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어날 일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5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앞으로 일어날 일>의 특징은 한마디로 '미스터리 함'이다. 임금과 무사가 존재하던 시대물 미스터리, 현대 미스터리, 미래과학에 대한 예언과 같은 작품이 있지만, 작품 전반을 흐르는 분위기는 역시 미스터리다. '플라시보 시리즈의 제목 독법'을 고려한다 해도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니, 제목 자체가 미스터리하지 않은가?

표제작과 유사한 제목이 더 있다. [산에서 일어난 일], [숲에서 일어난 일]. 미스터리 함은 전설을 소재로 차용한 [산에서 일어난 일]이 가장 강하나, 나머지 둘을 살펴보겠다.

[앞으로 일어날 일]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다. 꼼짝할 수도 없고, 눈의 초점도 맞지 않는다. 청력은 정상인지 남자는 어떤 여자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제야 의식이 돌아왔군요. 말은 되도록 많이 하지 마세요. 큰 사고를 당하셨어요."(p.95) 남자는 몸이 불편한지 여자에게 이것저것 부탁한다. 하지만 여자는 의외의 반응을 보이는데…. [한 단계]와 더불어 미래과학에 대한 예언과 같은 작품이다.

[숲에서 일어난 일] 정확한 시대파악이 불가하며, 블랙유머가 가미되어 있다. 단조로운 생활을 하지만, 일만은 성실히 수행하는 숲지기 초사쿠. 우연히 어떤 남자에게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피리와 소를 두드리며 춤을 추는 법'(p.77)을 배운다. 초사쿠는 이것도 재주라고 열심히 연습한다. 연습하며 호수 근처를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요정이 나타난다. 요정이 하는 말, "악령이 제게 건 저주가 당신의 재주 덕에 풀렸어요.". 그러면서 일 년에 하나씩 소원을 들어준다는 게 아닌가? 초사쿠에게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시대물 중 인상적인 것은, [어느 고풍스런 이야기], [어떤 인연]이다. 숲에서 성장해야 했던 어느 왕자의 대모험극인 [어느 고풍스런 이야기]는 [상상속에서]와 더불어 '호시 신이치표 스토리의 무한폭주'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치 대작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장면장면이 생생했는데, 짧은 분량으로 이런 스케일을 표현해 냈다는 게 놀랍다.

[어떤 인연]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견문을 넓히려는 향사집안의 장남. 참외를 몰래 훔쳐 먹기도하고, 잠시 머문 집 처자에게 달콤한 지킬 생각도 없는 사랑약속을 던지고, 우연히 만난 사내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 장남은 절에서 명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본다. 그 때 장남에게 찾아온 한 사내, 그는 누구일까?

그 외에도 '푸른수염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문], 5대조 타로베와 영혼친구(^^ 읽어 보시길) 이야기인 [타로베의 소개], 하나의 주제를 미스터리 함과 절묘하게 구성한 [구인란]이 인상적이다. [구인란]을 보자.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 S씨. 여러 고민에 고개를 숙이고 걷다 어떤 지갑을 줍는다. 놀랍게도 지갑은 '황금알을 낫는 거위'처럼, 열었다 닫을 때마다 돈을 토해낸다. 도대체 이 지갑은 뭐란 말인가.

<앞으로 일어날 일>은 호시 신이치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빛을 발하는 수작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여러 작품이 한가지 분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은, 이 작품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대변한다. 멋진 작품이다. 재미있게 읽었다. 시대물이나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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