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를 위하여~!

슈퍼루키 황금의 법칙
이상각 지음 / 머니플러스 / 2007년 3월

새로운 시작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낮섬에 대한 두려움과 익숙하지 않음으로 인한 자신감결여는 가장 큰 난관이다. 초등학교때부터 대학까지 학교라는 울타리안에서 살아가다 사회로 진출하는 사회초년생들...그들을 기다리는 사회라는 새로운 세계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인생에 있어 많은 도전과 시작중 가장 중요하다 할 사회진출. 사회초년생은 어떤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사회속에 자리잡아가야 할까? '슈퍼루키 황금의법칙' 저런 질문의 답을 찿아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내가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시작'을 '직장'차원에서 서술한다. 즉, 이제 막 회사에  입사한 사회초년생인 신입사원들이 어떻게 하면 '슈퍼루키'가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저자는 1장과 2장에선 슈퍼루키가 갖추어야할 기본적이 자세를 말한다. 먼저 이야기 되어지는것은 긍정적인 이미지의 구축이다.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미소,인사,단정한 옷차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이미지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극복해야 함을 제시한다. 또한 올바른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관계를 맺는 가장 손쉬운 비결로 상대방 말으 들어주는것과 자신이 존경하는 인간형을 찿아가는 것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있는 행동이다. 자신감을 지식의 산물로 아는체하지 말고 많이 공부하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자신감에 관련된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미국 콜라도의 스프링필드마을 인근에 산악도로가 생겨났다. 인접한도시로 신속하게 물류를 운반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것이었다. 하지만 도로폭이 좁은데다 경사가 심해 교통량이 별로 많지 않았다. 운전자들이 험준한 지형에 겁을 먹은 나머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다른도로를 이용했기 때문이었다.....그러자 도로를 담당하는 그 지역 공무원들은 이 도로의 폐쇄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도로에 투자한 비용이 너무나 아까웠으므로 다른방법을 찿아보기로 하였다.....며칠뒤 도로의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팻말이 세워졌다. '당신도 할 수 있다' 그러자 고민하던 많은 운전자들이 그 산악도로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몇년뒤에는 초보운전자들도 이용할 수 있는 제인 안전하고 편리한 도로가 되었다.] 다소 억지스러운 면은 있지만 놀라운 이야기이다.

3장에서는 사회초년생 신입사원이 갖추어야 할 비지니스측면의 자세를 말한다. 저자는 모두가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것과 올바른 인간관계를 통해 확고하게 처리해 나갈것을 제안한다. 또한 사소한 문제는 웃음으로 넘기라고 조언한다. 그렇다. 모든 일의 근본은 능력보다는 인간성으로부터 우러나는 사람의 근본이다. 저자는 또한 유쾌한 사람이 될것을 주문하는데 이또한 저런 관점의 연장이라고 보면 될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많은 조언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저자가 하고자하는 말을 하는것이 아니라 풍부한 사례와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하고자하는 말을 한다. 거의 흥미로운 교훈이야기책에 필적할 만한 많은 이야기들이 실려있어 아주 즐겁게 책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들은 진실을 파헤칠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미륵의 손바닥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윤덕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12월

놀라운 반전으로 놀라게 했던 추리소설중 하나가 이 책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이다. 난 그 작품보다 <미륵의 손바닥>의 반전이 더 놀랍고 흥미로웠다. 적어도 정통 추리소설적 요소에서는. 책을 덮을 때까지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혹시 미륵이 범인? 고민하던 내게 진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놀라운 구성과 반전…

'형사/교사' 라는 소목차가 반복되며 형사 에비하라와 교사 쓰지의 이야기가 번갈아 서술된다. 이들은 모두 자기 부인이 행방불명되거나 변사체로 발견된 점과 부인이 모두 미륵이라는 신흥종교와 일정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과연 이것은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인가?

교사 쓰지. 쓰지는 제자였던 한 여학생과의 추문으로 다른 학교로 전근가게 되고, 부인 히토미와의 관계가 소원해 졌다. 그는 거의 히토미와 이혼하기 직전으로 사실상 별거해 왔다. 그러던 중 갑자기 히토미는 사라지고, 그녀의 갑작스런 행방불명에 경찰은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히토미를 찿아나서는 쓰지.

