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력을 다해 달렸다. 바람이 달리는 등을 밀어 주었다. 이런 모든 행위에 의미는 없다. 요리의 완벽한 육체도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그것은 세월이 지나 MG의 게임을 누구도 플레이하지 않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순간, MG는 커다란 소리로 부르짖으며 이 세계를 비웃고 있었다. 이 순간의 흥분이 모든 것이다. 동이 트려면 아직 멀었다. 모는 것이 하얀 빛으로 바랠 때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면 그만이다.-134쪽
풍화되어 모서리가 닳은 콘크리트로 된 호안 끝이었다. 높이 맑게 갠 가을 하늘. 구름은 엷은 유백색 층을 이루며 하늘 아래 절반을 덮고 있었다. 마른 햇살이 만물 위에 고른 빛을 뿌려 주고 있었다. 짙은 주름으로 어두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도쿄 만, 거대한 원형의 오르막길과 그 끝에서 원을 그리고 있는 레인보우 브리지, 건너편 해안의 장난감 같은 빌딩들과 수많은 공장 설비들. 특수한 해상도로 그려진 컴퓨터 그래픽의 거리였다. 자신의 팀이 <여신도시>에서 만들었던 것은 이런 이미지가 아니었을까?-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