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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립의 기술
신상훈 지음 / 도서출판 해바라기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에드립의 기술, 일단 재밌다. 저자는 애드립의 기술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풍부한 사례와 유머를 소개하는데, 그 자체로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를 가진다. 읽는내내 유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일단, 에드립이 정확히 뭔지부터 알고가는게 순서일 것이다. '애드립(ad lib)은 '임의로'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ad libitum'의 준말이다. 주로 재즈의 즉흥적인 독주나 영화,연극,공연등에서 배우가 흥에 겨워서 혹은 대사를 잊었을 때 대본에 없는 대사를 즉흥적으로 지껄이는 것을 말한다.'(p.19) 그동안 애드립에 대해 많이 들었었는데, 정확한 단어의 뜻은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애드립은 왜 중요한 것일까? 왜 우리는 애드립의 기술을 알아야만 하는 것일까?
저자는 말한다. '애드립은 이 시대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우린 이 주장을 깊게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비롯 애드립이라고 한정해 말하지만, 결국 이는 재치넘치는 말솜씨(표현이 조금 마음에 안들지만)나 유머감각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라. 어떤 어떤 이들이 환영받는가? 바로 재치넘치는 유머감각있는 이들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흥미로운 예를 살펴보자.(p.31) 때는 1984년 미국대선, 먼데일 후보는 경쟁자인 레이건 대통령의 고령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대통령의 나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먼데일) / "이번 선거에서 나이를 문제삼지 않겠다"(레이건) / 득의만면한 먼데일이 "무슨 뜻이냐?" 되묻자 / 레이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신이 너무 젊고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 미국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고 먼데일은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고 한다. 이처럼 애드립으로 대표되는 유머감각은 정말 중요하다.
또한 '내 몸값을 올려주는 애드립'(p.34이하)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이 부분은 별도로 소개하지는 않겠다. 직접 읽어보시길...
이제 저자는 품격있는 애드립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러면서 애드립을 4차원으로 분류하는데, 1차원 애드립은 나만 웃기는 애드립, 2차원 애드립은 너를 웃기는 애드립, 3차원 애드립은 모두를 웃기는 애드립이다.(p.67) 그리고 4차원 애드립은 바로 고품격 애드립. 이후 서술은 이런 4차원 애드립의 기술을 소개하는 것인데, 위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저자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을 생생한 대화체를 살려가며 제시한다.(p.69이하)
연설하거나 다른이들 앞에서 발표해야 할 때 유용한 독창적인 서론 만드는 법을 제시하는데, (p.106) 인상적이었다. 유명한 격언이나 속담등을 활용한 서두, 질문으로 시작하는 서두, 통계자료를 활용한 서두등...어렴풋하게 알고 있던 지식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해 주어서 좋았다. 또한 비슷하게 '강연을 위한 애드립 총정리'(p.176-177)를 해주는데, 저자의 친절한 자세라 아니할 수 없다^^ 나중에 강의발표나 프리젠테이션때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p.178이하에서는 '애드립의 달인'들을 소개한다. 임현식,김제동,하일성등 '애드립'하면 최고로 손꼽히는 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봐온 저자가 이야기 하는거라 그런지 훨신 흥미로웠다. 특히 하일성 KBO사무총장의 애드립은 소개하는 부분은 너무 웃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다. 자세한건 언급하지 않겠다. 읽어보시길.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애드립사전'이라 해서 애드립의 공식 같은것을 소개하는데, 이는 저자가 준비중이라는 애드립사전의 모태격으로 이해했다. 참 흥미롭고, 유쾌한 책이다. 한여름 더위와 습기를 한방에 날려주었다. 저자가 준비중이라는 '애드립 사전'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