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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마티외 리카르 지음, 권명희 옮김 / 샘터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을 읽는 내내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티벳의 아이들, 당신의 행운을 빕니다>가 떠올랐다. 티벳에 대한 지식이 미미했던 나는 그 책을 통해 티벳아이들의 맑은 눈동자와 순박함을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그때의 감동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주인공은 '금강석처럼 천복을 누리라'는 뜻을 가진 '데첸 도르제'란 소년이다. 그는 수년간 은거해온 은자이자 명상가인 삼촌 '잠양'을 따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때 데첸의 나이는 14살. 아버지는 먼길을 떠나는 아들을 위로한다. "식구들은 네가 보고 싶을 게다. 밭에 일손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네가 구도자의 삶에 열심히 매진한다면, 우리는 더 바랄것이 없지.'(p.26) 데첸의 여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들은 만년설이 뒤덮인 암벽의 산들이 빙둘러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골짜기를 발견하는데,(p.49) 그곳은 독첸 린포체가 살고있는 눈의 왕국이었다. 그들은 장기간 여행으로 지쳐있었지만 마음은 더할 나위없이 흡족했다.(p.55) 데첸의 나이가 14살인걸 감안하면 정말 힘든 행로일텐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대견하다. 얼굴있는 친구들(생선이나 고기같은거)은 먹지 않는다는 티벳 아이들, 침략자 중국인들을 위해 기도하는 티벳 아이들의 모습을 데첸을 통해 다시 보는듯 하다.
데첸은 결국 깨달음을 얻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오랜 수행으로, 처음 그를 보는 마을사람들은 선뜻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곧 가족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그를 축복해준다. '모두들 데첸을 다시 만난 행복을 감추지 못했고, 그가 눈의 왕국에서 삼년간 수행한 일에 대해 감탄해 마지않았다.'(p.131) 데첸은 마을사람들에게 가름침도 주고, 쇠약해진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갖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순례길에 나서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초를 다투는 현대인들에게, 데첸의 모습은 어찌보면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진리를 찾아 순례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감동을 준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어떤 삶이 좋고 나쁘단건. 결국 중요한 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