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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ㅣ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평점 :
1. 우리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이어져 있고 술술 읽혔다. 왜 많이 팔렸는지 이해가 됐다.
2. 한국소설과 번역소설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박찬호 투 머치 도시락'이 소설에 나온다고 하면, 저걸 눈으로 보고 먹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 박찬호와 투 머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소설을 품어내는 온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한, '참참참' 구성되는 참깨라면 등등을 아는지 먹어는 봤는지, '대학로'가 어떤 지역인지, '박경리 토지문화관'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 곳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읽는 많은 번역소설들도 이 책처럼 저런 내용을 있을 것인데, 제대로 번역되어 그 세밀한 작가의 의도가 전해지고 있을까?
우리의 1910년대 소설을 읽었다. 우리나라의 언어로 되어있는 우리의 소설이었으나 놀랍게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글이 한글같지가 않았다. 내용자체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1800년 러시아 소설을, 1900년대 독일 소설을 읽는다라? 제대로 읽고 있는 건 맞을까?
3. 한가지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어 기록을 남긴다.
(1) [산해진미 도시락]부터 [폐기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까지 가슴 따스하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ALWAYS]에서 분위기가 급변한다. 독고의 정체를 밝히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부분이라 이해는 가지만, 독고가 과거를 반추하며 기억을 되살리는 부분은 마치 사회파 추리소설이나 르포기사를 연상케하는 어둡고 음울한 것이다. [ALWAYS]이전의 독고와 이후의 독고는 도저히 같은 인물로 느껴지지 않는다.
(2) 소설의 마무리는 괜찮았고 이전 등장인물을 가볍게 언급하며 정리해준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런 구성은 어땠을까? [ALWAYS] 부분을 뒤로 몰아놔서 음울한 분위기로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 차라리 각 장 중간중간에 삽입시켜서 독고의 정체에 미스터리를 고조 시키는 구성. 뭐 이 작품이 미스터리도 아니지만, [ALWAYS]에서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것은 적응하기가 너무 어려웠기에 차라리 저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