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옷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멜리 노통브'의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시간의 옷>이 처음 읽는 그녀의 작품이다. 사실 '그'인지 '그녀'인지도 읽다 알았을 정도니, 정말 '이름만' 들어왔던 것.

<시간의 옷>은 대화로만 구성된 소설이다. 독특했다. 그리고 대단했다. 대화로만 이야기를 구성하는 건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아멜리 노통브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1995년을 살던 아멜리 노통브, 2580년을 살고 있는 셀시우스. 그들의 치열한 논쟁. 가히 충격적이다.

이야기의 핵은 '품페이 화산분출의 음모'이다. 즉, '미래의 과학자들이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그 과학자들이 서기 79년도에 일어난 베수비오 화산분출을 일으켰다. 범죄의 동기는 바로 고대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잿더미와 용암으로 덮어 보존하려는 것.'(p.10참조) 이처럼 기존 알려졌던 폼페이 화산분출에 대해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저자가 소설속 인물로 등장)는 의문을 품고, 미래 과학자들은 비밀이 탄로날 것이 두려워 그녀를 2580년으로 소환한다.

만나게 되는 26세기 인물, 셀시우스.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들의 논쟁이다. 철학적이고 심오한 주제지만, 이들의 치열한 논쟁속에서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멜리 노통브의 귀환과정이 약간 급작스럽지만, <시간의 옷>이 보여준 광대한 상상력과 충격 앞에선 그리 큰 결점은 아닐 것이다.

1995년으로 귀환한 아멜리 노통브는 셀시우스와의 논쟁을 글로 옮긴다. 이런 말로 끝을 내고 있다. '이 원고를 다 쓰고 나서 출판사 사장에게 갖다 주었다. 나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고 분명히 밝혔다. 아무도 내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p.183)라고…난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아멜리 노통브, 난 믿을께요. 당신의 글을 읽으니 믿을 수 밖에 없군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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