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1 - 청소년 성장 장편소설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1
아사노 아쓰코 지음, 양억관 옮김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성장소설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성장'이란 어느 정도 보편성을 가지기에, 이야기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자신의 유년시절을 발견해 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다. <배터리>의 다쿠미와 고의 만남, 학업과 운동을 놓고 벌이는 부모와의 갈등등은 나 역시 경험했던 것이다. 책을 읽으며 소설속 다쿠미나 고가 되어 자연스럽게 '어린시절의 나'로 되돌아 갔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환상적인 경험, 놀랍지 않은가?

<배터리>는 성장소설이 가져야 할 요소를 모두 갖춘 '모범적인 성장소설'이다.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면 '너무 뻔하지 않아?' 할지도 모르겠다. 등장인물이나 구성은 성장소설의 전형,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삐딱하게 볼 이유는 없다. 어차피 <배터리>는 성장소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히로시)의 갑작스런 전근으로 히로시마의 변두리 닛타로 가게된 가족들. 막내 세하는 간만에 자동차여행에 들떠 있지만, 다쿠미는 배터리였던 오사무와 헤어지게 된 것이 조금은 아쉽다. 닛타는 부모의 고향인 곳으로 외할아버지 요조가 살고 있다. 유명 고교야구 감독이었던 요조는 다쿠미와 세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야구는 혼자하는 운동이 아니다. 다쿠미는 자신의 공을 받아줄 누군가를 원했고, 한 소년이 운명처럼 나타난다. 의사 아버지를 둔 부잣집 아들, 나가쿠라 고. 이들은 한눈에 멋진 콤비가 될 것임을 예감한다. "당연히 배터리지. 벌써 정해진 거나 다름없어"(p.64)를 외치는 고, 앞으로 펼쳐질 다쿠미와 고의 뜨거운 우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6권으로 이어질 대장정의 시작인지라, 커다란 사건보다는 등장인물간 만남과 성격묘사에 비중이 크다. 다쿠미는 승부욕에 불타는, 어떻게 보면 시건방진 모습을 자주 보인다. "내가 던질 수 없는 공을 다른 애들이 던지는 건 절대로 참을 수 없어."(p.32)라던지, 자신감에 넘쳐 미리 던질 공을 알려주고 던지는 모습(p.117)등, 만약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저런 아이를 만났다면 결코 좋아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도 하나의 설정이다. 즉, 저자는 자신만을 믿는 독불장군에서 친구와의 우정을 알아가는 캐릭터를 그려가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 더 극적이지 않는가?

갈등이라고 할만한 것도 등장한다. 바로 부모와의 갈등이다. 부모(세하의 어머니 마키코, 고의 어머니 세쓰코)는 자식이 야구보다는 학업에 전념하기를 바란다. 특히 세쓰코는 고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의사가 되길 희망한다. 심지어 다쿠미한테 '고가 야구를 그만두게 도와달라는 부탁'(p.144)까지 한다. 그런 세쓰코에게 다쿠미가 따끔한 한마디를 던진다. "아주머니, 야구란 남이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는 거에요."(p.147) 이 자식, 시건방진 줄만 알았는데 저런 멋진 면도 있다. 마키코 역시 세하가 형을 따라 야구를 하겠다고 하자, 극렬 반대한다. 동생을 야구에 끌여들였다고 다쿠미와 얼굴을 붉혀가면서까지. 역시 운동을 함에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집안의 반대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많구나.

아무튼, 다쿠미와 고 배터리는 꾸준히 호흡을 맞추며 우정을 쌓아간다. 그외 닛타히가시 중학교 야구부 멤버들과는 점점 친해지는 다쿠미. 이들이 보여줄 우정과 감동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배터리'가 어떤 의미인지 모를리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떤 의미인지 고개를 갸웃할 지도 모르겠다. 배터리는 야구의 투수와 포수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 야구를 소재로 하는 스포츠 성장소설이라, 야구에 대해 알고 있으면 읽는데 도움이 된다.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지식을  말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리 2008-07-0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장소설이 6권까지 된다니 굉장히 긴 호흡으로 읽어야 될듯 하네요.

쥬베이 2008-07-07 10:16   좋아요 0 | URL
네^^ 그런데, 책이 아주 앏아요.
보통 책 3권 정도라고 보시면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