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큐리
아멜리 노통브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7월
구판절판


"수은은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면 전령의 신, 머큐리가 되오. 머큐리의 상징이 뭐요? 뱀 두 마리가 휘감고 있는 지팡이 말이오!" "의학의 상징" "그렇소. 당신 직업이지. 전령과 의사에게 같은 상징을 사용하는 이유가 궁금하군."-131쪽

"아름답다는 게 그렇게 두려워요? 당신보다 덜 아름답긴 하지만 나도 이해가 가요. 못생긴 게 차라리 편하죠. 전혀 도전받지 않아도 되고, 모든 걸 불운 탓으로 돌리고 입을 씻으면 되니까. 반면 아름다움은 약속이에요. 유지하기 위해 늘 가꾸어야 하니까 이만저만 힘든 일이 아니죠. 몇 주 전, 당신은 그것이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선물을 원하는 건 아니에요. 모두가 선택된 사람이 되기를, 놀라 휘둥그레진 사람들의 눈 앞에 서기를, 인간들의 꿈을 구현하기를, 세월이 입혀 놓았을지도 모르는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매일 아침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거울 앞에 서기를 원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추함은 아무 변화 없게 해요. 그리고 당신은 그 위치를 너무나 좋아하고……."-145,146쪽

"아니면 아마도 아무나가 되어야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핑계하에 너무나 평범해 눈에 띄지 않는 다수처럼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기를 원했겠죠. 안됐지만 당신은 그런 다수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러니 그 슬픈 현실에 적응해야 할 거에요. 당신은 안목이 있는 한 변태가 당신의 아름다움을 혼자 즐기기 위해 당신 자신의 눈으로부터도 앗아 가고자 했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그는 장장 5년 동안이나 성공했죠. 친애하는 선장님, 아무리 좋은 것에도 끝은 있기 마련이랍니다. 악몽처럼 여겼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 닥치죠. 앞으로는 당신 보물인 하젤을, 하젤 자신을 비롯한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가져야 하겠네요……. 하젤, 당신 생일을 기념해 당신 눈에 당신의 아름다움을 선물하겠어요."-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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