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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사랑


참,사랑을 하고픈 참사마귀가 있었다.

가늘고 긴 허리 날렵한 몸맵씨
참, 풀잎빛 아암사마귀

초승달 뜨는 날이면
풀잎 휘어지도록 매달려
사랑을 갈구하는
그네를 탔다.

어머니 말씀하셨지
정말 사랑한다면
사랑의 극치에서 사랑을
먹어야 해

먹어야 해
얼굴도 모르는 아비 생각이
가슴을 죄어왔다

사랑의 극치에서
먹어버리고 싶을 만큼
참 사랑이
올까

싶던 사랑이
왔다
참 아암사마귀는 눈물부터 났다
아암사마귀 눈물에
하나 둘씩 수사마귀들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돌아갔다


얘야, 수사마귀는
먹히는 순간에도 너의 사랑을
기뻐한단다
그 기쁨이 네가 된거야

아암사마귀는 짝사랑하던 수사마귀를 찾아갔다
내가 너를 먹으면 기뻐하겠니?
나를 택해 주어 고마워!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가 먹었어 사랑해서래

아암사마귀는 수사마귀를 먹을수가 없었다
아암, 사마귀는 그럴 수없었다

얘야,
네가 안먹으면 다른 사마귀가 앗아간단다

밤마다 수사마귀가 먹히는 꿈을 꾸고
참, 아암사마귀는 수척하게 말라갔다

수사마귀야
참 사랑한단다
참 사랑했단다
참,

 

 

1997년 가을 어느 날

 

 

 

사마귀는 교미 후 혹은 교미 중에도 암사마귀가 수사마귀를 잡아먹는다고 했다. 사진을 보았을때는 너무 끔찍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사랑이 있을거란 생각에 이런 시를 썼었다.

나는 이 시를 좋아하시지만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고 아무도 눈여겨 봐준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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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5 1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5-11-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수정중이랍니다

하늘바람 2005-11-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빨리 오셨네요. 호호 수정이 끝났습니다
 
 전출처 : 아영엄마 > 수니나라님 따라서...미친과학자형?-대략 난감 ^^;;