형사 에비하라. 에비하라는 야쿠자와의 연루혐의 때문에 중앙청에서 내사를 받던 중, 부인 가즈코가 살해당하는 사건을 당한다. 에비하라는 충격에 빠져 범인을 자기 손으로 잡겠다며 동분서주하는데…그를 돕는 사진기자 모테기.

마지막 부분에 미륵이 등장해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할 때 난 머리를 탁 쳤다. '아하 왜 제목이 미륵의 손바닥인지 알겠군.' 그렇다. 미륵의 손바닥이란 제목이 너무나 절묘하게 진실을 말해준다. 그들은 모두 미륵의 손바닥에서 아등바등 거린 거였다. 진실을 파헤친다던 그들이었지만, 그들은 진실을 파헤칠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부패경찰, 제자와의 추문, 그리고, 그리고……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술과 치밀한 구성. 미륵이라는 신흥종교에 대한 서술도 꽤나 깔끔해서 글 전체에 신뢰감을 높였다. 마지막에 결론으로 나가는 부분도 군더더기 없이 잘 서술됐다고 본다. 뭐니 뭐니 해도 충격적 결말. 그런 거였군. 그랬어.

* 책 뒤편에 저자 인터뷰가 소개되어 있어,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심한 김대리 화이팅!

소심한 김대리 직딩일기
김준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07년 2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보고, 자기가 처한 환경속에서 느낀다. 내가 고등학생때 대학생을 이해할 수 없었듯이 대학생인 지금의 나는 고등학생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 사람이란, 결국 현실에 자기가 처한 환경...그 환경의 일부일뿐이다. 직장인들의 삶,일상생활을 이야기한 책이있다. 내가 직장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대학생인데다 일반 직장생활을 할 의사가 전혀없는 내가? 이러한 물음표를 들고 책장을 넘겼다. '소심한 김대리의 직딩일기'

소설을 쓰고 싶어했던 나는 비록 가난했으나 세상에 단 한명뿐인 사람이었지만, 월급쟁이가 된 나는 돈이 생겼지만, 세상에 너무 많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p.26) - 이제는 월급쟁이인 소설을 쓰고 싶었던 저자...그에게 소설은 어떤의미일까? 세상에 많은 사람이 되어버린 한탄. 씁쓸함.

외근갔다오면 주머니 가득 전단지를 받아오는 K대리.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일을 하며 나를 키우셨어요. 30도가 넘는 여름도심에서 당신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이트클럽 전단지를 젊은 아이들에게 나눠주신걸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p.33) - 나도 길에서 전단지 나눠주는 아주머니들 보면 뿌리치지 않고 받아오는 편이다. 그 아주머니들은 나눠줘야 할 목표량이 있을것이고 그것을 채우지못하면 일은 끝나지 않을것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술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술마시고 횡설수설하는것도 싫어하는 내가, 점점 술의 힘을 빌리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스트레스란 이길수 있는게 아니라 잠시 잊는 것뿐이라는 걸 알고 나서인거 같다. (p.43) - 직장인들은 힘들다. 원치않는 술자리, 반복되는 음주. 그들을 힘들게 하는건 너무나 많다

.대학생들의 가장 큰 비극이 뭐냐면, 자신이 지금 얼마나 행복한 시절을 살고 있는지,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학을 떠난지 수년이 지나 사회에서 또다른 대란을 치르고 있는 우리는 이상하게 그들에게 주제넘은 연민을 느낀다. (p.95) - 대학생에 대한 그의 말. 공감이 간다.

난 생생한 에피소드나 이야기속에 빠져들어, 같은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다. 사회라는 직장이란 곳에서 얼마나 치열한 피튀는 전쟁이 벌어지는지를...직장인들, 직딩들의 고충이나 그들의 생활을...그것은 이 세상을 사는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은 아닐런지...?

이 '리뷰'는 절대 읽지 마세요!^^

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
미카엘라 먼틴 지음, 홍연미 옮김,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 토토북 / 2007년 2월

초등학교 이후 처음 접해보는 넓쩍한 양장 그림책. 솔직하게 말해 어떻게 서평을 써야할지 난감했다. 대학생에게 유아용 그림책 리뷰쓰기는, 학이 접시에 담긴 스프를 먹어야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의외로 즐겁게 읽었다. 유년시절 추억도 떠올렸다.

