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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 - 롬멜 리더십, 열정과 추진력 그리고 무한한 낙관주의 ㅣ KODEF 안보총서 7
크리스터 요르젠센 지음, 오태경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롬멜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뿐이었다. 부끄럽게도 그가 연합군측 장군인지, 독일장군인지도 알지 못했다. 다행히 이 책을 통해 많을 것을 알게 되었다. 롬멜이 히틀러의 총애를 받은 독일군 장군이란 사실에 약간 놀랐지만, 이도 그의 빛나는 활약을 덮을 수는 없었다.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는 얼핏 독일의 명장 '에르빈 롬멜'의 전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기라기보단 그의 군생활, 양차대전을 거친 활약상을 중심으로 리더쉽을 조명하는 책이라 하는 것 타당하다. 전기에 필수적인 유년시절 서술이 적고, 롬멜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무기(특히 전차)에 대한 이야기도 길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롬멜이 전차부대를 이끌었지만,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판단했다.)
롬멜의 좌우명이 두개 소개된다. 하나는, 루마니아 전선에서 동상과 굶주림을 겪으며 얻은 '너 자신이 하고 싶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부탁하지 마라.'(p.21) 다른 하나는, 카스레토 전투에서 기만전술을 성공시킨 다음 얻은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p.24)이다. 어찌보면 '이미 알고 있는거 아냐?' 하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몸소 얻은 좌우명이라 가슴깊이 다가 온다.
'사막의 여우'란 별명을 얻게한 롬멜의 북아프리카에서의 대활약은 p.108이하에서 볼 수 있다. 당시 세계대전 전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난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각국의 관계, 무기등 전력, 유력인사들의 면면 등. 롬멜은 사막전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사막은 전술가에게는 천국이지만 보급장교에게는 지옥이다.'(p.124) 공감간다. 보급을 소홀히 했다는 일부의 비판을 받는 그의 말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군수보급은 전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잘해도 보통인 그런 대접을 받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임무를 다하는 보급장교들의 고충을 롬멜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롬멜의 성공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 진다. 이는 p.202에서 이야기 된다. '사막에서 성공을 이룬 롬멜만의 운용방식과 핵심개념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밀집대형 유지 및 적의 보급선 위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다음과 같이 결론 내린다. '속도가 전부다. 적에게 알아챌 시간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 추격군의 빠른 재조직과 보급의 재정비는 필수적이다.'(p.203)
최연소 독일 육군원수에 오르며(p.201) 승승자구하던 롬멜이지만, 노후된 무기와 지휘부사이 갈등으로 어려움도 겪는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어려움에 빠진 후반부를 읽으며 안타깝기 까지 했다. 당시는 이미 롬멜 혼자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처음에 말했듯이 그는 나치와 히틀러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인물이다. 그럼에도 이토록 존경받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적군에게도 아군에게도 존경을 받았던 에르빈 롬멜. 그의 활약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 다양한 시각화 자료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p.76,77,80,97,113,120,143,159,189,227,329 등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사진은 이보다 더 방대하게 실려있다. 또한 각 챕터 앞에 수록되어 있는 대형사진도 인상적이다.
* 제목인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는 p.87에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