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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Slasher : Guilty Party, 2017
출연 – 레슬리 호프, 러벨 아담스 그레이, 짐 왓슨, 크리스토퍼 제콧, 로빈 터너, 딘 맥더모트
‘모테가 캠프장’에서 아이들을 담당하는 일을 맡은 ‘피터’를 비롯한 ‘앤디’, ‘노아’, ‘수잔’, 그리고 ‘돈’. 아이들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시간을 내어 자기들만의 즐거운 시간도 가지며 친하게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밤, 그들은 ‘텔빈더’라는 동료 지도 교사를 죽이고 만다. 그로부터 5년 후, 그 날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친구들은 캠프로 다시 돌아온다. 그곳이 리조트로 개발된다는 소식에 몰래 묻어버린 텔빈더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폐쇄된 캠프장에는 이상한 공동체 사람들이 머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누군가 그들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하는데…….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그 날의 비밀이 양파 껍질처럼 까고 또 까도 계속해서 드러난다. 도대체 그 날의 진실이 무엇인지, 왜 그들은 탤빈더를 죽여야 했는지 조금씩 보여준다. 거기다 공동체 사람들의 숨겨진 비밀까지 가세해서, 이야기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종잡을 수가 없어진다. 텔빈더와 관련된 사람이라면 왜 공동체 사람들까지 죽이는지, 반대로 공동체 사람들에게 원한이 있는 거라면 왜 다섯 친구까지 죽이는지 의문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좀 정신이 없었다. 이야기가 사공 여럿이 카누를 메고 각자 방향을 바라보면서 산으로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미로 정원에서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노닥거리며 헤매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많던 사공이 어떻게 화합을 했는지 다시 강으로 잘 돌아오고 정원을 잘 빠져나왔다.
결국, 모든 진실은 밝혀졌다. 그들이 그 날의 비밀을 묻어버리기 위해 저지른 죄는 한둘이 아녔다. 친구들 사이를 이간질하고, 남의 애인을 유혹하며, 친절하게 다가가 약점을 알아내 협박하던 텔빈더가 나쁜 년이긴 하다. 하지만 그런 텔빈더를 응징하겠노라 나선 그들도 그리 착하고 죄 없는 이들이 아니었다. 차라리 처음에 자수했거나 증거를 잘 조작했으면 과실치사 내지는 사고사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을 텐데……. 결국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래야 마땅했고 말이다.
가끔 포털 사이트 고민 상담 게시판을 보면, 인간관계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읽을 수 있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척한다거나, 말을 교묘하게 해서 사람들 사이에 오해를 일으키고 자기는 빠진다거나, 남을 무시하고 자기를 추켜세우거나 자신의 이익만 챙긴다는 등등. 텔빈다를 보면서, 그런 사람들이 떠올랐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아마 그녀는 그런 사례들의 총집합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아마 내 눈앞에서 아니 내 인생에서 사라져주길 바라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사이다 내지는 탄산을 펑펑 터트리면서 참교육을 해주고 싶을 것이다. 아마 이 드라마의 친구들도 그런 속셈이었을 거다. 다만 그게 뜻대로 잘 안 풀려서 그렇지. 역시 음모를 꾸밀 때는 철저한 계획과 시뮬레이션이 바탕이 돼야지, 즉흥적으로 했다가는 역으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모두를 죽이는 진범의 사연은 좀 안타까웠다. 그러면서 뭔가 묘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까지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넘어가겠는데, 하여간 그 뉘앙스라든지 분위기가 기묘했다.
슬래셔라는 제목답게 사람들이 참 잔혹하게 죽어 나갔던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