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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마돈나>를 읽으며 골칫거리를 잠시나마 날려버릴 수 있었다. 복잡한 머리가 개운해졌다.
<마돈나>는 다섯편의 단편이 수록된 단편집이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간 선보였던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중년남성들의 심리상태와 일상이 흥미롭게 묘사된 것이 인상적이다.
표제작인 '마돈나'는 영업3과 과장 '오기노 하루히코'가 신참 부하직원 '구라타 도모미'에게 묘한 감정을 품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부하직원에서 연정을 품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비도덕적으로 보이지만, 오쿠다 히데오는 특유의 유머로 이야기 이끈다.
마흔두살의 오기노 하루히코. 그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상대(직장 부하 여직원)에게 호감이 생긴 순간부터 상상속의 연애를 즐기는 습관.(p.10) 지금까지 세 번 부하 여직원을 좋아했던 그에게 네번째 그녀가 찿아 온다. 바로 우리의 마돈나, '구라타 도모미'. 그녀는 차분하고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여자였다. 거의 20년 가까운 나이차지만, 하루히코는 도모미를 짝사랑한다.
하루히코의 짝사랑이 직책을 이용한 강요내지 이상한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변태 직장남성의 여직원 농락기'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저런 것이 책으로 나올리 없지 않은가? 저자는 42세 과장과 부하직원 야마구치를 연적으로 설정해 웃음을 유발시킨다. 서로가 도모미를 쟁취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다한다. 이런 갈등은 결국 주먹다짐으로 까지 폭발하는데,(p.69이하) 갈등 후 이들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모미는 자기 일에만 열중할 뿐이다. 과연 이들의 '이상한' 관계는 어떻게 될런지?
<마돈나>는 재밌고 유쾌한 책이다. 복잡한 가슴을 툭툭 털어버리고 싶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