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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결말 ㅣ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9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희망의 결말>엔 16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보통 25편 내외가 실리는 플라시보 시리즈에서 16편은 적은 수다. 그만큼 쇼트-쇼트보다는 약간 긴 작품이 실려 있다는 얘기. 16편이 실린 <수많은 금기>, 11편이 실린 <왕자가 되지 못한 왕자>의 빼어난 완성도 만큼이나 이 작품 역시 좋다. 한 두페이지 분량에선 시도할 수 없었던 구성과 전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상상력을 접할 수 있다.
탈옥한 강도범이 여자 혼자사는 집에 침입하는 설정인 [침입자와 나눈 대화]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이상 말할 수가 없다. 한마디만 더하면 바로 스포일러. [현실]은 '호시 신이치표 스토리의 무한폭주'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꿈을 매개로 다양한 삶이 펼쳐지는데, 상상력의 한계를 보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내 자식을 위해서], [하늘에 떠 있는 죽음의 신], [멋진 식사], 이 세 작품은 <희망의 결말>의 최고 걸작이다. [봇코짱], [이봐, 나와!]같은 걸작과 비교해서 처지지 않는다. 드라마로 만든다 해도 손색없을 거 같다.
[내 자식을 위해서] 지역 저명인사를 가장한 범죄조직의 보스에게 한 남자가 찾아온다. 남자는 보스의 아들이 살인사건을 저질렀고, 구할 방법은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죄를 주장하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정신이상을 확실하게 주장하기 위해 아버지 역시 미친척 해야 한다는 남자. 보스는 아들을 위해서 체면이고 뭐고 신경쓰지 않고 미친척 한다. 하지만.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죽음의 신] 장소는 비행기 안, 위기상황이 발생해 비행기의 고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스튜어디스는 승객을 안정시키지만 반응이 이상하다. 삶의 희망인 아들이 죽었기에 살 의미가 없다는 남자, 가족에게 거액의 보상금이 나오기 때문에 맘 놓고 죽을 수 있다고 좋아하는 남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차라리 죽겠다는 커플 등등. 직업정신을 발휘, 삶의 희망을 주려는 스튜어디스를 무색게하는 사람들 정말 충격이다.
[멋진 식사] 이전 배우자를 잃고 재혼한 부부. 겉으로는 사랑이 넘치지만 꿍꿍이는 따로 있었다. 재산을 노리고 상대를 죽일 기회만 노리고 있다. 아내는 스테이크에 남편은 브랜디에, 독약을 섞는다. 죽음의 만찬이 차려지고 긴장감을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이상한 택배에 이어 탈옥수가 들이닥친다. 부부의 음모는 어떻게 될까? 감탄을 거듭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