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여성 파일럿, 권기옥
임복남 지음, 민영숙 그림 / 작은씨앗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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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여성 파일럿, 권기옥>은 큰글씨체와 그림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주독자층을 청소년으로 설정한 듯하다. 비록 청소년 대상의 책이라지만, 성인역시 감동하고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어린시절을 기옥의 어린시절을 통해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살아오신 치열한 현대사가 기옥의 일생에 드리워 있다. 난 이 책을 한사람의 일대기를 떠나 우리의 역사차원에서 느끼고자 했다.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기옥의 아명은 '갈례'였다고 한다. 갈례라...아들을 간절히 바라던 아버지가 또 딸이 태어나자 홧김에 '쓸모없는 딸이니 어서 가라(죽어라)'라는 의미로 갈례라 지었다고 한다. 그 당시 우리의 남존여비사상이 저 정도였다. 아무리 화가 난다지만 자식이름을 죽으라고 지을 수 있을까?

저러한 행태에 대해 어린 기옥은 생각한다. '언제나 남동생만 싸고도는 엄마도 여자였고, 기옥만 보면 고추하나 달고 나오지 않았다고 구박하는 할머니도 여자였다. 남자들이야 원래 그렇다치고, 왜 여자들까지도 자기 스스로를 남자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기옥은 그런 여자들이 답답하면서도 딱했다.'(p.17) 저 정도로 기옥은 당찬여성이었다. 사회적 차별속에서 자신의 꿈을 접었던 많은 여성들...그런 틈새에서 자신의 꿈을 이룬 그녀이기에 더욱 멋지다.

기옥은 김애희선생님과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하늘을 나는 꿈을 키워간다. 김애희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닭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러분, 닭은 원래 하늘을 나는 새였어요. 사람들이 가축으로 잡아서 기르기 시작하면서 나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버린것이지요 (중략) 사람들이 주는 모이만 먹고 살만 지우면 되니 굳이 날 필요도 없고 날지 않으니 나는 법도 잃어버렸어요.'(p.53) 기옥은 하늘을 나는 새가 되고 싶었다. 진짜 새가 될수는 없지만 하늘을 날고 싶었다. 그런 그녀의 꿈을 더욱 부풀게 한게 바로 미국인 스미스의 곡예비행이었다. 곡예비행을 한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은 괴물이 하늘을 난다며 술렁이고, 기옥은 곡예비행을 보며 꼭 하늘을 날거라 다짐한다.

기옥은 자신의 꿈을 위해 나라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다. 3.1만세운동 주도하고, 임시정부를 위해 공채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일본제국주의 앞잡이들에게 발각되어 모진 고문을 받는다. (87페이지 그림을 보면 정말 피가 끊는군요. 추악한 일본놈들)여린몸이 만신창이가 된 기옥은 6개월간 옥살이까지 한다.

일본제국주의 감시의 눈초리때문에 더 이상 평양에서 살수 없게 된 기옥은 중국으로 떠나고, 운남항공학교에서 본격적인 비행기조정을 배운다. 그런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바로 폭탄을 가득싣고 일본 천황궁에 폭탄을 투하하는 것. 남자들도 꿈꾸지 못한 그 원대한 꿈을 그녀는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꿈은 이뤄질 것인지...

여성들이 목소리하나 제대로 내지 못했던 암울하던 일제강점기. 당당히 자기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권기옥. 그녀의 그 정신은 오늘날 우리가 배워야할 소중한 가치이다. 그녀의 끊임없는 도전정신.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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