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 - 조선 천재 1000명이 죽음으로 내몰린 사건의 재구성
신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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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뒤흔든 최대 역모사건>은 선조대 벌어진 '기축옥사'를 다루고 있다. 사건 주모자로 알려진 정여립과 대동계, 가상 인물 길삼봉, 음모와 진실. 주목할 만한 것은 독특한 이야기 구성이다. 정여립과 역모 진행과정을 평면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기축옥사를 둘려싼 배경, 인물, 음모등 모든 정황과 가능성을 주제별로 서술하고 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제1부 '천재들이 벌인 참혹한 전쟁'은 사료를 바탕으로, 기축옥사를 둘러싼 모든 제반 이야기를 주제별로 서술한다. 제2부 '기축옥사의 숨겨진 진실을 찾아서'는 저자가 다양한 논문을 참조해 기축옥사의 진실을 파헤치는 부분이다.

의혹만 가득한 기축옥사지만, 일단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집안이 몰락하고 서인이 정권에서 멀어지자, 송익필등은 음모를 꾸민다. 일차 표적이 된 정여립을 정감록 참설과 엮어 역모를 꾸민다고 고변케 한다. 정철등 서인세력은 이를 기화를 수많은 선비들을 연루시켜 죽인다. 한마디로 서인인 송익필 배후조정하고 정철이 이를 일선에서 수행했다고 보는 것(p.202이하 참조)이다. 물론 이건 하나의 견해로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논란이 되는 건, 정여립이 실제 역모를 준비했는지 여부, 기축옥사는 서인에 의한 조작인지 여부, 정여립은 자살한게 맞는지 여부등이다. 읽다보니, 서인세력의 음모일 가능성에 비중을 두게 되었다. 역모고변이 정여립이 활동하던 전라도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나왔다는 점, 주모자로 지목된 길삼봉이란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데다, 서인측이 길삼봉이라 주장한 최영경 역시 길삼봉으로 볼 수 없는 점등, 음모 가능성이 크다.

정여립이 활동하던 전라도는 기축옥사 이후 반역향으로 낙인 찍혀버렸다. 실체도 불분명한 역모사건때문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오랜시간에 걸쳐 고통을 받아 온 것이다.

저자는 정여립이 왕위세습과 충군사상을 부정한 공화주의자라며 높게 평가한다. 일련의 서술을 보면 충분히 공감이 된다. 한가지 아쉬운건, 정여립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를 이토록 높게 평가하면서 그에 대한 서술이 미약하다면 뭔가 심심하다. 어린시절이야기나, 그에 대한 다양한 일화, 그가 이끌던 대동계에 관련된 이야기등 좀 상세했다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대동계는 그의 사상의 핵심이자 실천수단이었음에도 비중있게 소개되지 않는다. 사료가 부족해서 일까?

이 책을 통해 기축옥사, 정여립, 대동계, 임진왜란 직전 사회상등을 접할 수 있었다. 조선의 최대 역모사건, 기축옥사를 분석해 가는 독특한 구성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 옴니버스 형식인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초반 약간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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