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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 - 대통령과 언론, 그리고 나의 백악관 시절
애리 플라이셔 지음, 이승봉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애리 플라이셔. 익숙한 이름이다. 각종 정치적 이슈때마다 오르내리는 초대강국 대변인. 저자가 대변인으로써 보고 느꼈던것들을 기록한 이 책을 보고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내용을 자유롭게 책으로 펴낼 수 있는 점에 놀랐다. 평소 백악관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미국의 선택뒤엔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많이 궁금했던 나,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이야기는 처음 조지 부시와 앨 고어의 숨막히는 대통령선거로 거슬로 올라간다. 그 당시 조지 부시와 앨 고어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고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 할 수 없었다. 결국 재검표를 거쳐 플로리다 대법원의 판결까지 거쳐 부시는 백악관으로 향할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저자는 부시의 말을 전함으로써 부시의 그때 심정을 대신한다. '만일 이들이 선거결과를 훔치려고 마음먹는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것이네,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나는 그냥 평샹을 여기서(부시의 택사스 농장) 보내겠네' 부시는 내가 언론매체를 통해 접해왔던 것보다 훨신 긍정적이고, 어떤면에선 현실을 초탈한, (부정적으론 무관심한)인물이었다.
드디어, 대통령 취임식, 저자는 당시를 회고한다. '내가 그 자리에서, 현대 미국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았던 대통령선거전에 종지부를 찍는, 평화적이고 가족적인 정권이양의식을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어떤 연설이나 건배도 없었다. 공식적인 절차도 없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예의 그 사근사근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며, 대통령당선자 부시는 공손하면서도 조금은 참을 수 없다는 모습이었다. 긴장된 분위기 였다.' (p.29) 근소한 차의 승부였지만 결과는 결코 근소하지 않았다. 부시는 대통령이 되었다.
2001년 9월 11일, 그날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하루의 시작인 그날보다 더 아름다운 날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동해안을 죽 따라 늦여름의 청명하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졌다.'(p.198) 저러한 평화로운 뒤에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할 수있겠었는가? 드디어 우리가 알고 있는데로 사건은 벌어진다. 이 부분을 읽으며 9.11사건을 처리하는 미백악관과 부시의 대응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다시한번 그 때의 참사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 밖에도 이라크전쟁(난 침공이라 생각하지만,), 언론의 오보와의 싸움등 저자가 대변인역할을 수행하면서 겪은 많은 일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저자의 이 글을 전부 사실로 믿기는 어렵지만, 당시 미국 권력핵심부의 반응과 대응을 살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역자의 번역또한 상당히 깔끔하게 잘 되어있는거 같다. 영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지않아 저런 말을 하기에 어폐가 있긴 하지만...평소 문학이나 자기계발서만 읽는 전도된 독서습관을 가진 내게 이 책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좋은 책을 소개해주신 커뮤니케이션북스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