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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 지친 내 삶에 찾아온 특별한 행복
로저 하우스덴 지음, 윤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오아시스>를 받고, 이리저리 살펴보니 왠지 친숙했다. 얼마전 읽은 <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 작가의 다른 작품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를 통한 자기계발이란 것도 같았다. 한마디로 <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의 2편격이라고나 할까? 전작을 뭐낙 인상깊게 읽어, 이 책 역시 반가웠고, 큰 기대속에서 읽어갔다.
스탠리 쿠니츠가 70세때 썼다는 '변신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수많은 삶 속을 걸어왔네/ 그중에 몇몇은 나 자신의 삶/ 그리고 지금은 예전의 내가 아니다/ (중략) / 아, 나는 진실한 애정으로/ 동족을 만들었지만/ 그들은 모두 흩어져 버렸네!"(p.52) 슬픔이 묻어나는 글귀에 가슴이 흔들렸는데, 저자의 설명을 들으니 스탠리 쿠니츠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을거 같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어머니,누이,그리고 가장 아끼는 친구까지 연이어 잃었다고 한다.
일생을 함께 했던 소중한 이들을 잃고, 이제 자신도 생을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 과연 그가 느꼈던 감정을 어떤 것일까? 저런 극심한 상실속에서 어떻게 삶의 의지를 추스릴 수 있었는지 정말 대단하다. 그는 '거리를 청소하는 천사들'을 먹이고 자신까지도 먹여 살린다.(p.60) 이는 저자가 말하는 '피할 수 없는 상실은 받아들여라'라는 것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물론 힘든 일이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피할 수 없는 상실이라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상실에만 얽메어 좌절한다면 미래는 암담하다.
'나오미 시합 나이'의 '이 많은 행복'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많은 행복을 담을 만큼 큰 그릇이 없으니/ 어깨를 으쓱하고 손을 들면/ 행복이 당신으로부터 흘러넘쳐,/ 당신이 만지는 모든 것으로 스며들 거야/ 물론 그건 당신 책임이 아니지/ 밤하늘이 달에게 아무런 책임도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달을 안고, 빛을 나누고,/ 함께 하듯."(p.90-91) 저자는 말한다. '행복을 찿으려는 시도만큼 행복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도 없다'고...그렇다. 진정한 행복이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힘든 일상에서 돌아와 문득 올라다 본 하늘의 별이나,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커피한잔. 이런 사소한 것 속에 행복은 숨어 있다.
저자의 말을 잠깐 들어보자. "언젠가는 기차 안에서 이런 행복을 느낀 적도 있다. 여행 때 찿아오는 의식의 자유로움은 내게 행복 그 자체다. 편견의 무게, 습관적인 자아의 두께, 자기 인생에 대해 강박적으로 엮어낸 이야기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p.96-97) 저자는 여행을 통해 느끼는 행복을 이야기하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나 역시도 자신을 돌아보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행복을 느끼는데는 여행 만큼 좋은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를 읽으며,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서양의 시와 시인들에 대해 알게 되어 기뻤다. 함축적인 시를 우리말로 옮기는데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잘 소개해준 역자와 편집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틀에 박힌 자기계발서가 아닌, 오아시스처럼 다양한 시도를 하는 자기계발서가 더 많이 선보였으면 한다. 가슴이 상쾌해지는 책, 오아시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