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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의 쿠바 - 체 게바라와 함께 한 혁명의 현장
그레고리 토지안 지음, 홍민표 옮김, 오스왈도 살라스.로베르토 살라스 사진 / 황매(푸른바람)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부제를 정해 보았다. '사진으로 본 카스트로와 쿠바', '오스왈도,로베르토 살라스가 본 카스트로'. 제목에 오스왈도,로베르토 살라스 부자와 사진이 빠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카스트로의 쿠바>는 카스트로에 대한 평전내지 자서전이 아니다.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 그리고 쿠바혁명을 가까이서 지켜 봤던 살라스 부자가 사진을 통해 이들을 반추하는 형식이다. '글'보다도 '사진'이 주가되는 책. 행복한 여정이었다. 혁명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열정, 처음 접한 그들의 모습, 그리고 쿠바…. 많은 것을 얻었다.
전체적인 구성은 이러하다. 살라스 부자의 사진이 소개되고, 이를 바탕으로 그레고리 토지안의 글이 이어진다. 로베르토의 생생한 사진 설명을 곁들여서. 그럼 '살라스 부자'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다. 제1장 전체는 바로 이들 부자 이야기다. (특히 오스왈도 살라스. 1장만 보면 '오스왈도 살라스'에 대한 책인 듯함^^) 미국에서 중하계층의 삶을 살던 오스왈도 살라스는 카스트로와 운명적으로 만나 쿠바혁명에 참여하게 된다. 정부의 공식 기관지 <혁명>의 사진기자로, 카스트로의 수행원으로, 그가 카스트로의 일거수 일투족을 사진에 담았기에 우린 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제2장부터 본격적으로 '피델 카스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실 '카스트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독재자' 이 하나였다. 하지만 알았다. 얼마나 편향된 생각이었는지를, 미국 중심 세계관에 물들어 있었다는 것을, 아직도 대다수 쿠바인들은 카스트로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상하지 않은가? 만약 카스트로가 쿠바인들을 억압하는 독재자라면, 왜 그들은 카스트로를 지지하는 것인지, 부패한 바티스타 정부를 몰아냈던 쿠바인들 아닌가?
'피델 카스트로'의 젊은시절 사진(p.75,76)은 충격이었다. 수염 없는 깔끔한 얼굴에 균형잡힌 몸매, 말숙한 정장차림, 멋진 모델을 보는 듯 하다. (남자가 봐도 근사한 멋진 모습) 덥수룩한 수염에 긴 머리칼만 보다, 저런 말숙한 모습을 보니 놀랍기만.
그럼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이뤄낸 쿠바혁명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내 반 바티스타 운동중 하나였던 '7월 26일 운동'을 주도하던 카스트로는 체 게바라와 함께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게릴라전을 벌인다. 57년 1월, '라 플라타'에서 승기를 잡기 시작해 점점 바티스타를 압박하던 반정부군은 '7월 26일 운동'의 후신인 시에라 마에스트라 반군을 중심으로 재정비하고…미국마저 바티스타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 결국, 59년 1월 1일 새벽2시, 바티스타는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달아나고 카스트로는 쿠바혁명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다.(p.90이하 참조)
카스트로의 쿠바혁명은 '체 게바라'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체 게바라 관련 내용은 '제5장'에 소개된다. 이 책이 체 게바라를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그리 많은 비중은 아니다. 하지만 체 게바라의 다양한 사진을 접하게 된 것 하나만으로도 인상적이었다. 고독한 표정으로 담배연기를 내뿜는 모습(p.165), 귀여운 딸 '일디타'의 손을 잡고 웃고 있는 모습(p.166), 텔레비전 스튜디오에 앉아 집중하고 있는 모습(p.169), 바다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독서하는 모습(p.170,171), 흙투성이 군화를 신고 자발적으로 근로를 하다 잠시 쉬는 모습(p.173 천진한 웃음과 약간 나온 배가 어찌나 정겨운지^^), 말하다 시가를 든 손을 강조하는 모습(p.181)등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보석같은 사진들이 기다리고 있다.
<카스트로의 쿠바>,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잘 알지 못했던 카스트로, 쿠바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특히 살라스 부자의 사진은 인간 카스트로, 인간 체 게바라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들의 열정, 숨결, 정신이 묻어나는 사진을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