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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4 - 상아의 제국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4월
평점 :
<테메레르>시리즈가 4권까지 오고, 나오미 노빅이 펼쳐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본 궤도에 올랐다. 이젠 말하는 용들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소를 통채로 삼키고, 전투에 나서고, 인간과 감정을 공유하는 용들이 역사의 한페이지에 실존했던거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다.
'<테메레르> 4권, 상아의 전쟁'은 기존 시리즈와 약간 느낌이 다르다. 나오미 노빅이 선보이는 놀라운 상상력은 여전하지만, 노예문제와 맞물리는 용의 권익 문제, 깊이있는 역사구성등 작품의 깊이가 한층 깊어졌다. 이것이 <테메레르>시리즈의 변화를 의미할까? 글쎄, 그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로렌스', '그린비'같은 등장인물소개, '테메레르'를 비롯한 말하는 용 설정이 필요했던 이전 작품과는 달리, 이미 체계가 잡히고 기본 설정이 갖추어진 지금은 필연적으로 느낌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테메레르>4권 상아의 전쟁'은 나오미 노빅이 앞으로 선보일 시리즈의 바로미터와 같은 작품이다.
전투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영국공군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영국과 프러시아 동맹군은 프랑스의 맹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 테메레르의 활약으로 겨우 위기에서 벗어난다. 왜 지원이 없었는지 이유가 밝혀진다. 영국전역에 폐병의 일종인 전염병이 퍼져 용들이 앓아 누운 것(p.42)이다. (옵베르사리아, 콘테레니스는 슬프게도 죽는다.) 전운이 감도는 상황에서 공군력이 바닥난 위기상황! 프랑스는 영국 공군력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고 기습을 감행(p.65)한다.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용의 권익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일명 '용권 신장운동'^^ 용 누각을 짓기 위해 협조를 요청(p.101이하)하는 한편, 용의 권익신장을 위한 지원요청을 위해 그렌빌을 만나기로 한다. 내키지 않는 파티에서 그렌빌을 기다리는 로렌스, 하지만 그렌빌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한편, 로렌스의 아버지 앨런데일경이 노예무역폐지 운동가 윌리엄 윌버포스와 함께 로렌스를 찾아온다. 월버포스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렌스에게 노예무역폐지를 위한 지지발언을 부탁한다. 노예무역폐지와 용권신장이 묘하게 맞물리는 부분.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창궐하는 전염병이 테메레르만은 피해간다는 것이다. 테메레르가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용의사들도 테메레르에게 이것저것 먹이며 치료약 개발에 몰두(p.195)한다. 결국 치료약을 구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는 로렌스와 테메레르, 그리고 영국군.(p.178이하) 아프리카로 향하는 여정은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로렌스와 라일리는 갈등했고 자연히 공군과 해군들은 서로를 배타시 했다. 또한 치료약을 찾다 흑인들에게 납치(p.332)를 당하기도 하고, 로렌스는 모카찬 왕에게 모욕을 당하기도(p.374)한다.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를 탐험하는 부분은 <테메레르>시리즈 중 최고였다. 나오미 노빅의 상상력과 완벽한 이야기구성이 제대로 맞아 떨어져 몰입도를 배가 시켜줬다.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치료약을 구할 수 있을까? 계속되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읽어보시길. 적과 동지를 넘는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용기있는 결정(p.512이하)은 놀라웠다. (구체적인 건 읽어보세요^^) 이미 많은 분들이 <테메레르>의 매력에 빠져 버린 지금, 또하나의 극찬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하겠다. '<테메레르> 4권, 상아의 전쟁', 테메레르 시리즈의 정점이다. 이 작품을 읽지 않고 테메레르를 말할 생각은 하지도 말길. 명콤비 로렌스와 테메레르는 나오미 노빅이 펼쳐낸 역사속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나오미 노빅이 <테메레르>시리즈를 통해 무얼 보여줄지 궁금하기만 하다.
* 이야기 말미에 테메레르가 질투할 법한 로렌스의 행동(p.470)이 나온다^^
* 읽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중국 청나라, 나폴레옹이 나오는 걸로 봐서 <테메레르>의 시대적 배경은 우리로 보면 조선말기인데…만약 테메레르가 조선에 온다면?' 3권까지는 시대적 배경을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와 연관지어 생각해보니 조선시대인 것이다. 이거 놀라운 걸^^ 나오미 노빅, 우리나라에도 테메레르 좀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