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 신화 속에 감추어진 기이한 사랑의 이야기들
최복현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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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는 그리스, 로마신화를 '사랑'을 주제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다면 좋겠지만, 모른다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사랑이란 보편적 주제를 다루는데다, 단편소설 같이 에피소드별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자, 이제 이들이 펼쳐가는 사랑이야기에 몸을 던져보자.

앞부분에 그리스 로마신화와 관련된 그림이 무려 30페이지나 실려 있다. 그것도 컬러로. 상당히 인상적이며, 이 책의 가치를 한차원 높혀줬다. 다 읽고 나서 다시 그림을 살펴보니, 그림의 수록순서는 목차와 일치한다. 본문을 읽다 앞부분 그림을 참조하는 것도 좋을 듯. 목차는 '제우스와 에우로페', '데메테르와 포세이돈'처럼 사랑의 주인공인 신들의 이름이다. 총 19개 챕터인데 중복출현(?)하는 신들이 꽤 된다. 대표적인 것이 난봉꾼 제우스다.

제우스는 페니키아 왕 아게노르의 딸 '에우로페'에게 반한다. 꾀를 낸 제우스는 아름다운 황소로 변신해 에우로페가 자주 찾는 바닷가에 간다. 황금빛 털로 뒤덮인 황소를 본 에우로페는 호기심에 먼저 다가가 황소의 등을 어루만졌다.(p.42참조) 황소 제우스는 에우로페가 등에 올라타자 크레타 섬으로 도망친다. 결국, 크레타 섬에서 사랑을 나누는 제우스와 에우로페. 그러나 제우스가 누구던가, 그리스 로마신 중 최고의 바람둥이 아니던가. 또다른 상대를 찾아 떠나버린 제우스.

제우스가 눈독들인 다음 여인은 니크테우스의 딸 '안티오페'. 제우스는 이번엔 염소의 모습을 한 반인반수의 괴물, 사티로스로 변신해 안티오페를 유혹한다. 정을 통하는 제우스와 안티오페. 제우스는 역시 천하의(천상의?) 난봉꾼이었다. 아버지의 분노를 산 안티오페를 구하기는 커녕, 아내 헤라의 눈치만 보며 그녀를 잊는다. 한편, 안티오페는 에포페우스와 인연을 맺고, 에포페우스는 장인과 싸우는 지경에 이른다. 이어지는 안티오페를 학대하는 디르케이야기, 복수하는 안티오페의 아들 암피온, 제토스, 이들의 죽음등.

좀 잠잠한가 싶던 제우스 이야기는 끝부분에 또 나온다. 호수에서 목욕하던 세멜레에게 반한 제우스는 그녀의 집으로 찾아간다.(p.202참조) 의외로 담담하게 제우스를 맡은 세멜레는 놀랍게도 에우로페의 조카였다. 세멜레는 제우스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여기고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이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가 이들의 만남을 눈치챈 것. 결국, 헤라의 꾐에 빠져 세멜레는 죽고, 제우스는 애정의 결실인 아기를 자기 허벅지에 넣어 살린다. 이 아기는 바로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의 이야기는 다음 챕터에서 이어진다.

<신화의 숲에서 사랑을 만나다>, 흥미로운 책이다. 사랑을 주제로 접근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읽고 싶다면 꼭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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