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세계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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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에 혈안이 된 '방송조직위'는 '집단 수용소'란 리얼리티쇼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한다. 대중의 비뚤어진 관심속에서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황산>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식물원을 산책하다 체포당한 미모의 소설가 파노니크와 감시자 카포인 즈데나의 동성애적 분위기(사실은 즈데나의 일방적 짝사랑이지만), 대중에 대한 파노니크의 분노이다. 특히 후자는 확대해석이 가능하다. 파노니크가 소설가인 점과 관련, 실질적으로 아멜리 노통브가 '독자들'에게 보내는 일갈인 것이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p.72,73참조)

사실, 무차별 체포, 집단수용소, 폭력, 살해등 설정이 크게 공감가지 않았다. 무차별 체포가 자행되는 동안 경찰은 도대체 뭘 했단 말인가?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몸서리 처진다. '삼청교육대, 긴급조치등' 실제 경험했던 일이다. <황산>의 설정이 다소 모호하나 방송조직위, 경찰을 비롯한 권력층이 전부 한통속이라는 인식을 깔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우매한 대중까지 포함시켜야지.

제목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멜리 노통브 소설의 제목은 엉뚱한 듯 하지만, 읽어보면 공감이 되는 제목이다. '두려움과 떨림' '머큐리'등. 하지만 '황산'이라는 제목은 별로다. 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p.187이하에 언급되는데, 차라리 '몰로토프 칵테일'나 주인공의 이름을 따 '파노니크'가 낫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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