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고전을
고미숙.48인의 대중지성 지음, 고미숙 기획 / 북드라망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째로는 노오란 병아리 혹은 레몬빛깔 같기도 한 반딱반딱한 표지에 시선을 빼앗겼고, 저자 이름에서 고미숙이라는 이름을 발견한 것이 두번째다.

운명의 장난처럼 매번 그의 책이 발간될 때 마다 번번히 만나게 되다니!!!!

운명이자 인연이자 필연인지도 모른다.

물론 고미숙씨는 이 책의 서문만을 쓰셨고, 기획에 담당하셔서 통쾌하고 재미난 입담은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지만 48명의 무명씨들이 엮은 이야기는 모자람이 없었다.


이 책은 (감이당&남산강학원) 의 회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로 마무리되는 독서기 모음집이다. 저 노란색 표지 속 작은 글자들이 그들이 읽고 토론하고 글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만든 책들의 이름이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새로운 고전 읽기랄까?


하나의 책을 골라도 서평은 모두 제각각이다. 여기서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 어떤 깨달음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책이 나를 어떤 추억속으로 데려갔는지 등등의 여려가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매일 쳇바퀴도는 하루하루를  살던 사람, 구로공단에서 노동자로서 평생을 살아온자, 막 결혼한 자, 독신자, 자립을 위해 막 첫걸음을 걷는 이, 60대의 나이가 너무 늦지 않았나 고민하고 있는 이,우울증에 걸려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없는 사람, 시댁으로 고통받는 주부 등등 많은 사람들의 삶과 인생이 독서기속에 녹아있다. 독서서평이라기 보다는  고전 플러스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다. 한 사람씩의 각각의 인생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신선했고 감동이었다.


그들의 고전 읽기는 나를 더욱 목마르게 했다.

읽은 책들도 있지만 아직 보지 못한 책들이 더 수두룩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앞으로 읽을 책들을 많이 발견했다는 것이 큰 발견이었고 숙제였다.그 고전들이 하나같이 만만하지가 않다. 장자,법구경,숫타니파타,전습록,금강경,회남자 등등 쉬이 읽을 수 있는 책들이 아니다.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나씩 나만의 고전이야기들로 채워야 되겠다.

 숙제거리가 가득한데도 너무나도 즐겁다. 새로운 책들을 많이 만나서 좋은밤이다.모두 좋은 책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지시기를~!!

아시겠지만, 머리말은 가장 늦게 작성된다.저자한테는 최후의 변론이지만, 독자들에게는 최초의 페이지다.처음이 곧 마지막이요, 마지막이 다시 처음이 되는 이 오묘한 이치! - P4

니체는 우리가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이유가 "무언가를 ‘집으로 가져가는‘ 단 한가지 일에만 진심으로 마음을" 쏟기때문이라고 말한다.-도덕의 계보학 - P29

특히나 그의 묘비명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나는 자유다."를 만났을 때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외칠 수 있을까? 정말 부럽다,대단하다!라는 감탄과 함께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인 조르바 - P51

무한한 상품들을 쏟아놓으며 말한다.돈이면 네가 원하는 모든 등가물을 교환받을 수 있어.기쁘지 않아?이 달콤한 유혹을 받아들이는 순간 무한한 생산성은 무한한 결핍감으로 교체된다.
-안티 오이디푸스 - P74

들뢰즈와 가타리는 계급과 이해관계 ,자아증식,반생산만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도주해야한다는 절박함으로 "안티 오이디푸스"를 썼다.-안티 오이디푸스 - P82

그의 글 속에서는 사람도, 사물도, 한낱 미물인 벌레까지도 살아서 꼬물거리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옥전집 - P86

몸이 아프고 관계가 불통이면 다 무슨 소용인가.이제 생명답게 살기위해 리셋이다.소유에서 소통으로! -회남자 - P91

화가 나는 마음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내 생각이 옳다.하는 아상이 버티고 있다.-금강경 - P93

부처님왈, 불법도 닦으면 닦을수록 수행되듯, 무엇이든 자주 떠올리고 생각하면 마음의 경향이 되어 그쪽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맛지마니까야 - P97