당신의 창의력은 몇 점일까?
창의성 : 70 점 폐쇄성 : 56 점
당신은 선천적으로 기발하고 창의적이다. 굳이 창의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남들과 같은 것을 봐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르게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실 당신이 보기에 이해하기 힘든 것은 보통 사람들이다. 당신에겐 분명한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사람들에게선 그런 게 도무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겐 규칙이 없으니 예측도 안되고 따라서 안심하고 만날 수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런 차이는 당신의 숙명이다. 뭐 어차피 당신은 남들이 뭐라 하던 별로 신경 안 쓰는 사람 아니던가?
당신이 가진 독특한 관점과 집요한 고집은 당신에겐 장점이 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결국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서 성공할 때까지 실패를 반복한 사람들이다. 당신은 그걸 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는 능력이 당신의 장점이다.
당신은 표준을 따르지 못한다. 자신은 남들 하는 대로 한답시고 따라 해봐도 사람들은 당신을 황당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남들과 대화하거나 소통하기를 두려워한다. 아니 당신은 애초부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리라는 기대를 포기했다.
보통 당신 같은 괴짜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거나 미친 사람 취급 당하기 십상이다. 어떤 경우에 당신의 생각은 남들을 화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혼자서, 남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 틀어박혀서 일에 몰두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다. 이제 남은 것은 당신의 그 창조성을 발휘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다. 남들이 당신을 이해하든 못하든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당신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박생광
1904-1985. 호는 내고(乃古). 한국 역사상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창조한 위대한 거장. 평생을 가난과 천대에 속에 살면서 가장 독창적인 작품을 남기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음.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죽기 전 5년간 창작된 것으로, 그의 마지막 5년은 한국 미술계를 뒤흔들어 놓은 "전설"이 됨. 평생 골방에서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스타일에 몰두했음에도, 놀랄 정도로 개방적이며 긍정적인 사고를 지닌 예술가였음.
 윤이상
1917-1995.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민족 운동가. 우리에겐 "동백림 사건"에 연루된 좌익 음악가로 알려져 있지만 외국에서 윤이상은 현대 음악의 거장으로 추앙 받고 있다. 동양 고유의 소재를 서양의 음악에 담아 동서양 음악의 통합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남북한을 위한 관현악을 작곡해 남북이 음악으로 하나되기를 염원했다. 음악에만 몰두한 것이 아니라, 일제 시대엔 독립 운동에 참여키도 했으며 해방 후 고아들을 보살피며 음악 교육을 하는 등 사회 운동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깊이 생각하고 세심하게 작곡하는 이성적 작곡 스타일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진보적, 개혁적 작품을 많이 선보인 인물이었음.
 이응노
1904-1989. 호는 고암(顧菴). 백남준과 함께 해외에서 가장 각광 받는 한국 출신 화가. 1958년 프랑스에 정착, 유럽 전역에 이름을 알리며 세계적 아티스트로 발돋움함.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귀국해 옥고를 치렀으며 1977년 또 한번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한국 내에서의 모든 활동이 중단됨. 어마어마한 열정과 불 같은 창의력으로 미술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으며, 강인한 개혁 의지로 예술과 관련된 사회 운동에도 깊이 관여함. 급진적이며 일탈적 성향이 강한 화가였음에도 폐쇄적이고 고지식한 면도 다분했음.
 호르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1899-1986. 20세기 인류가 배출한 가장 창의적인 작가 중 하나. 독재 정권에 맞서 진보적인 집필 활동을 했으며, 조국 아르헨티나의 문예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임. 40대에 중병으로 뇌를 다친 후 창의력이 불을 뿜기 시작, [셰익스피어의 기억], [알렙] 등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단편 소설들을 써 냄. 특히, 그가 발표한 "끝없이 갈라지는 두개의 길이 있는 정원(EL JARDIN DE SENDEROS QUE SE BIFURCAN)는 하이퍼텍스트의 출현을 예견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기록됨.
당신은 혼자서 돌아다니고 혼자 생각하고 경험하길 원합니다. 남들 시선에 신경 쓰지 않으며, 자기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당신에겐 자신의 생각을 즉시 기록하고 찾을 수 있는 보조기억장치와, 세상과의 단절, 고립감을 제공하는 제품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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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내고 운동하라는 한의사의 엄명을 받고 오랫만에 산을 올랐다.

집 뒤가 바로 관악산이라

10월중순부터 은행잎 거리가 되어있는 마을 어귀를 지나 산에 접어 들었는데

일부러 가파른 코스를 선택했다.

땀을 내자

강박관념

하지만 문제는 나는 땀이 잘 안나는 체질이다.

그래도 땀을 내보려 씩씩거리고 올라가다 잠시 허리를 뒤로 젖히고 주위를 둘러봤다.

나무들은 거의 다 옷을 벗었고

나무들이 벗어버린 옷들은 땅 위에 수북하게 쌓여 온 산을 뒤덮었다.

정말 가을이었다.

단풍이 곱게 물드는 산은 단풍구경나온 사람들로 몸살을 앓지만 겨울로 들어서는 산은 적막하고 단아하고

 쓸쓸하고 아름답다.

운동한답시고 카메라를 안들고 온 탓을 하며

나는 여기 저기 눈도장을 밖아 놓았다.

 이곳에 눈이 쌓이고 얼음이 얼겠지.

그땐 산에서 또 다른 향취가 나겠지.

그때가 오기전에만 감상할 수있는 마지막 가을산을 많이 봐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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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1-24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5-11-2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고 오셨군요~~~
평일날 산행은 한적해서 더 좋을듯 합니다.
저도 땀이 안나는 체질이예요~

진주 2005-11-24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동 자꾸 하다보면 땀구멍이 열린대요.
저도 땀은 거의 안 나요. 여름엔 화장 지워질 일 없어 남들은 부러워하지만, 그만큼 몸엔 해롭잖아요. 아참, 요즘 족욕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족욕하니까 몸이 훈훈해지면서 아직 땀 흘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만하면 만족해요^^

하늘바람 2005-11-24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땀안나는 체질기리 번개 ^^ 모두 건강이 최고에요.

