정을 초대한다그리고 그는 살해당한다여덟 명의 손님들이 옆에서 식후 카드 게임을 하는 동안에포와로를 비롯한 네 명의 탐정은 범인을 찾아내겠다 다짐하는데…….

 

  사건의 기본적인 흐름은 바뀌지 않았지만몇몇 인물의 관계가 좀 달라졌다크리스티가 소설을 발표했을 때와 시대가 달라져서원작의 설정으로는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나 보다동성 친구에 대한 비틀린 집착의 끝은 역시 좋지 않았다그나저나 올리버 부인이 낯이 익다 싶었더니 미스 마플’ 첫 번째 시즌의 네 번째 에피소드인 ‘A Murder Is Announced’에서 본 사람이었다.

 




  『After the Funeral는 소설 장례식을 마치고 After the Funeral, 1953’를 영상화한 작품이다한 부호가 죽는다그리고 며칠 후그의 여동생 역시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겉으로 보기에 부호는 노환으로여동생은 강도 살인을 당한 것으로 여겨졌다하지만 장례식에 참석했던 변호사는 여동생이 말한 오빠는 살해당한 거잖아요?’라는 말을 기억하고포와로에게 수사를 부탁하는데…….

 

  원작과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역시 몇몇 인물의 관계가 좀 바뀌었다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에 한국 아침 드라마가 생각나는 이유는 왜일까.

 

 

  『Taken at the Flood는 소설 파도를 타고 Taken at the Flood, 1948’를 드라마화했다부유한 자산가인 고든이 가스 폭발 사고로 사망한다그의 재산은 갓 결혼한 신부 로잘린에게 돌아가고그녀의 오빠인 데이비드가 관리를 맡았다이후고든에게서 모든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살아가던 일가친척들은 난리가 났다데이비드가 알아서 살라며 원조를 끊어버렸기 때문이다고든의 친척들은 로잘린에게 편지와 전화로 온갖 협박과 비방욕설을 보내고그럴수록 데이비드와 로잘린은 그들에게 가혹하게 대하는데…….

 

  왜 원작 내용이 떠오르지 않는 걸까 의아해서소설 리뷰를 찾아봤다소설을 다 읽는 나는 분노에 차 있었던 모양이다그래서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었고성공한 모양이다드라마 내용도 빨리 잊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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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The Black Hair, 1974

  감독 장일호

  출연 남석훈진봉진진평이혜숙

 

 

 

  ‘설관중은 우연히 숲에서 건달들에게 겁탈당할 위기에 처한 화심을 구해준다그녀는 부자 황대복의 딸로관중을 은인이라 여기며 한눈에 반한다하지만 관중은 그리 좋은 사내가 아니었다그는 태수의 꼬임에 넘어가 처제인 목련을 술집에 팔아넘기고그녀를 구하러 온 홍무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다그리고 화심과 결혼하기 위해 수련에게 간통 누명을 씌워 죽이는데…….

 

  포털 사이트인 다음과 네이버에 이 작품을 검색하면위에 적은 줄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이 적혀있다그나마 한국영상자료원에 적힌 내용이 영화와 일치한다두 사이트의 영화 담당자가 몇 명인지 모르겠다그래도 모든 영화를 다 볼 수는 없다면적어도 고전 작품은 영상자료원과 비교하는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게다가 황당한 건 또 있다이 작품에 관한 몇몇 리뷰어들의 글을 읽어보면두 포털 사이트에 적힌 줄거리를 그대로 적어 놓고 있다영화는 보고 리뷰를 쓴 걸까그것이 궁금하고 또 알고 싶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서어디선가 많이 본 이야기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한국 영화는 아니었고일본 영화에서 본 것 같았다뭐였지그 작품의 기본 설정을 따온 걸까그래서 여기저기 검색해보니일본 괴담 중의 하나를 영화화한 것이라는 글이 보였다일본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기도 하고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경우도 있는데이 영화도 그런 류의 작품인가보다.

 

  원작이 일본 것이었다면제작은 또 홍콩과 같이했다그래서 무술 장면도 나왔고옷이나 건물도 한국식은 아닌 것 같았다찾아보니홍콩 버전도 따로 있다고 한다전에 본 인사대전 人蛇大戰, 1983’도 그랬다옛날에는 그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기도 했나 보다.