돌이켜보면 일상에서 내가 그럭저럭 괜찮다는 기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어떤 대상에 의존해서였다.-맛지마니까야 - P100

머리는 하늘과, 발은 땅과 연결되어 있다니!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내 몸은 자연과 우주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동의보감 - P110

우리 모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 아는 명쾌한 마음,양지를 갖고 있다고.-전습록 - P113

서문을 읽어가던 중 역자의 마지막 말에 갑자기 심장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당신에게 드릴테니 부디 기쁘게만 살아라"-천개의 고원 - P1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설렁설렁
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어제 하루내내 아파서 아무것도 못먹고 누웠다가 일어났다가를 반복했다. 아무것도 먹고 싶은게 없었다. 약을 먹고 몸을 겨우 회복하여 일하러 나오는길에 서점에 들렀다.

"인생은 설렁설렁"

 

천금을 벌자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뭐가 이리 아플 필요까지 있으랴 싶은 마음과 한껏 늘어지게 쉬고픈 마음이 한데 섞여 이 책을 한 권 골라 사고 후다닥 나왔다. 머리도 아프고 위도 아프고 긴 책을 어려운 책을 읽을만큼 여유가 없었던 탓이 크겠지만...

 

이 작가분의 연세가 이렇게 많았던지 몰랐다. 50대쯤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1928년생~!

내년이 2020년인데 백년 가까이 사셨구나 새삼 놀랐다.

또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가 이 분이 맞았던가 싶었다.소설가로서의 그녀만 알았지 수필가로서의 그녀는 생각도 못했기에 괴리감이 상당했다.

역시 나이와 사랑,연애소설은 아무 상관이 없나보다.

 

연애소설을 쓰는 작가인 그녀는 아포리즘에 심취했단다. 아포리즘이라기 보다는 좋은 명언 혹은 짧은 잠언과도 같은 이야기들을 한가지씩 풀어낸다.

예를들자면

“여자는 내가 반한 남자는 잊어도, 나에게 반한 남자는 잊지 못한다.”

와 같이 툭툭 내뱉는 말이 상당하다.

 

그녀가 하이쿠에 심취한 이유도 알겠다.

긴 말이 뭐가 필요있으랴.

사는것만으로도 이리 힘이든데 긴 말 보다는 뒷통수를 간통하는 짧은 말 한마디가 더 가슴에 와 닿게 하는게 효율적이겠지?

생이 얼마 남지 않았고, 살아온 세월이 살아갈 날보다 많은 그녀가 우리에게 베푸는 글이리라.

 

물론 그녀의 일본인 고유의 정서와 사상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지만 세상을 오래 살아온 연륜만으로도 읽을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 1
쓰루타니 가오리 지음, 현승희 옮김 / 북폴리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툇마루"라는 단어가 눈에 아른거려서 이 책을 손에 거머쥐었어요. 만화를 참 많이도 읽었고 많이도 샀었죠.어쩌다 보니 한동안 읽지도 사지도 않았어요. 꼭 무슨 일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리 되었어요. 유키할머니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서점에 가지 못하고 있다가 후텁지근한 더위와 햇살에 어디 쉴곳을 찾다보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세어나오는 서점에 이끌려 들어간 것처럼요.

 

만화속에 또 만화를 만난것 처럼 "만화"라는 공통점을 가진 유키할머니와 우라라의 취미생활이 함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할머니가 어찌 BL을 읽을수가 라며 다들 조심조심하는데 같은 취미생활을 가진 동지를 만나 신나는 우라라, 나이와 시대를 건너뛰는 덕후들의 조심스럽고 배려가득한 그들의 만남이 어찌나 재미있던지~!

인터넷서점에서 책사는게 익숙한 요즈음 서점에서 도서신청을 손글씨로 꾹꾹 눌러가며 쓰고 책이 오기까지 가슴떨리게 기다리는 그 시간들이 소소하게 나옵니다. 중학교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것이 참 좋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때의 그 즐거움이라고 말하면 아실까요?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 친구라는 이름의 새로운 개념화를 그려주는 이 책~! 그래서 한 자 한 자 아껴서 읽었습니다. 다음권이 언제 나올지 발행페이지를 유심하게 살펴보는 유키씨처럼 저도 초판인쇄에서 재발행이 얼마만큼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점이 꼭 닮았어요.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그 척도를 헤아려보는 즐거움이랄까요?

