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냥 됐다 싶어 이쪽에서도 단념한다. 생각해보면 늘 이런식으로 지금까지 자신의 생각을 어느 시점에선가 단념해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 따윈 됐다고 우기는 사람이, 실은 얼마나 그 친절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상대를 위해서 그랬다고 하면서도 결국 자신을 위해 중간에 포기해왔다는 것을 짧은 순간에 깨달았던 것이다.-41쪽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48쪽
와타나베는 워낙 다른 사람과 식사하는 게 비위에 안 맞았다. 자기가 먹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도 싫었고, 다른 사람이 먹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았다. 무방비 상태가 되는 거 같다고나 할까. 다시 말해서, 자기가 뭔가 먹고 있는데 그 모습을 누가 빤히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사람 앞에 발가벗고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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