 

  영화는 음뭐라고 해야 할까정신이 없었다그리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한국 고전 영화를 보면화가 날 때가 종종 있다화면이나 음질어설픈 CG는 그 당시 과학 기술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여자를 인간 취급하지 않는 대사나 상황 설정 등이 너무 짜증이 난다게다가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전혀 공감이 가지 않았고감정 이입도 되지 않았다관종 아니관중도 그렇고 수련도 마찬가지였다안쓰럽지도 않고 불쌍하지도 않았다그렇다고 통쾌하게 나쁜 놈을 조지는 것도 아니었다아니왜 거기서 그렇게 하고 그래그게 아니지왜 그 XX를 서방님이라고 불러이 나쁜 개XX라고 욕해야지복수랍시고 하는데영 신통치 않았다우선 그 XX의 X를 잘라버리고 시작해야지수련아정신 안 차릴래에휴착한 사람이 죽어서 그런지하는 짓이 다 순한 맛이었다마라 맛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불닭 맛은 나와야지안 그래?

 

  등장인물이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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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lasher : Guilty Party, 2017

  출연 – 레슬리 호프러벨 아담스 그레이짐 왓슨크리스토퍼 제콧로빈 터너딘 맥더모트

 

 

 

 

  ‘모테가 캠프장에서 아이들을 담당하는 일을 맡은 피터를 비롯한 앤디’, ‘노아’, ‘수잔’, 그리고 ’. 아이들을 담당하기도 하지만시간을 내어 자기들만의 즐거운 시간도 가지며 친하게 지낸다그런데 어느 날 밤그들은 텔빈더라는 동료 지도 교사를 죽이고 만다그로부터 5년 후그 날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친구들은 캠프로 다시 돌아온다그곳이 리조트로 개발된다는 소식에 몰래 묻어버린 텔빈더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폐쇄된 캠프장에는 이상한 공동체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었다그런데 그때부터 누군가 그들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하는데…….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그 날의 비밀이 양파 껍질처럼 까고 또 까도 계속해서 드러난다도대체 그 날의 진실이 무엇인지왜 그들은 탤빈더를 죽여야 했는지 조금씩 보여준다거기다 공동체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까지 가세해서이야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종잡을 수가 없어진다텔빈더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왜 공동체 사람들까지 죽이는지반대로 공동체 사람들에게 원한이 있는 거라면 왜 다섯 친구까지 죽이는지 의문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좀 정신이 없었다이야기가 사공 여럿이 카누를 메고 각자 방향을 바라보면서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미로 정원에서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노닥거리며 헤매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많던 사공이 어떻게 화합을 했는지 다시 강으로 잘 돌아오고 정원을 잘 빠져나왔다.

 

  결국모든 진실은 밝혀졌다그들이 그 날의 비밀을 묻어버리기 위해 저지른 죄는 한둘이 아녔다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하고남의 애인을 유혹하며친절하게 다가가 약점을 알아내 협박하던 텔빈더가 나쁜 년이긴 하다하지만 그런 텔빈더를 응징하겠노라 나선 그들도 그리 착하고 죄 없는 이들이 아니었다차라리 처음에 자수했거나 증거를 잘 조작했으면 과실치사 내지는 사고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결국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그래야 마땅했고 말이다.

 

  가끔 포털 사이트 고민 상담 게시판을 보면인간관계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읽을 수 있다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척한다거나말을 교묘하게 해서 사람들 사이에 오해를 일으키고 자기는 빠진다거나남을 무시하고 자기를 추켜세우거나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는 등등텔빈다를 보면서그런 사람들이 떠올랐다위에서도 말했지만아마 그녀는 그런 사례들의 총집합이 아닐까 싶다그러니 아마 내 눈앞에서 아니 내 인생에서 사라져주길 바라기도 하고더 나아가서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다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사이다 내지는 탄산을 펑펑 터트리면서 참교육을 해주고 싶을 것이다아마 이 드라마의 친구들도 그런 속셈이었을 거다다만 그게 뜻대로 잘 안 풀려서 그렇지역시 음모를 꾸밀 때는 철저한 계획과 시뮬레이션이 바탕이 돼야지즉흥적으로 했다가는 역으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모두를 죽이는 진범의 사연은 좀 안타까웠다그러면서 뭔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그것까지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넘어가겠는데하여간 그 뉘앙스라든지 분위기가 기묘했다.

 

  슬래셔라는 제목답게 사람들이 참 잔혹하게 죽어 나갔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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