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이다 - 조선의 태평성대를 이룩한 대왕 세종
이한 지음 / 청아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조선이다>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인간 세종'은 충녕대군이 왕위에 오르기까지를, 어린시절과 양녕대군 효령대군과의 관계를 통해 풀어간다. '2장, 전문가의 시대'는 세종을 보좌하던 인물들과 세종의 업적을 이야기하고, '3장, 빛이 강할수록 어두움도 짙은 법'은 세종대의 어두운 면을 돌아본다. 마지막 '4장, 선량한 독재자의 그림자'는 세종승하 이후, 권력투쟁등을 살펴본다.

세종에 대한 깊이 있는 서술내지 역사적 고증을 바라는 독자라면, 읽지 마시길 권한다. 깊이 있는 역사적 접근을 시도하는 책은 아니다. 세종대를 가볍게 되짚어 본다는 정도. 이는 양면이 있다. 어려운 역사적 고증보다는 부담없이 세종대를 접하고자 하는 독자에겐 도리어 좋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 아무튼.

1장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이 대부분이라, 특별히 언급할 게 없다. 2장, '황희'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이다. 청렴결백의 대명사 황희의 숨겨진 면모를 알았다고나 할까. 황희는 야사에서 전햐지는 그런 완벽하고 깨끗한 관리는 아니었다. 교하 일대의 토지를 차지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p.105) 범죄를 저지른 친족을 비호하기도 한다. 그의 업적에 비하면 그리 큰 결점이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실망감이 크게 드는건 왜일까? 명재상 황희의 이상화된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걸까?

세종의 가장 큰 업적인 한글창제 이야기는 p.169이하에 언급된다. 저자는 말한다. '조선왕조실록에 이와 관련된 정보가 너무 적어, 한글창제에는 미스터리라고 말해도 될 만큼 많은 수수께끼가 있다.'(p.169)고. 이어 창제과정, 창제주체에 대해 나름의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문제제기수준의 이야기고, 깊이있는 분석은 없다. 그냥 두리뭉실하게 언급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세종을 이야기 한다면 적어도 '한글창제'에 대해선 좀 더 확실하게, 깊이 있게 서술해야 하지 않을까?

'세종의 건강기록부'(p.214)와 '세종의 여인들'(p.238) 흥미로웠다. (자극적인 주제에만 관심을 갖는건가?ㅋㅋ) 세종은 즉위내내 갖은 질병에 시달렸다. 비만에 눈병(백내장으로 추정), 피부질환, 임질등. 그는 고기반찬을 좋아하고 운동을 싫어하는 비만이었다. 오죽하면 아버지인 태종이 '몸이 비중하니, 때때로 나와 놀라'(p.215)고 까지 했을까. 실록에는 세종이 '임질'을 앓고 있다고 언급되는데,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아들 문종의 짧은 생도 이와 연관이 있는건 아닐까란 생각이. 세종은 수많은 여인들 사이에서 22명의 자식을 뒀다. 태종, 성종과 더불어 손에 꼽을 만하다. (세종의 가족구성은 p.239참조)

<나는 조선이다>, 세종에 대해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어차피 전공서가 아닌 이상 그 이상을 요구하는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