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 마음을 훔치는 기술
김모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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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력적인 사람들이 가장 많은 직업군은?'이라 묻는다면, 분명 '스튜어디스'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단아함, 아름다움, 밝은 미소의 상징이 바로 스튜어디스 아니던가? 저자는 스튜어디스 출신으로, 최연소 VVIP 전용기 사무장, 신입 승무원 입사교육 강사를 역임했고, 서비스 마케팅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항공서비스과 전임교수자리에 오른(앞날개 참조)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그런 저자가 풀어내는 '매력론'이라, 절로 귀가 기울여지지 않는가?

 

2.

 

이 책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는 생생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는 점, 둘째는 저자가 성실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1) 저자는 어떤 주장을 한 뒤에는 반드시 구체적인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절대 뜬구름 잡는 이론을 늘어놓지 않는다. (저자는 글을 쓰는데도 아주 성실하다.) <매력>은 이런 에피소드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고,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몇몇 사례를 보자.

 

[역할의 한계란 없다](p.158)라는 항목에선, 고객감동을 위해 '고객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는 '가방끈 사례'를 소개한다. 멋진 노신사가 불편하게 서류가방을 품에 안고 탑승한다. 의아하게 여긴 저자는 묻는다. "손님, 왜 가방을 가슴에 안고 들어오세요?" "내 오늘 사업차 유럽에 가는 길인데 이 가방 손잡이가 끈이 오다가 끊어졌지 뭐니까." 일반적인 승무원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을 테지만, 저자는 달랐다. 고객을 불편함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역할의 한계를 넘어 끈이 끊어진 가방을 손수 꿰매기로 한다. 가죽재질의 가방이라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바느질을 했고, 고객은 세심한 배려에 감동한다.

 

[응수도 타이밍이다](p.237)에선, '화장품 회사 회장 사례'가 소개된다. 9.11테러의 여파로 탑승권 확인절차가 강화되었던 때에, 한 신입사원이 확인과정에서 다소 무례한 언행('신분확인'이란 말)을 한다. 상대방인 화장품 회사 회장은 기분이 상해, 저자에게 화를 낸다. "음료수나 주고 밥이나 주는 게 서비스인 줄 알아? 필요 없어! 그리고 내가 이 어이없는 사태에 대해 당신네 회사 회장에게 분명히 말하겠어. 서비스가 아주 최악이라고!"(p.239) 저자는 사과했지만, 승객은 쳐다보지도 않았고, 냉랭한 공기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식사도 하지 못한 채, 그 승객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다. '혹여 기분 상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하지는 않을까 염려되었기 때문'(p.241)이다. 진심어린 노력은 통하는 법이었다. 결국 회장은 화를 풀고, 객실 승무원들에게 화장품 상품권을 선물로 준다. 돌아가서는 회사로 직접 전화를 걸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비행기를 탈 때, 한 승무원의 실수로 매우 불쾌해 있었는데, 김모란 승무원의 말 한마디로 나빴던 기분이 확 풀렸소. 아주 유쾌한 직원이더군. 아무리 기분 나쁜 일을 겪은 사람이라도 그 사람과 만나면 다 풀리겠던 걸. 그런 직원을 둔 귀사가 부럽군요!"(p.244) 정말 극찬 중 극찬이 아닌가? 저자는 적(?)까지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매력의 소유자였다. 

 

2)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꿈이었던 첼로를 포기(p.18)해야 했던 것,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던 대학시절,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ROSE란 가게에 유혹(p.27)당했던 것. (물론, ROSE는 잠깐 흔들렸던 것 뿐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되묻고 ROSE를 날려버린다. '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어 학교를 다니고 꿈을 위해 그 돈을 투자한다고 해도 과연 스스로 떳떳할 수 있을까?'라고. 멋지다.) 스튜어디스 신입시절,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던 것 등등. 쉽게 털어놓기 힘든 것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모습에 절로 믿음이 간다. 

 

3.

 

자기계발서에서 교훈을 얻어, 일상을 변화시킨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책과 현실엔 꽤 큰 간극이 있다. 하지만, <매력>을 읽으며, 뭔가 내면에서 '꿈틀!'하는 것을 느꼈다. 특히 각 장 말미에 실린 [김모란의 드림노트]를 읽으며, 저자의 성실함, 계획성, 실천력에 놀랐고,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당장 책을 보고, 계획을 세웠고, 토익 책을 펼쳤다.

 

<매력>을 읽으며 김모란 교수의 매력속으로 빠져버렸다. 저자는 미모만 빼어난 것이 아니라, 내면의 매력까지 겸비한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지인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을 만났다. 김모란 교수의 매력론,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저자가 스튜어디스 시절 경험했던, 연예인 승객 이야기도 나온다. 영화배우 김윤진씨(p.76), 개그맨 홍록기씨(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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