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절판


여자는 과거를 가차 없이 끊을 수 있는 생물이다. 남자가 역사소설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으려고 하거나 과거의 여자들을 자신의 훈장처럼 떠벌리는 동안에도 여자는 현재와 미래만을 생각한다. 물론 과거에 연연하는 여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도 그런 여자의 일면이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나의 경우, 평소에는 그런 여자를 다른 방에 가둬 두고 있다. 나중에 시간이 넉넉하고 찬찬히 자기 자신을 동정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손님으로 쓰려고 대기시켜 놓은 것이다. 어저다 한 번씩 거실로 불러내서 마음껏 자기 연민에 빠지기 위해. 여자에게는 자기 연민이라는 오락이 있으니까.-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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