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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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 시터로 일하는 마키시마 후타. 부모님들이 생각하기에는 불안한 미래일지언정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배달되어 온 엽서. 3년 전 사귀었던 연인 미사키의 죽음을 알리는 전보를 받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낸 그는, 과거 3-4년 사이 만났던 연인들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교제 기간도 길지 않았고, 숫기가 없던 그에게 먼저 다가와준 연인들. 미사키를 제외한 란과 에미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급기야 후타는 자신이 그녀들을 살해하고 기억을 잊어버렸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고, 일도 잠시 그만둔 채 진상찾기에 나선다.

 

 

 

읽기 전부터 평이 너무 좋아서 무척 기대했던 작품이다. 누구도 상상하기를 꺼려했던, 전대미문의 결말이라니! 이 문구만으로도 수많은 미스터리 독자의 가슴을 울렁이게 만들었을 터. 슬슬 날씨도 더워졌겠다, 이제 조금씩 미스터리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겠거니 생각한 참에, '전대미문'이라는 말에 오호라~!! 사실 추미스도 10년을 넘게 읽어오다보니, 이제는 어지간한 반전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비록 맞추지는 못해도!! 결말까지 읽기가 너무 아까워서 두 시간이면 다 읽을 책을 며칠에 걸쳐 아껴 읽었는데, 솔직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마지막이라 놀랐다기보다는 의아함이 더 컸다고 할까.

 

 

 

누구나 자신이 만났던 연인이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씩이나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면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다. 이 작품의 초반 긴장감은 거기서부터 비롯된다. 후타가 자신을 의심했던 것처럼 독자 또한 '설마 이 남자, 진정한 사이코패스인가? 진짜 기억을 잃어버린 거 아냐? 아니면 어떤 음모가??!!'라면서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되는데, 아마 지금까지 그 어떤 작가도 시도해본 결말이 아니다보니 누구나 놀랐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 놀람이 어느 쪽이냐 하면, '오잉? 이런 일이 가능해?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까지??!!' 의 놀람이라고 할까나. 그런 일을 시도한 등장인물의 마음이 영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더라도, 정서상 맞지 않는다고 할지.

 

 

 

힌트를 하나만 언급해도 눈치 빠른 독자는 금방 결말을 알아챌 것 같아 긴 이야기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전대미문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잠시 머리가 어찔. 작가 시마다 소지가 '이 소설의 탄생으로 180년 미스터리 역사에 새로운 옵션이 추가되었다'라고 평했는데, 음, 그 말은 인정. 앞으로 이 작품을 계기로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봐야겠다. 노년의 데뷔작이니만큼 앞으로 더 깊이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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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문학 -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강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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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둘째 아이의 최대 관심사는 여러 가지 동물인데 그 중에서도 '사자'가 아이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듯 하다. 수사자를 보면 당연히 '아빠 사다!!', 아기 사자를 보고도 '아기 사다!!'하고 외치지만 호랑이를 보면 '엄마 사다!!' 라며 절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고집쟁이 네 살. 얼마 전 작은 동물원에 갔을 때도 사자는 없고 호랑이만 보고 왔는데, 왜 때문에 호랑이만 있고 사자만 있냐며, 당장 사자를 보러 가야 한다며 우기는 것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다. 대체 사자의 무엇이 아이를 사로잡았는가. 맨날 누워 있는 것 같고, 암사자가 사냥해 온 먹이를 제일 먼저 먹는 밉상에, 그저 가끔 우두머리 자리를 놓고 다른 수사자와 경쟁할 뿐인데!

 

 

 

그런데 저자에게도 수사자는 '백수의 제왕'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리는 맹수로 여겨지나 보다. 바람에 흩날리는 갈기와 200킬로그램에 이르는 당당한 체구의 수사자가 매일 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애용하는 장소에 올라 엄청난 성량을 뽑아내는 일이라고 한다. 수사자의 포효가 대지에 울려퍼지는 그 장엄한 광경. 자신의 자리를 노리는 떠돌이 수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울음소리. 왕의 아들이라고 해서 거저 자리를 얻는 것은 수사자들의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니, 평소 늘어지게 누워 있던 것은 그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었던가!!

 

 

 

아이들이 보는 자연관찰 책에서는 설명되어 있지 않은 내용들이 등장해서 사자의 세계를 한층 깊이 있게 알 수 있었다. 모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사자 세계, 부계가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리 내부에 있는 어린 수사자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반드시 추방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들까지 쫓아내는 잔혹한 왕의 행동. 이런 내용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면 분명 충격을 받겠지만, 내 시각으로는 흥미롭기 그지없다.

 

 

 

사자 하면 호랑이 이야기도 빼놓 수 없는데,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기느냐 아닐까. 결판은 쉽게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사는 곳이 달라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없는 데다, 놀라운 것은 사자의 라이벌이 하이에나라는 점이다. 생각보다 똑똑한 하이에나. 기만전술을 펼치면서 사자를 공격하면 사자도 당할 때가 있다니, 얕봐서는 안 될 동물이다.

 

 

 

마침 동물원에 다녀와 사자와 호랑이에 주의가 기울어졌던 탓에 사자와 호랑이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책에는 소와 개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들을 다룬다. 동물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온 이야기. 요즘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시각에서 다룬 역사와 인문 책이 출간되어 즐겁다.

 

** 출판사 <인물과 사상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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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1 - 시원한 한 잔의 기쁨
하라다 히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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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위로가 되는 그 무엇, 여기서는 낮술! 읽는 동안 침이 고이게 하는 마법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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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심하게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것은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시험 성적 때문에 시달리지 않을 권리, 살인적 경쟁환경에 내몰리지 않을 권리, 공부 못한다고 '왕따' 당하다가 "엄마 아빠 미안해요"라며 우서 써놓고 자살하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아이들은 망가지고 깨어지면서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p 279-280

 

 

읽다가 울컥해서 또 눈물 줄줄. 생각만으로도 너무 슬픈 일이다. 아이들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결심했던 것들, 잊지 않아야지! 나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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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책은 왜 중요한가> 챕터를 읽고나니, 내가 생각한 아이교육의 방향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받는 것 같아 뿌듯했다. 아이들에게 책이 중요한 이유. 역지사지와 연결의 힘을 믿는다. 이 챕터에 인상적인 문구가 많은데 두고두고 읽어야겠다.

 

이야기를 읽게 하라. 위대한 인간들의 모험담, 전기, 영웅담, 신화 등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읽게 하라. 그러면 아이들은 인간적 위대성이란 무엇이며 위대한 것이 어떤 것인가를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고 그는(화이트헤드) 말합니다.

p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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