이 책의 완결을 볼 수 있을까하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그 심정 너무나 공감되었습니다.

한번도 가지 않은길은 있어도 한 번 가본길은 쭉 편안하게 다니듯이 새롭게 만화책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또 살아갈 희망을 얻어갑니다.

 

유키씨의 "오모나" 감탄사처럼 즐거운 감탄사를 내지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되길 ~! 유키씨와 우라라의 우정을 응원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 대작전~!

이대로만 하면 된다. 행동력만 실천만이 살길이다.

다들 원고료 받아가면서 차차 좋아집니다. - P5

무조건 매일 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아서 뭐든 쓴다. - P21

글을 쓰기 전에 답해야 할 세가지 질문이 있다. 왜 쓰는가? 무엇을 쓸것인가? 누구를 위한 글인가? - P23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기,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쓰기,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쓰기. - P27

상처에 대해서 쓸 수 있다는 말은 상처를 잊었다는 뜻이 아니라 상처와 함께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이다. - P157

퇴고할 때, 특히 글양이 넘친다면, 나는 첫문단을 지워보라고 권한다. - P1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조금 울었다 - 비로소 혼자가 된 시간
권미선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조금만 울었을까? 아니다. 조금이 아니었으리라. 혼자서 눈이 붓도록 퉁퉁 부은 눈을 하고도 안 운척 센척하면서 아무 일도 아닌 것 처럼 그리하였을 것이다.

 

[아주, 조금 울었다]제목에서 "아주"와 "조금"이 나를 이끌었다.아무말 없이 오래 같이 울어주는 친구처럼 이 글은 나에게 그리 다가왔다.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우는것 밖에 할 줄 모르는데 괜찮다는 말도 필요없이 곁에서 그냥 같이 울어주는 친구녀석 같았다. 슬픔과 아픔과 고독함이 물밀듯이 찾아오는 밤, 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밤에 이 글을 읽으면서 마냥 울었다.

 

 목에 탁 하고 걸린 생선가시마냥 추억이 불쑥불쑥 나타나 나를 힘들게 할때 그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넘어지는건 울 일이 아니야. 다시 일어나서 걸어가면 된다"고.

 

처음 걸음을 걷는 아이마냥, 넘어져서 무릎이 다 까져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을때 엄마가 넘어져도 괜찮다고 얼른 일어나서 이리와하고 말씀하셨다.달려와서 일으켜주지는  않고 곁에 올때까지 멀리서 기다리던 엄마가 그 때는 참 서운했었다.하지만 그 응원이야말로 내 힘으로 걷는 작은 한 걸음이자 치유의 시작임을 엄마는 알고 있었다.언제까지고 엄마가 다 해줄 수는 없는 법임을 엄마는 알고 있었기에 그랬으리라.그래 넘어지는건 울일이 아니다. 울고 가만히 앉아있지 말고 툴툴 털고 일어나서 걷다보면 곧 괜찮아지지 않던가? 물론 한동안은 아프고 걷지도 못할것 처럼 쓰리고 절뚝절뚝 거리지만 어느새 또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돋지 않던가.

가만히 고개 숙여 울고만 있던 나에게 어서 일어나서 걸어보자고 약바르고 다시 뛰어놀면 된다고 말해주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아픔을 모르는척, 강한 척,센척 하지 말자고 그는 말한다. 자신의 생살에 피가 나도록 긁지 말라고 한다. 남의 아픔은 잘 알면서도 나의 아픔을 상처는 보다듬지도 못하는 이들에게 그러지 말자고 한다. 내 아픔도 내 상처도 상처주지 말고 포기하지 말라고 외치는데 그 마음에 찡했다.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아가들이 자신의 얼굴을 긁지못하도록 손쓰개를 해놓듯 내마음에도 마음쓰개를 해놓고 싶었을까?

 

다시 한걸음을 걷기가 힘들어서 울고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답을 줄것이다.다시 걸어보자고 곁에서 응원하고 있는자들이 있다고...

 

 

 

 

 

그래서 아무말 없이 오래 같이 우는 사람은 아마도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 일거야. - P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