하늘바람 2005-11-25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저도 족욕하고 반신욕하고 운동하고 한동안 그랬더니 예전보다는 땀이 나는것같아요. 사실 땀안날때가 더 좋은데
 

내가 주로 사용하는 컴은 맥킨토시이다.

그런데 매킨토시에서는 블로그 사용이 그리 쉽지 않아서 어느때부턴가 싸이의 일기쓰기가 안되더니 네이버 들어가면 인터넷꺼지고 엠파스에선 글만 쓰면 다운되었다.

그래서 맥킨토시에서도 글쓸수 있는 나만의 공간찾기가 시작되었는데

다행 찾은 곳이 바로 알라딘이다.

알라딘에서 글을쓰면 단점이 글줄이 다 붙어나와서 다시 컴에서 조정을 해줘야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뒤늦게 시작한 알라딘의 맛.

서서히 서재의 역활들이 하나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 둘에서 셋으로 넷으로 늘어나는 것도 기뻤다

왠지 혼자가 아닌 느낌이었다.

많은 분은 아니지만 그래도 찾아와 주셔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오늘 나를 즐겨찾는 분이 한분 줄어있었다.

즐겨 찾는 서재를 삭제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니 즐겨찾는 서재를 클릭하고 그 서잴 찾아서 삭제해야 했다.

그 번거로움까지 감안해 즐겨찾기를 삭제하였다면

왜일까?

갑자기 마음이 휑하다.

한명뿐이었는데도 왕따를 당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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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아빠 2005-11-24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숱하게 즐찾이 늘고 줌을 경험했는디요(즐찾 줄면 왠지 내가 쓴 글에 대하여 괜한 의심도 들고,내가 뭔 잘못을 했나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네요)..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너무 연연치 마세요...대신 제가 추천해 드릴께요....

hnine 2005-11-24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히려 즐겨찾기 숫자가 늘어날때마다 마음이 덜컹 하던데요. ^ ^

아영엄마 2005-11-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지 모를 한 명이 빠져나갔어도 숫자를 보면 그 빈자리가 느껴지게 되는데, 저 역시 그런 경우가 생기면 내 글의 어디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럴까 고민도 해 보고 속상해하기도 합니다.(오늘 저도 한 명 줄었더군요.@@)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이고, 여기 서재인들도 다들 겪는 일인걸요.우리 너무 속상해 하지 말자구요.

하늘바람 2005-11-24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짱구아빠님, hnine 님 아영엄마님 감사해요.

그러네요. ^^ 저도 저를 즐겨찾는 분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많다면 눈치 못챘을텐데^^ 뭐 그러려니 하렵니다. 그냥 어차피 이곳은 저와 마주하는 공간으로 생각했으니까요

세실 2005-11-24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즐찾수가 준 이유는 아마도 어제 하늘바람님이 퍼온글이 많아서 그럴겁니다...
즐찾을 해놓으면 그분들이 쓴 글이 뜨는데, 한분이 넘 많이 올려놓으면 그만큼 다른분들 글이 안 보이고....그래서....저도 그런적이 있거든요.
개의치 마세요. 전 어제 퍼오신 글 열심히 읽었어요~~~

하늘바람 2005-11-24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ㅎㅎㅎ 세실님 언제나 감사해요.
 
두 친구 이야기 카르페디엠 19
안케 드브리스 지음, 박정화 옮김 / 양철북 / 200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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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난 뒤 나는 책을 들고 한참 내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자꾸만 눈물이 나서 진정이 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가 이 책의 서평을 쓸 수 있을까? 이책의 서평에 내 느낌을 다 담을 수 있을까?

제목이 두 친구 이야기라서 나는 흔하디 흔한 친구의 우정이야기겠거니 했다.

우정이야기는 동심을 자극하거나 감동을 주거나 아기자기한 추억을 되살려주어서 아주 좋아하는소재였다.

그뿐 나는 그저 아주 가벼운 읽을 거리를 택했을 뿐이었다.

잠자기 전 몇페이지씩 읽어나가다 잠이 들 그런 이야기이리라

그러나 단 두페이지를 읽은 뒤부터 나는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뭘 그렇게 쳐다봐! 그렇게 할일이 없니?"

엄마가 주인공 유디트에게 책을 시작하고 처음 한 말이다.

