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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까의 한국고고씽
고마츠 사야까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사야카의 한국고고씽>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사야카님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블로그에 들어가 읽었던 글을 책으로 만나게 되니 아주 반갑다. '과연 그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경험을 했을까?' 라는 궁금증. 그럼 사야카님의 한국체험기 속으로 들어가자.
'한국에서의 초가난한 생활'(p.27-37) 인상적이다. 자취생은 원래 가난하고 궁색하게 마련인데 하물며 타국에서 혼자 사는 경우는 어떠하랴? 6개월 단기체류 계획때문에 변변한 가구나 취사도구도 없이 살던 사야까, 냄비를 다리미로 이용하고, 고장난 TV로 KBS1만 봐야했던 사야까. 지금 돌아보면 같이 웃을 수 있지만, 당시 그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가족도 친구도 없는 타국에서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갔을 그녀의 모습. 안스럽기도 하다.
'생생 리플 고고씽'이라는 섹션이 있다. 네티즌들의 댓글과 사야카님의 답글을 그대로 옮겨둔 부분이다. 블로그를 바탕으로 한 책이라, 생생한 네티즌들의 반응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사야카님이 일일이 답글 달아 준 것도 인상적.
'목욕탕내지 때밀이 관련 체험기는 흥미롭다. '내 몸에서 우동 뽑기'(p.83)라는 약간은 엽기적인 때밀이 체험기, 아줌마들의 질문러시 공간 사우나(p.94), 여러 이야기가 공유되는 목욕탕이야기(p.100), 여자 목욕탕의 재미(p.124)등등 목욕문화가 발달한 일본출신 저자라 그런지 우리의 목욕문화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다. 그런데 우동이라니^^
'남의 일을 내 일처럼 도와주는 정신'(p.148)부분에선 버스소매치기를 여러 사람이 합심해서 잡아낸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야카님은 이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그리고 지하철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故이수현님 이야기를 한다. 그의 정신을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사야카님. 일본 총리는 바쁜 방한 일정중에 故이수현님 부모님을 찿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다. 한 부분을 인용하겠다.
"일본인들은 남에게 절대 폐를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남을 도와주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이제까지 내가 본 한국인들은 위기 속에서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인 사람이 많았다. 어떨 때는 남에게 폐를 끼치기도 하지만 위기에 처한 사람을 보면 목숨을 걸고라도 도와준다. 그 대상이 일본인일지라도…"(p.150)
'고고씽 일본속으로'라는 섹션이 있는데, 이것은 사야카님이 일본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많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 보기만해도 즐거웠다. 보통 일본인들의 가정환경을 소개한 부분(p.53), 일본 추석을 소개한 부분(p.106), 개를 모시는 신사를 소개한 부분(p.152)등등 인상적이다.
책을 읽는내내 아주 즐거웠다. 부담없이 유쾌하게 읽을 수 있다. 힘든 타국생활이지만, 당당하고 즐겁게 생활하는 사야카님이 멋져 보인다. 좋은 추억만 가득담아 가시길….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일본처녀의 좌충우돌 한국 체험기'를 접하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