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사카 코타로!

피쉬 스토리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피쉬스토리>를 읽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사카 코타로는 장편보다는 단편에 더 강한 작가라는 생각. 장편, 연작, 단편을 놓고 본다면 장편보다는 연작이, 연작보다는 단편이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가장 실망했던 작품인 <중력삐에로>는 장편, 재미있었던 <사신치바>,<칠드런>이 연작,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이 그의 유일한 단편집 <피쉬스토리>.

<피쉬스토리>는 표제작 포함 4편의 중단편이 실려 있는데, 어느 하나 부족한 작품이 없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간단히 살펴보자.

[동물원의 엔진] 이 작품은 '나가사와'란 인물에 대한 화자와 가와라자키 선배, 친구 온다의 추측과 의혹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나가사와는 전직 동물원 직원으로, 동물원의 팀버늑대가 도망친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 가와라자키는 그런 그를 보자마자 시장살인사건의 용의자일거라고 주장하는데. 나가사와의 비밀은? 시장살인사건의 진실은 무었인지.

[새크리파이스] 가장 흥미로웠다. 본업이 도둑이고, 부업은 탐정인 '구로사와'가 주인공이다. 그는 야마다란 인물을 찿아 고구레마을로 가게된다. 고구레마을은 '고모리사마'란 인간제물의식을 전통으로 하는 조금은 의심스러운 곳. 고구레마을의 비밀은 과연 무었일지? 야마다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한편의 훌륭한 미스테리 추리물을 읽는듯한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피쉬스토리] 표제작인 피쉬스토리는 '20여 년 전' 과 '현재' '30여 년 전'이 입체적으로 교차되며 전개된다. '현재'의 세가와는 정의감 넘치고 건장한 고등학교 수학교사. 그는 비행기를 타던 중 비행기 공중납치사건을 겪게되는데...줄거리는 요기까지. 읽어보세요^^

뒷부분에 <다빈치> 4월호에 실린 저자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이사카 코타로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알게 된 것 같아 좋았다. 나오키 상 후보작 결정시기와 맞물려 출간될 것으로 보이는 <골든 스럼버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마냥 도망치고 마냥 싸우는 이야기'라는 이사카 코타로, 벌써부터 기대된다. 앞으로 출간되는 책들도 이렇게 저자 인터뷰가 실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관심은 대단하지만, 언어문제등으로 접하기 힘든 저자인터뷰는 독자들의 정보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역시 이사카 코타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란하지도, 화려하지 않으면서 이토록 독자를 매혹시킨다는거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앞으로도 이사카월드에 빠져 지낼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