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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9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7월
평점 :
Q. <Q&A>의 구성이 독특하다고 하던데?
A. 맞다. <Q&A>는 청취조사를 하는 조사자와 피조사자간 문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p.137을 기점으로 작품을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처음~p.137]이 바로 조사자와 피조사자간 문답이다. 그간, 구성이 독특한 작품을 꼽으라면, 항상 아멜리 노통브의 <시간의 옷>을 꼽곤 했으나, 앞으론 온다 리쿠의 <Q&A>를 언급할 생각이다.
Q. 왜 p.137을 기점으로 나누었는가?
A. p.137까지(이하, [a])는 사건직후 청취조사이나, p.137이후(이하, [b])는 '사건 그 후, 후일담'같은 내용이다. 따라서, 구성에 있어 [b]는 [a]보다 자유롭고, 시간적으로도 훨신 뒤다.
Q. '청취조사'는 왜 하는건가?
A. 아사히가오카의 M쇼핑센터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 화재, 가스사고, 화학무기 등 여러가지 사고원인이 거론되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사건관련자의 이야기를 듣고, 사건의 원인내지 사건의 전체상을 밝히고자, 청취조사를 하게 된다.
Q. 청취조사의 주체는 누구인가?
A. 국가가 배경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정확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한 피조사자가 주체를 묻자, "그건 이 자리에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p.109)라고 회피한다. (물론 이는 [a]에 대한 것이고, [b]에서는 주체를 알 수 있는 거의 확실한 내용이 등장한다. 스포일러 때문 p.260,261)
Q. 청취조사에서 이야기되는 내용과 이에 대한 감상등을 말해 달라.
A. 먼저, 피조사자들 면면을 이야기하겠다. 피조사자는 ⓐ 가사하라 히사요시(경찰서 출입기자), ⓑ 도노오카 요시코(사무직), ⓒ 우치다 슈조(연금생활자), ⓓ 아소 사야카(초등학교 6학년생), ⓔ 다나카 테쓰야(변호사), 이렇게 5명이다. 인상적인 것은 두 가지인데, 첫째, 하나의 사건을 두고, 다양한 반응과 감상이 나올 수 있다는 점. (촐판사의 책소개를 인용하자면, "인간은 때로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그리고 그 시선에는 반드시 은밀한 비밀과 거짓말, 트라우마가 깃든다.") 둘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의식하는 존재인지, 다른 사람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존재인지 새삼 느꼈다는 점이다.
첫번째부터 보자. 피조사자 5명이 말하는 그 날의 경험은, 극히 주관적이며 추상적이다.('암호화'되어 있다는 표현도 적절할 듯) 출입기자는 설명할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을 감지했고, 연금생활자는 '죽음 냄새'(p.69)을 맡았으며, 초등학교 6학년은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검은 옷 남자(p.98)를 떠올린다. 사무직은 백일몽같은 '매미를 먹는 사람들'(p.40)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변호사는 자기가 죽이고 싶었던 인물이 있었다며 개인적인 쪽으로 사건을 해석(p.131)한다.
두번째를 보자. 다나카 테쓰야는 조사를 받으며, 미국의 사건을 언급한다. "1960년대였던가 70년대였던가. 미국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어느 맑은 날 아침, 학생들 수백 명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면서 쓰러졌다고 합니다. 군대까지 파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나요."(p.114) 놀랍게도 원인은, 대기오염도, 생화학테러도 아니었다. 스포일러 때문에 말하지 않겠지만, 그런 어이없을 정도로 사소한 것에 수백 명에 휘둘렸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M쇼핑센터 사건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의식받고, 휘둘리며 살아간다.
Q. 범인은 누구이며, 사건의 진실은 뭔가?
A. 청쥐조사의 조사자는 [b]에서 택시기사로 등장(p.243)한다. 이때 '사건의 진실'로 확실시되는 내용이 언급된다. (스포일러 때문. p.260,261 참조하시길)
Q. p.137이후[b]를 '사건 그 후, 후일담'이라고 했는데, 그 내용은?
A. [b]는 M쇼핑센터 사건 이후, 유족이나 관련자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사건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정신적 고통에 힘들어하다, 충격적인 행동(p.215)을 하고, 피조사자였던 변호사는 XX(p.277)한다. 사고현장 투어 가이드를 하는 여대생이 있고, 추모를 명목으로 종교법인을 설립하는 사람도 있다. 위에서 잠깐 이야기한 조사자였던 택시기사 역시 어떤 사건(p.278)을 당한다. 허나, 가장 놀라운 건, 사건현장에서 살아남아 '기적의 아이'로 불렸던 소녀의 이야기다. 소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 소녀가 했던 행동(p.316,317), 충격이다.
Q. 온다 리쿠의 <Q&A>를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지?
A. 물론이다. <Q&A>가 명작임을 확신했기에 긴 인터뷰에 응한 것이다. 특히, 조사자와 피조사자간 문답만으로 사건을 심화하고,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점은 <Q&A>가 이뤄낸 큰 성과이다. 또한 청취조사때 등장했던 인물을 후일담에서 꼼꼼하게 짚어준 것도 좋았다. 근래 읽은 온다 리쿠의 작품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