거기가 두 페이지째였다. 그 앞에는 유디트의 동생과 많은 애정스럽고 사랑스런 말이 오갔었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책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바쁜일이 산재해 있어 더 그랬다.

그러나 그 모든 계획을 이 책은 무너뜨렸다.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막바지 두께 0.6센치미터정도가 남았을때는 비스듬히 기대어 볼수도 없었다.

아슬아슬 한 마음이 추리소설을 보는 듯했다.

나는 유디트를 너무나 잘 이해했다.

물론 유티트와 똑같은 추억을 가진 건 아니다.

그러나 그건 교실에서 없어진 물건의 행방을 찾아 모두 눈감고 가져간 사람은

손들라고 하는 무서운 선생님의 목소리와 같다.

가져가지 않아도 손을 들어야 할것같은 두려움.

주인공과 비슷한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주었다.

나는 아주 조금 비슷한 추억이 있었다. 내 어머니는 아주 무서운 분이었다.

지금은 흰머리가 덮여 그 어떤 사람보다 겁이 많고 연약하고 눈물많은 분으로 변해있지만

내 어린 시절 어머니는 목소리만으로도 두려워서 가슴이 벌렁거릴 지경이었다.

늘 많은 걸 지켜야 했고 틀을 이뤄나가야 했다.

한번은 벌로 매를 맞은 적도 있었는데 매를 맞고 밖에 나온 내게 동네 오빠가 물은 적이 있었다.

너 엄마한테 혼났니? 나는 아니라고 했다.

맞은 데가 벌겋게 되어 그건 왜그러냐 물었을때 나는 지나가는 애들이 때렸다고 했다.

다 큰 어른이 되어 친구들과 이야기 해보면 부모한테 한두번 안맞고 자란 친구없고

하다못해 형제들끼리도 원수처럼 싸웠다 한다.

그런데 그때 나는 그게 철저한 비밀이었고 절대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거였다.

나는 추억이고 사소한 그리고 흔하디 흔한 일이었지만 두 친구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그때의 나를 만났고

 새로운 유디트를 만났다.

유디트는 내가 겪었던 일보다 몇천배의 아픔과 인내와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친절과 잘해줌에 눈물이 나는 것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하지만 위안이 되는것은 유디트에게 진심으로 유디트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거다.

최고의 친구 미하엘이 그렇고 베네트 선생님 이 그렇고 탁아소의 소피가 그렇고

아무 도움도 못되었지만 일층 할머니가 그랬다.

그래도 유디트가 마지막 힘을 냈는지 모른다.

나는 책을 덮고 나서 작은 걱정이 생겼다.

혹 이책을 읽고 공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으면 어떨까?

나는 아주 작은 공감대만으로도 이렇게 크게 동요하는데

그 미세한 공감대도 없는 사람이 이책의 유디트를 미하엘을 공감하고 같이 분노하며 긴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책 뒷표지에 나온 아마존 서평글을 인용해 보면

이 책은 유디트와 비슷한 상황에 처헌 아이들에게 힘이 되리라 믿는다.

그런 상황에 있지 않더라도 주위의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자기 반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도을 한다.

여태 책을 소개하는 그럴듯한 문구와 말들 중 이렇게 책과 딱 맞아떨어진 책은 본적이 없다.

그동안 많은 책을 읽었고 책 속에서 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모험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도 소용이 없을 거다

이 책만큼 걱정되고 공감되고 속상하고 화나고 아프고 눈물나고 덮고 나서도 그리고 지금도

슬픈 책은 본적이 없다.

영화도 없었다. 그래서 그래서 너무 답답하다.

희망찬 결말이라지만 어쩌면그렇지 않을지도 몰라서 그래서 너무 무섭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지만 상처받은 사람은 상처에 익숙해지고 담담해져 보이고

그러다 겉보기일지모르지만 상처받은 자신보다 더 불쌍한 상처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대상이 부모 라면 더할 것이다.

부모는점점 약해질 테니까.

이 책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결말이다.

유디트의 용기와 그 용기가 다름아닌 친구로 부터 유래된 것임은 정말 작가를 우러러보게 한다.

하지만 용기를 낸 뒤가 너무 궁금하다.

