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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붉은 손가락>이야말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 할 만하다. 노인문제와 단절된 가족관계등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 치밀하고 논리적인 구성, <용의자 X의 헌신>보다 한걸음 더 나아갔다.
한 가족이 있다. 평범한 회사원인 마에하라 아키오, 아내 야에코, 중학생인 아들 나오미, 치매끼가 있는 노모…. 평범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비극은 안에서 싹트고 있었다. 부부갈등, 외도, 방안에 틀어박혀 컴퓨터만 몰두하는 아들, 가족간 마음의 교류나 따스한 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가족(p.271참조)인 것이다.
사건은 갑작스런 부각된다. 집안 정원에서 여자아이의 시체가 발견된 것.(p.42) 범인은 나오미임이 밝혀진다.(p.47) 그의 반응은 이렇다. "나는 미성년자야! 미성년자가 한 일은 부모한테 책임이 있어! 나는 몰라!"(p.50) 아무런 죄책감도, 부모에 대한 미안함도 없는 저 뻔뻔함에 치가 떨렸다. (범인이 초반부에 밝혀진다는 점에서 <용의자X의 헌신>과 유사하다. 이웃 모녀의 살인혐의 벗기기 / 아들의 살인혐의 벗기기등 전체적으로 두소설은 비슷한 느낌이다.)
사실을 알게 된 아키오는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p.57) 야에코는 필사적으로 막는다. 야에코는 말한다. "어차피 우리는 끝장났어. 나오미는 자수시킨다고 해도 우리가 제대로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자식을 그런 아이를 키운 죄를 두고두고 갚아야겠지. 자수를 시켜봤자 어느 누구도 우리를 용서해 주지 않아. 우리는 모든 걸 다 잃을거야."(p.62) 결국, 이들은 사체은닉에 나선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건을 맡게 된 '가가 교이치로, 마쓰미야 슈헤이'형사는 피해자 몸에 남아있던 '잔디'(p.120), '발포스티로폼'(p.125), '양쪽 운동화 묶는 방법의 미묘한 차이'(p.169)등을 주요 단서로 수사해 나간다. 특히 가가 교이치로는 마에하라 집안에 강한 의혹의 시선을 보낸다. 교이치로는 시체운반에 사용된 빈상자, 은닉장소등을 토대로 '범인은 자동차나 면허가 없거나, 자전거를 가진 자'로 한정했는데, 바로 마에하라 일가가 이에 부합한 것. 한편, 좁혀 오는 수사망에 아키오와 야에코는 새로운 계략을 꾸미는데…
* 제목 '붉은 손가락'의 의미는 결말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어서, 자세히 언급할 수 없다.(자세한 것은 p.264참조)
* 교이치로와 그의 아버지(가가 다카마사)간 관계내지 비밀도 인상적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