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이유
신동기 지음 / 지식공작소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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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자의 기본적인 입장을 살펴보자. 저자는 일단 '1년에 몇권 읽었다'식의 양으로 승부하는 독서행태를 비판하는데, 상당히 공감이 갔다. 많이 읽는건 분명 좋지만, '많이 읽기'를 위한 책읽기는 진정한 책읽기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저자는 제목처럼 어떻게 하면 책읽기를 잘 할 수 있는가라는 '독서기술'을 소개하는 것일까? 아니다. 저자는 독서의 기술보다 '왜 독서를 해야하는지, 독서를 하면 자신의 삶에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책속으로 들어가자.

일단 어떠한 주제에 대해 저자의 견해가 부각되고, '신동기가 권하는 자기계발서'라는 섹션을 통해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를 소개하는데, 상당히 유용했다. 아직 한정되고 편협된 독서밖에 못하고 있는 나에게, 저자의 추천도서는 길잡이 역할을 했다. 내가 알지 못하던 좋은책들이 저처럼 많다니...

저자는 우리의 독서현실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한다. 신문사설이 1개였다, 이제는 3개가 되버린 현실을 독서능력의 감퇴로 해석하는데, 일리있는 견해라 생각된다. 한꺼번에 그 많은 글을 읽은 능력이 없기에, 나눠 읽기 편하게 3개로 나누었다는 것이다. 또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을 선호하는 풍조에서 독서의 하향평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지적하는데, 더 나아가 책 읽기 캠페인이나 대중매체의 책 소개를 통한 독서 붐 조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한다.

저자가 제일 처음 소개하는 책은, 시바 료타로의 '료마가 간다'와 고전 '논어'이다.(p.39) 료마가 간다는 일본의 재벌 손정의 회장이 자서전을 통해 4번이나 읽었다는 책으로, 사카모토 료마라는 하급무사 낭만과 열정을 그린 소설이라 한다. 논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는 고전. 요즘 논어나 맹자 같은 고전을 읽고 싶었는데, 뭐낙 다양한 판본이 나와있어 어떤걸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거기다 가격도 만만치않고...그러던 차라 저자의 추천이 더욱 와닿았다.

저자는 고전읽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한다. 저자는 고전읽기가 더이상 온고지신이 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을 '고전을 접하는 순서 또는 손쉽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한문을 잘 알아야 한다는 편견'(p.186-187)때문이라 지적하는데, 타당한 지적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저러한 이유때문에 그동안 고전을 멀리해왔다. 그냥 옛 선인들의 글이겠거니 했던것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자신감이 생긴다고나 할까? 인터넷서점에서 사기,논어,맹자 검색해 봤는데, 어찌나 많이 나오는지...휴

처음 이 책의 어설픈 표지를 보고, 실망했던것도 사실이다. 책표지가 그 책의 전부가 아니지만, 뭐낙 멋지고 예쁜 표지의 책들이 나오는 요즘, 책표지 역시 그 책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용은 정말 알찼다. 책에 대한 저자의 폭넓은 안목과 애정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지, 공감이 가는게 많았다. 한번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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