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11
조설근 외 지음, 안의운 외 옮김 / 청계(휴먼필드)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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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은 대관원에서 진가경의 혼을 만나고, 녕국부에 요괴까지 출몰하게 되는데...이러한 이상한 일들은 가씨집안의 몰락조짐으로 이해됐다. 조만간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거 같은 느낌. 이런이런. 얼마지나지 않아 저러한 조짐은 현실화 된다.

가정은 손님들을 청해 한창 주연을 베풀고 있는 중인데, 별안간 뇌대가 들어와 아뢰길, 금의부 조대감이 사관들을 거느리고 면회를 청한다고 한다.(p.107) 조대감은 주연에 참석한 가정의 친척들은 전부 내보내고, 서평군왕까지 행차한다. 분위가 심상치 않다. 서평군왕은 천자의 칙지를 발표하는데, "칙지. 가사는 지방의 관리와 결탁하여 세력을 믿고서 약한자를 박해하고 짐의 은혜를 배반함과 아울러 선조의 덕망을 욕되게 하였으므로 그의 세습직을 박탈하노라."(p.110) 칙지선포가 끝나자 재산차압에 들어가는데, 큰일이 벌어졌구나.

보옥은 자기 한시도 잊은적 없는 대옥이 한번도 자기 꿈에 나타나지 않는걸 이상하게 생각하며, 대옥이 꿈에 나타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결국 대옥은 꿈에서조차 나타나지 않고 보옥은 "간밤에 대옥이가 꿈에 나타나 주지 않은 것은 혹시 대옥이 이미 선녀가 되었기 때문에 나 같은 속물은 ?아보지 않으려는 건지도 몰라. 그러나 그런게 아니라면 내가 너무 성급하게 군 때문일 거야"(p.207) 물론 대옥을 그리는 보옥의 심정을 내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보옥은 이미 보채와 결혼한 사이임에도 끝없이 대옥을 그리워하는건 아무래도 좋은건 아닌거 같다. 그러면 보채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이러한 비극의 근본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 남녀를 엮어준 집안. 보채의 신세도 참 처량하구나.

보옥은 더나아가 청문을 꼭 빼닮은 오아를 보고 청문을 떠올리는데, 나 역시 오해를 받아 ?겨난 뒤 쓸쓸하게 죽어간 청문 생각이 나 다시 앞으로 돌아가 청문이 ?겨나는 부분을 다시 읽었다. 보옥이 자꾸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억하는 것은, 보옥의 앞길을 추측할 수 있는 단초라 본다. 여기서 보옥은 이미 속세의 뜻을 버린것이 아닐까?

마지막은 희봉의 이야기이다. 가씨집안의 재산관리를 도맞으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희봉. 그런 그녀도 이젠 기력이 다한 모양이다. 다음 서술을 보자. "그런데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목구멍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는 것 같더니 입에서 울컥 선지피가 뿜어져 나왔다. 더는 몸을 가눌 수가 없게 된 그녀는 그대로 마룻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p.253) 아무래도 희봉도 더 살지 못할거 같다. 그럼 홍루몽의 마지막인 12권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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