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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의 힘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일 카네기 지음, 이채윤 옮김 / 상상나무(선미디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왜 또 데일 카네기지? 이미 카네기 책은 많이 소개됐잖아?' '데일 카네기란 이름에 기댄 그저그런 책은 아니겠지?' 이런 의구심까지 들었다.
먼저, 첫번째 의구심. 데일 카네기의 저작이 많이 소개된 상황에서 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칭찬의 힘>(이하, <칭찬의 힘>)이 나왔으며 왜 읽어야 할까? 역자의 말에서 의외로 아주 간단하게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카네기의 원고를 보면, 중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1900년대 초반에 씌어진 것이라 오늘날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데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p.5) 그렇기에 문장을 손보고 내용을 정리하여 한권으로 쉽게 교훈을 전할 수 있도록 이 책을 만든 것이라 한다.
공감한다. (타출판사에서 나온) 이전 데일 카네기의 저작은 일단 분량이 상당하다. 다 읽기 버거운데가 오늘날 공감하기 어려운 (옛날 옛적) 이야기도 다수 있다. 읽으며 '뭔가 아쉬운데...' 이랬던 지라 역자가 제기한 문제점에 고개를 끄덕였다. 원인 몰랐던 가려움을 한방에 긁어 준 듯한 느낌.
두번째 의구심. 데일 카네기의 이름만에 기댄 책은 아니겠지? 이는 수많은 자기계발서류에 데이고 데인 상처때문에 나온 것이다. 허울뿐인 명성에 기댄 기대이하 책들이 얼마나 많던가? 하지만 <칭찬의 힘>은 내 삐딱한 시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의심을 품은게 미안할 정도다. 항상 가지고 다니며 조금씩 음미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도 생생한 일화와 사례가 이 책의 백미다. 일상생활, 대인관계에서 마주치는 문제에 대한 해답, 삶의 교훈과 지혜를 따분하고 고리타분한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고, 생생한 사례와 일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재미있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데일 카네기의 교훈이 눈앞에서 웃고 있다. '억지로 익혀야지, 데일 카네기의 교훈 모두 마스터 할거야'가 아니다. 그냥 편하게 책을 읽다보면 '아하, 그렇구나. 이런 삶의 자세는 배울만하다'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 꼭지씩 편하게 읽으며 음미하고 음미하면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재미있고, 데일 카네기의 삶의 지혜는 묵직하게 울려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제목. 이 책은 크게 4파트에 걸쳐,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는, 사람을 움직이는, 상대를 설득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법을 이야기한다. 인관관계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의 교훈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칭찬의 힘> 이래 놓으니 마치 [칭찬]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책으로 보인다. '칭찬' 중요하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훨신 크고 넓은 것이다. 훌륭한 책에 걸맞는 멋드러진 제목이 아쉬울 뿐이다.
소개하고 싶은 생생한 일화가 가득하지만 직접 읽으시길 권하며, 대신 링컨이 한 충고 한마디를 소개한다. 읽으며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조언이라 생각되어 여러번 되새긴 부분이다.
"뜻을 높이 세우려고 결심한 사람이라면 사사로운 언쟁에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는 법이네.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의 성격을 더럽히고 자제력을 잃게 하는 결과를 감수하는 짓은 피하지. 만약 어떤 일에 반 정도밖에 확신이 없으면 차라리 양보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네. 그 일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개에게 물리기보다는 차라리 그 개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지. 왜냐하면 개를 죽인다 해도 그 개에게 물린 상처가 치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네."(p.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