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기술
제니스 A.스프링 지음, 양은모 옮김 / 메가트렌드(문이당)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용서의 기술> 제목만 듣고도 정말 읽고 싶던 책이다. 절실히 '용서의 기술'을 원했다. 자기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른채, 잘났다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나. 제대로 된 용서야 말로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한 필수다. 한 문장 한 문장 머리속에 새기고, 음미했다. 이제 남은건 실천뿐이다.

저자는 가장 먼저 '용서에 관한 일곱 가지 비밀'(p.17이하)이라는 제목하에, '용서'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비판하고 진정한 용서를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자기 수양을 위한 책들 대부분은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더라고, 상처를 입은 사람은 용서하거나 용서하지 않거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선택을 강요받은 사람은 자신의 고통은 무시한 채 용서받을 자격이 없는 상대를 쉽게 용서하거나, 혹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한 후 증오심에 갇혀 버리게 된다.'(p.18,19)

저자는 '진정한 용서'를 위해 '수용'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수용'은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단어다. '이 책은 용서의 과정 중에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설명한다. 나는 그것을 수용이라고 부른다. 수용은 가해자가 치유 과정에 참여할 수 없거나 참여하러고 하지 않을 때, 보상을 거부하거나 보상할 수 없을 때, 대인 관계에서 일어난 피해에 반응하는, 책임 있고 믿을 만한 대응 방식이다.'(p.19)

대략적인 방향을 소개한 저자는 '거짓 용서' '용서 거부' '수용' '순수한 용서' 네가지 다른 접근법 차례로 소개한다. 앞 둘은 역기능적이요, 다른 둘은 순기능적이라 한다.(p.26참조)

[Chapter1] 거짓 용서
거짓 용서는 감정을 처리하고 피해를 받아들이지 전에 성급하고 쉽게 용서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아무 보상도 요구하지 않으며 강제적이고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 화해를 시도하는 것이다.(p.33)  거짓 용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 없이 가해자에겐 용서를 얻기 위해 아무것도 한것 없이 용서를 얻었다는 환상을 주고, 피해자에겐 자신이 당한 피해를 인정하고 평가하는 기회를 빼았아 버린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거짓 평화, 허무의 바다'라고 표현한다.

거짓 용서에 빠지는 자들의 유형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p.34이하)된다. 흥미로웠다. 폭넓은 상담 치료 경력을 가진 저자가 생생한 사례가 빛을 발하는 부분.

[Chapter2] 용서 거부
용서 거부는 두가지 형태를 취한다고 한다. 가해자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하면서 파멸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그것이다. 용서 거부의 문제는, 협상내지 정서적 결단을 불가능하게 하고 가해자가 후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을 경우 두 번 짓밟힌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점(p.68)이다.

역기능적 수용방법을 살펴본 저자는 [Chapter3] [Chapter4]에서 순기능적 수용방법, 즉 수용과 순수한 용서를 살펴본다. 양자를 나누는 것에 대해 저자는 '두 개의 다른 방법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 가능성의 확장 차원'에서 이해한다. 수용은 자신을 위해 혼자서 하는 치유여행이고, 순수한 용서는 가해자가 보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당신이 존중할 때 그와 함께 하는 치유여행이다.(p.169참조)

<용서의 기술>을 읽으며 지금까지 상처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애써 거짓으로 용서하거나, 그들을 증오하며 용서를 거부하던 기억들. 가슴속에 응어리진 상처덩어리. '이 책을 조금만 더 빨리 알았다면'이란 뻔한 후회가 든다. <용서의 기술>은 진정한 용서를 통해 마음속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 널리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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