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게임
하야시 마리코 지음, 김자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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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2개의 스토리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 책의 독특한점은 구성면에서 두드러진다. 1장에서 주인공이 잠깐 언급되었던 인물이 2장에서는 주인공으로 3장에서도 그런식으로 계속 수학의 수열처럼 이어진다. 눈여겨 살펴보지 않던 부수적인 인물이 다음장에서는 주인공이 되니깐 12명의 주인공을 만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당히 재미난것이 타인이 보는 시각과 실제인물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척, 고상한척 하던 사람들이 실상은 전혀 다른모습을 지닌채 살아가고 있으며 이것은 가상 세계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이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오싹하다. 사람이라면 최소한 하나의 가면은 지니고 있을테디 더 섬뜩하다. '보여지고 있는 나'와 '혼자만 알고 있는 나 자신' 사이에는 상당한 갭이 분명히 있을테니깐 말이다.

또한12명의 캐릭터 모두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관계가 다가 아닌것처럼... 예를 들어서 알고보니 친구의 친구였더라 하는 식으로말이다.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할뿐 묘하게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깐 말이다.그것을 작가는 소설속에 투영한 것이고...

우리의 삶 또한 이 소설처럼 예측이 불가능하고 확정되지 않은 현실들 때문이다.그래서 때로는 놀라게도 하고,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만들 것이다. 그러나 정해져 있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면 너무나 재미있을것 같지 않은가? 소설보다도 더 재미난게 인생일 테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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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스
무라카미 류 지음, 양억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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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억을 잃어버린 그녀가 과거의 추억을 간직한 나라 쿠바로 은연중에 찾아오게 된다. 끊임없는 1인칭 독백과 여주인공의 자아를 되찾기 위해 영매를 찾아가는 장면은 나에겐 거의 충격적이었다. 영매가 그녀를 보고 한말은' 그 텔레비전은 당신 자신이야. 당신은 부서진거야!!' 지금도 섬뜩하다. 그녀는 늘 부서진 텔레비전이 보인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이거였던것이다.즉,망가진 텔레비전과 여주인공의 정신세계의 단절이라는 기묘한 연관성!! 역시 무라카미 류는 대단하다!어쩜 이런 생각을 할수가 있을까? 그럼 다시 이 소설속으로 들어가서 무라카미가 왜 이런 소설을 써야만 했던 것일까? 아마도 무라카미 류는 세상속에서 사회속에서 끊임없이 몸부림 쳐야만 하는 도시인들의 자아정체성 혼란과 정신적 혼란을 '레이코'라는 여성를 통해 대변해준것이 아닌가 싶다. 레이코처럼 현대인들은 어딘가 조금씩 부서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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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러의 가을 - 쉼표와 느낌표 2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유모토 가즈미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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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포플러' '포플러' 그 어감이 너무나 예뻐서 더욱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포플러의 가을>이라는 제목만 바라보고 있어도 서정적이고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는가? 물론 나의 예감은 얼추 맞았지만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저 밝기만한 책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자살로 갑자기 많은것을 잃은 한 모녀가 '포플러장'이라는 연립주택에 이사와서는 그 아픔을 치유해가는 이야기다.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포플러장의 안주인 할머니가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담은 편지들을 장속에 하나 둘씩 모아서는 자기가 죽을때 그 아픔들을 가지고 가겠다는 내용이었다. 주위의 모든이들에게 각자 다른 이야기로 그 상처를 편지속에 담게하여 잊고 편히 살아갈수 있도록 해줬던 할머니의 마음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사람은 모두들 상처를 하나씩 지고 산다. 그 상처가 크면 클수록 살아가기가 힘겨워진다. 그럴때 이 할머니의 '포플러장'과 같은 우체통이 있다면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홀가분히 살아갈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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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인의 편지
몽테스키외 지음, 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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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인의 시점으로 쓰여진 편지형식의 소설이다. 그러나 이것은 몽테스키외가 의도적으로 이러한 형식을 취한것이다. 즉, 서구인이 아닌 사람의 시각으로 병든 유럽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의도적 접근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를 통해 당시 사회, 정치, 관습, 역사, 문화, 정치, 법률, 자연법 사상, 사회계약설, 합리주의 등 다양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유명한 계몽사상가였으며, 백과사전식 구성으로 그 당시 커다란 유행을 낳게한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는 이 책을 익명으로 투고했으며 금서로 지정받기도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상당히 재미있었고 그 당시 페르시아를 비롯하여 프랑스 등 서구사회의 모습을 간접체험 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었다.

[서구인이 바라보는 서구에 대한 시각]
'어떤 군주가 이런 정복자들의 운명을 부러워 하겠느냐? 누가 이런 조건으로 정복하고 싶겠느냐? 한쪽은 정복한 땅에서 쫓겨났고, 다른 한쪽은 정복한 나라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만들다 못해 심지어는 자국 본토까지 주민 없는 곳으로 만들어 버렸지. 이것은 순식간에 잃게될 나라들을 정복시키고, 자신들의 힘으로 무너뜨려야 할 나라들을 굴복시키느라 끝내 스스로 패망하고 마는 영웅의 운명인 것이다. 가져봐야 곧 바다로 던져버릴 조각상이고 이내 깨뜨릴 거울인 것을 사느라 온 힘을 불사르는 정신나간자와 다를게 없는 것이다.' p.34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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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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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점을 갔을때였다. 그날따라 맘에 드는 책들이 왜 그리도 많았던지 속으로 호재를 불렀다. 아니 밖으로 드러났는지도..원체 표정이 너무나도 다양해서 말이지... 그만큼 수확이 좋은 날이었다. 그 호재중에서도 제일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던 책이 두말 할것도 없이 이 책이었고..

'문제 3류고교' 거기가 이 이야기의 중심장소이다. 학교가 이렇다 보니깐 인물들 또한 범상치 않았다. 점술학, 법학,심리학, 모든 방면에 정통한 혼혈계 '아기'를 비롯하여 열등한 자신의 유전자를 옆 엘리트 여학교 '성화여고'와의 사랑으로 우등한 유전자로 탈바꿈하여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실현성 없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조차 하는게 그들이다.

하여튼 그들은 항상 시끌벅쩍하다. 공부의 재능을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재능을 하나씩 갖춘 그들이다. 사회적으로는 무능한 3류고교생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있는게 그들이지만 세상을 참으로 재미있게 산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들은 꿋꿋이 이겨내는 악바리 같은 '더 좀비스'멤버들이니깐...

그들은 유명한 명사들은 되지는 못하더라도 세상에서 꼭 필요한 이들이 될것이 분명하고 열심히 인생을 살것이다. 세상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가고 굴러가게 만드는 거니깐...

(밑줄 긋고 싶은글들)
'소울이 강한 인간은 신의 레이더에 걸리기 쉽거든. 신은 그런 인간을 곁에 두고 싶어하니깐 말이야. 그래서 소울이 너무 강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하늘나라로 가버린다니깐.'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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