책표지엔 빨간 글씨로 '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란 제목이 쓰여있는데, 사람은 남이 하지말라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 어찌 책을 열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장을 넘기면 들어가지 마시오/출입금지 등이 씌여있다. 이 책은 왜 자꾸 뭘 하지말라는 걸까? 책을 세상에 내놓고 보지말라는 건 뭐란 말이지? 저자는 이에 대해 답을다. 주인공격인 돼지를 통해서…한번 들어보자.

"왜 이 책을 열면 안되냐고? 그건 아직 이 책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러면서 뒤죽박죽 섞여있는 단어들을 보여준다. 저자는 그러면서 책을 완성하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은연중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왠지 신비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그리고는 어느덧 아이들은 주인공 돼지와 함께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실로 절묘하다. 저자의 의도를 파악했는가? 그렇다. 저자는 강한 금지어로 시선을 집중시킨 다음,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인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만들어준다. 그것도 억지가 아닌 절묘한 방법을 통해서…

또 다른 장점은 귀엽고 재밌는 그림이다. 역시나 아이들이 보는 책이니 만큼 그림이 괜찮아야 하는데, 주인공 돼지나 기타 다른 사물들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이미 사고가 굳을대로 굳은 내눈에 저정도이면 아이들에겐 얼마나 예쁜 그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절대로 열지 마시오>는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글쓰기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책이다.

가쿠타 미쓰요, 살의, 그리고...

죽이러 갑니다
가쿠타 미쓰요 지음, 송현수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1월

전에 샀던 <대안의 그녀>는 앞부분만 조금 읽고 말았으니, <죽이러 갑니다>는 끝까지 읽은 가쿠타 미쓰요의 첫 작품이다. <죽이러 갑니다>는 7편의 단편이 모여있는데, 전체를 흐르고 있는 '살의'라는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연작소설처럼도 느껴진다.

"저는 지금 사람을 죽이러 갑니다" 버스안에서 들려오는 낮선여자의 한마디. 이 한마디는 구리코 내면에 숨어있던 살의를 잠에서 깨워낸다. 이유없이 자기를 차별하고 놀림감으로 만들었던 초등학교때 담임 사루야마 후미코. 구리코는 그녀를 찿아가기로 한다. 힘겹게 사루야마를 찾기 시작한 구리코, 왜 그렇게 열심인지 자신도 이해하지 못한 채…

낡은 병원에 초라하고 치매든 몰골로 누워있는 후미코를 보고 구리코는 생각한다. "…그렇게 무력한 시루야마를 지금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 구리코는 내가 왜 이렇게 사사로운 것에 집착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혹은 마음속 어디선가 잘 됐다고 기분좋아 하다가, 가엷은 노인을 원망하면 뭐하나 체념하기도 하고,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마음먹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구리코 안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것은 새롭게 생겨나는 분노이다"

예민한 학창시절을 망쳐버렸던 늙고 추한 인간에 대한 분노. 당연한 그 감정에 오히려 구리코는 자신을 돌아본다. "자신이 그렇게 편협하고 원망하고 있었다는 것에 약간이지만 실망했다." 학창시절 구리코에게 가해진 사루야마의 악질적 괴롭힘과 추악한 차별. 거기서 싹튼 살의. 난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아니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절로 내 가슴속으로 들어와 이해되어 버렸다. 내가 구리코였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본다. 상대에게 품어온 분노를 돌아볼 여유가 있을지.

구리코는 그녀를 찾아간 이유가 '추하게 변한 증오의 대상을 보고 싶기 때문'이라 하지만, '그녀 때문에 아파했던 학창시절 기억을 버리고 싶어서는 아닐까'라고 생각 해본다. 늙어 소멸할 증오의 대상을 확인하고 복수를 자연의 섭리에 맡기는 것이다. 이것도 일종의 용서라 할 수 있을까?

다른 단편중에선 '아름다운 딸'이 인상적이었다. 식료품공장에 나가 생계를 꾸리는 싱글맘과 뚱뚱한 사춘기딸의 갈등. 가쿠타 미쓰요의 차분하면서 부드러운 글은 이 책의 소장가치를 높인다. 정말 두고두고 차근차근 되새기고 싶은 책이다. 이제야 그녀의 색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거 같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