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을 처음 보고는 예쁘고 깜찍한 표지가 마음에 들었다. 삐딱하니 다리를 교차시키고, 무표정한 얼굴로 '쉿!'하는 세라복소녀,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다소 어색한 동작의 소년, 그리고 저 멀리 쟁반을 들고 있는 짧은 머리 청년(?). 표지 하나만으로도 읽고 싶어지는 책.

이 책을 읽으며 숨막히는 더위와 눅눅한 습기에 지친 몸을 잠시나마 추스릴 수 있었다. 오사나이와 고바토의 우정과 활약, 독특한 일상미스테리...즐거웠다. 오사나이와 고바토는 끔찍한 사건들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하는데, 이 점이 잠깐 떠올렸던 '김전일소년의 사건부'의 김전일, 미유키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일단 등장인물부터 살펴보자. 화자는 '고바토 죠고르'. 고바토는 이제 막 고등학교(후나도 고등학교)에 올라간 학생이다. 그는 '오사나이 유키'와 단짝인데, 그가 묘사하는 오사나이의 모습은 '가느다란 눈에 얇은 입술, 자그마한 코, 하나같이 조그마한 이목구비에 작은 얼굴. 하지만 복귀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귀'(p.14)를 가진 소녀이다. 이들은 비슷한 신조를 가지고 있다. 그건 바로 '소시민이 되자는 것'. 텔레비전을 보고 신문을 읽어도, 인터뷰나 기사게재는 꺼리는 조용한 삶을 추구한다. 또 하나의 인물이 있으니 그건 바로 '도지마 겐고'. 겐고는 고바토와 초등학교 동창생으로 역시 후나도 고등학교 학생이다.

'가방 찿기 대소동' 겐고는 친구가 읽어버린 포셰백을 같이 찿자고 고바토에게 부탁한다. 피해자는 요시구치란 여자애로 겐고가 돕기위해 나선 것이다. 겐고,고바토외 다카다,시모우리까지 합세해 찿기 시작한다. 사라진 포셰백의 행방은? 사건의 진실은?

'맛있는 코코아를 타는 법' 단순한 플롯이다. 오사나이와 고바토가 겐고의 집에 초대받아 코코아를 대접받고, 맛있는 코코아를 타는 법에 대한 겐고의 일장연설이 이어진다. 여기서 등장하는 겐고의 누나. 겐고의 누나는 겐고가 말하는 맛있는 코코아 타는 법에 의문을 제기하는데...

'커닝페이퍼의 비밀' 시험중 떨어져 깨진 드링크병. 오사나이와 고바토는 갑작스레 깨진 드링크병에 의심의 시선을 보낸다. 과연 깨진 드링크병과 시험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위에서 간략하게 살펴본 사건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사나이와 고바토가 해결하려 하는건 정말 사소하고 어찌보면 유치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유치하다'란 말의 의미를 넘어, 미스테리의 새로운 접근이나 흥미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미스테리하면 보통 심각한 살인사건을 떠올리는 일반적 통념을 한방에 날려 버린다. 뒤에 실린 '고구라쿠 톰보'의 해설의 일부를 인용한다.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 작품의 특징을 언급하며) 우선 사람이 죽지 않습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중략) 요네자와씨의 작품은 그런 살벌함과는 분명 거리를 둡니다. 대신 지극히 일상에서 생겨나는 사소한 미스테리를 다룹니다."(p.245)

단것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오사나이. 평범함을 추구하는 자상한 고바토. 이들의 대활약이 계속되는 속편 <여름철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