우리가 희망하는대로 되었겠지 하는 상상에는 희망보다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너무 아쉽다.

희망대로 결론을 내 주었어도 아쉬웠겠지만 뒷일이 너무 걱정이 되어 답답하다.

책을 덮고 나는 책 표지를 보며 작가이름과 출판사 이름을 몇번이고 되뇌어 읽었다.

안케 드브리스 안케 드브리스 한번도 이사람의 책을 읽은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작가는 묘한 매력이 있다 궁금하게 만들고 긴장하게 만들고 달달볶다가

마침내 펑펑 울게 만든다. 참으로 대단한 작가다.

네덜란드 사람이고 프랑스와 헤이그를 오가며 산다니 불어를 쓰겠구나 싶다.

능력이 된다면 편지를띄우고 싶다.

혹시 당신의 어릴적 이야기가 아닌가요라고

너무나 생생한 묘사는 누구나 그렇게 느낄 거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올해 최고의 책이고 지금까지 만난 책 중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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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아빠 2005-11-2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어제 받은 그 책이군요... 하늘바람님의 서평이 좋으니 빨랑 읽어보아야 하겠네요....

하늘바람 2005-11-2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얼른 읽어보셔요

hnine 2005-11-24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거 과연 읽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갈등이 생기네요. 엄한 부모님 밑에서 친구가 전부였던 어린 시절 추억을 가지고 있는 또하나의 사람으로서.

하늘바람 2005-11-24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세요. 저는 아직도 마음이 출렁입니다. 다시 읽고 싶어요. 읽자마자 다시 읽어보고픈 마음 첨이죠

하늘바람 2005-11-25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슬비님 감사합니다

hnine 2005-11-26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했습니다~

하늘바람 2005-11-2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 저도 다시 일고 싶어지네요. 하지만 다시 안정하고, 글쎄요. 이 책 제게는 아주 특별한 감흥을 주었습니다.

비로그인 2005-12-06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리뷰보고는 저를 위해서 읽지 않는게 낫겠다 했는데
꼭 읽어봐야 겠네요..^^

잘 읽고 갑니다

hnine 2005-12-09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부터 오늘 새벽까지 읽기를 마쳤습니다.
이 책을 읽고 공감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있으면 어떻하나 하고 하셨지요?
저는 아닙니다.
이런 책을 쓰는 작가가 저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망상에도 ^ ^

하늘바람 2005-12-0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에이치 나인님 읽는 내내 두군거리셨지요?

Kitty 2005-12-10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이 리뷰 너무 좋네요.
저희 부모님은 예전부터 워낙 친구같은 분들이지만 틀림없이 저에게도 공감가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리뷰를 보니 너무나 읽고싶어지네요.
기를 쓰고 영어 제목을 찾아내 내일 도서관가서 빌려올 책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빨리 읽고싶어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하늘바람 2005-12-10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호호 읽어보셔요. 마음아프고 가슴이 뜁니다.

숲노래 2005-12-1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오간다면 네덜란드말과 프랑스말을 함께 쓸 텐데, 태어나기를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으니 `네덜란드말'을 쓸 것입니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지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공부를 제법 한 사람들은 기본으로 네덜란드말-프랑스말-영국말-독일말을 할 줄 압니다. 때에 따라 스페인말과 포르투갈말과 스웨덴말과 이탈리아말까지 배우기도 해서, 웬만한 네덜란드 지식인이라면 7개 국어를 할 줄 압니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사장은 외국어대 네덜란드어과를 나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한 마디도 할 줄 모른다고 하지만.

하늘바람 2005-12-1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된장님 감사해요

비로그인 2005-12-16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지않게 엄한 부모님밑에서 자란 터라 이런 책은 섣불리 읽기가 두려워지네요. 어린 시절에 받았던 상처는 정말 뿌리가 깊은 것 같아요. 뭐ㅡ 그런저런 일들이 다 지금의 저를 만든 밑거름이 되었겠지요.
일단 보관함에 넣어놨어요. 이 리뷰 덕에..

하늘바람 2005-12-1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옹알님 그래도 전 이책이 가장 소중하답니다. 다시 읽고 프고 웬지 어릴적 일기장 보듯 들여다 보고픈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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