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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빠지다
김상규 지음 / GenBook(젠북)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부터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과연 우리말이나 제대로 알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국어이기에 더 소홀한건 아닐지. 우리말에 대한 애정, 올바른 사용, 부쩍 신경 쓰인다. 과연 나도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더욱 사랑하자.
이 책은 KBS 제1FM '출발 FM과 함께'에 소개된 내용을 한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나 표현의 유래, 어원을 한 두페이지 정도로 소개하고 있는데, 부담감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
흥미로웠던 몇몇단어를 소개하면, [무지개] 무지개는 '물'에서 'ㄹ'이 탈락한 '무'에 '지게'('지게'는 예전에 문의 의미를 지닌 단어)가 붙은 말이라한다.(p.81) 한마디로 '물로 만든 외짝문'이 무지개의 어원이다.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이지만 무지개의 어원을 이제야 알았다. [잡동사니]의 어원도 흥미로웠다. 잡동사니는 조선 정조때 실학장인 안정복의 저서 '잡동산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잡동산이 온갖 잡다한 지식들을 모은 백과사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p.118) 잡동사니의 어원이 저거라니…정말 놀랐다.
책에는 단어뿐만 아니라, 관용적인 표현들에 대한 어원도 소개된다. '이야기를 주고 받는 자리에서, 말없이 한쪽에 앉아있기만 하는 사람'을 뜻하는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이에 대한 소개는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는 달라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저자는 역사를 되짚어 올라간다. 때는 연산군의 폭정이 갈수록 심해지던 연산군말. 연산군 폐위를 위해 모인 사람들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한사람이 많아보여 집주인에 묻자 '그건 사람이 아니라 내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요. 누가 거기다 갓과 도포를 얹어 놓았군요' 그 뒤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어원은 '가난한 집에서 먹을게 없자 보리를 꾸어왔고, 갚을것이 걱정돼 먹지 못하고 그냥 놓아두고만 있다'는데서 유래한걸로 알고 있었는데…^^ 뭐 어원은 딱 하나라 단정할 수 없는거니까. 이 책은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몰랐던 우리말의 흥미로운 어원을 소개한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