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메레르 1 - 왕의 용 판타 빌리지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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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에 쏟아지는 찬사, 로커스상 콤프턴 크룩상등 유수의 문학상 수상, 사실 부담스러웠다. 넘실거리는 찬사에 대한 무의식적 반발일수도, 혹시 실망하지 않을까란 두려움일수도, 하지만 <테메레르>를 읽으며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흥미롭고, 독창적이며, 감동적이기까지 한 이 작품에 빠져들고 말았다. 많은 이들이 <테메레르>에 보낸 찬사의 의미를 이해했다. <테메레르>는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테메레르>를 제대로 즐기려면, 나오미 노빅이 인도할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세계에 몸을 맞겨야 한다. 중세유럽에서 용을 타고 공중전을 벌인다는 설정, 사람과 비슷한 지적능력을 가지고 말까지 하는 용, 그리고 근본적으로 용의 존재 자체. 나오미 노빅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란걸 무색하게 할 정도로 능청스럽게, 또한 생동감 넘치게 묘사해낸다. 테메레르를 비롯한 릴리, 막시무스등의 용은 그녀를 통해 생명력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랠리언트호의 함장인 영국해군 대령 '로렌스'는 프랑스국적의 아미티호와 대결하고 그들을 제압한다. 아미티호에는 거대한 용의 알이 보관되어 있었다. 용의 알을 두고 선원들은 제비뽑기를 하는데, 그건 누가 부화될 용을 돌보고 공군이 되느냐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새끼용에게 안장을 채우고, 용이 그를 조종사로 받아들이면 그는 더이상 해군이 아닌 공군이 되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일생동안 바다에서 해군으로 살아온 이들이 공군으로 소속이 바뀌는걸 원할리 없다. 또한 공군은 해군과 달리 여러 제약이 많았다. '새끼 용에게 성공적으로 안장을 채워 비행사가 된 사람은 자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그 용에게 매인 몸이 되어야 했다. 비행사가 되면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관리하기는 커녕 가족을 거느릴 수도 없으며, 사교생활도 할 수 없었다.'(p.28) 결국, 고소공포증이 있는 카버가 뽑히고, 로렌즈는 갈등한다. 하지만 알에서 부화된 용은 다른 선택을 한다. 카버가 아닌 로렌즈를 선택한 것이다. 갑작스런 이 상황에서 로렌스는 용에게 영국군함이름인 '테메레르'란 이름을 지어준다. 이렇게 '테메레르'와 로렌스는 운명적으로 하나가 된다.

테메레르는 용이지만, 굉장히 귀엽다.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지어달라고 떼쓰는 부분, 배고프다고 투정하는 부분,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듯 하다. 거기다 인간처럼 말도 하고 생각까지 하니……반면, 인정받는 해군함장에서 공군으로 신분이 변하게 된 로렌스의 심정은 어떠 했을까? '잠에 빠져 드는 테메레르를 보며 복잡한 상념에 휩싸였다. (중략) 이젠 오페라도 마음대로 보러 가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울컥 화가 난 로렌스는 저 커다란 그물 침대를 뒤집어엎어 테메레르를 창밖으로 내던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p.48) 하하 나중에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우정을 떠올려 볼 때, 로렌스의 저런 반응은 웃음이 난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누구든 저 상황이라면 저랬을 것이다.

<테메레르>는 정말 재밌다. 만약, 나오미 노빅은 단순히 용이란 색다른 소재로 흥미만을 유발했다면 흥미에 치우친 2류소설에 머물렀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 우정, 군내 계급갈등 및 인간관계를 부각시키며 이야기를 심화시킨다. 로렌스와 테메레르를 중심으로 그려지는 '인간과 동물의 우정'은 감동적이다. 특히 나오미 노빅은 동물(레비타스)학대를 일삼는 '랜킨'을 로렌스와 대조시켜 로렌스, 테메레르의 우정을 한층 아름답게 그려낸다. '군내 계급갈등 및 인간관계'는 로렌스가 새롭게 공군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부각된다. 생생하게 군내갈등을 형상화해 내어 내심 놀랐다. 갈등의 핵심은 로랜비 대위이다.(로랜비의 하극상은 p.178-181 참조.) 그를 비롯한 공군은 해군에서 갑자기 공군이 된 로렌스를 탐탁치않게 여긴다. 군대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응. 로렌스는 이런 난관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테메레르에 대해 알아보자. 테메레르는 차이니즈 임페리얼 품종의 대형용이다. 말도 하고, 생각도 하고, 책 읽는걸 좋아한다. (정확히는 책 읽어 주는걸 좋아하는) 또한 언어능력이 출중해 불어와 영어 2개국어를 구사한다^^ 참을성도 있고, 성격도 좋지만, 로렌스에 대한 사랑이 집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로렌즈가 불쌍한 레비타스를 돌봐주자, 로렌스는 자기 조종사라고 소리치는 부분)

자신있게 말하겠다. <테메레르>는 <다빈치코드>나 <해리포터>를 능가한다.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말 흥미진진. 앞으로 출간될 테메레르 시리즈 손꼽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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