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스토리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여인 '가츠'와의 대화로 4권은 시작된다. 와타루는 사람기둥 문제에 거의 초연한 모습을 보인다. 북쪽대륙으로 떠난 미쓰루를 쫒지도 않고, 그에게 길을 양보하는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한다. 처음 '비전'에 오도록 도와준 것을 잊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가츠'는 강하게 주장한다. '현세에서 걱정하고 있을 어머니 생각을 할 것, 소식없는 자식을 마냥 기다릴 어머니는 쓸쓸한 여생을 보낼 것'(p.20참조)이라고. 나아가 '비전'은 생각지도 않고 자신의 목적만을 위해 전진하는 미쓰루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갈등하는 와타루.

가츠는 구체적인 계획을 전한다. '하이랜더 선발대가 북쪽통일제국에 잠입하여 황제 가마 아그리아스 7세를 암살한다는 것'(p.45). 와타루의 용의 피리를 이용해 드래곤 죠조를 불러내려고, 가츠는 저리도 끈질기게 와타루를 설득한 것이다. 와타루는 가츠와 함께 북쪽통일제국으로 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계획이 새어 나간듯 롬멜대장의 슈팅겔 기사단이 습격(p.69이하)해오고 죠조를 불러 겨우 탈출하는 와타루 일행.

한편, 미쓰루는 북쪽통일제국에 도착한다. 험란한 여정을 거쳐 도착한 점을 높이 평가한 황제는 그를 귀빈으로 대접을 한다.(p.104이하) 미쓰루는 직접적으로 말한다. 자신이 북쪽통일제국에 온 이유를. '황제 일족이 가지고 있는 왕관에 장식된 보석이 자신이 찾고 있는 마지막 보석이란 것을. 그것만 얻을 수 있다면 운명의 탑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p.106) 하지만, 황제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미쓰루가 말한게 '봉인의 관'임을 설명하고, 그것에 얽힌 비밀-보관 장소에서 옮길 경우 비전전체에 재앙이 내린다-까지 이야기한다. 미쓰루는 마냥 기다려만 하는걸까? 과연 그럴까?

죠조의 고향 '드래곤의 섬'에 잠시 들른(p.161이하) 이들은 많은 정보를 얻고 다시 길을 나선다. 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충격적인 장면, 바로 미쓰루가 거인 골렘을 소환해 북쪽통일대륙의 황도 소레브리아를 파괴하고 있던 것이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 와타루와 미쓰루는 만난다.(p.188) 왠지 어색한 분위기. 이후 이야기는 소레브리아를 초토화 시키려는 미쓰루와 이를 막으려는 와타루일행의 대격전이다. 게임을 능가하는 엄청난 흥미진진함. 이 부분이야 말로 <브레이브 스토리> 4권의 백미다.

미쓰루와 와타루의 관계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이제껏 와타루는 미쓰루를 친구로 여기고 되도록 그를 이해하려 했다. 그러나 목표를 위해 황도를 파괴하는 모습, 리우도사의 등장(p.267이하)를 계기로 새로운 결심을 한다. 마지막 보석 '어둠의 보석'을 손에 넣기 위해 미쓰루와 대결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까? 인간기둥이 되는 비운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미쓰루와 와타루의 마지막 우정, 최후는 다른분을 위해 남겨두겠다. 역시 미야베 미유키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에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와타루와 함께 비전을 누비던 지난 몆주간 참 행복했다. 상상속에서나 꿈꿔왔던 게임속 세계를 누비는 환상적 경험, <브레이브 스토리>가 아니었다면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게임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다. 최고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명성에 걸맞는 장대한 작품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초대형 판타지'라고 칭할 수 있으리라.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