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즈 Toy's 1
쿠사나기 토시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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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을 보았을때 내용은 아기자기하고 순정만화적인 상상력을 보여 줄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내용은 이와는 너무나 모순적이라 무어라 표현하기가 망설여진다.

1편부터 너무나 무겁고 감당하기 힘든 그들의 현실이 책장을 넘어가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었다.인형처럼 이쁘고 순진하게만 보이던 그 어린아이들이 가족에 버림받은 상처를 추스려 애써 밝은척 하는것도 그렇고 하루하루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것도 그렇다.

중세시대때에는 어린아이들을 추악하게 생각하고 인간 이하로 무시했었다. 그들은 무지와 완벽할 정도의 순수함이 악마와 닮았다고 성인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과 똑같은 옷을 입히고(치수만은 축소하여 만든) 어른처럼 행동하라고 가르침을 받는 그 어린애들이 이 만화 주인공들과 오버랩 되는것은 또 왜일까? 순수하기 때문에 더 무섭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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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8야드 파4 제2타
무라카미 류 지음, 이유정 옮김 / 큰나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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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하루 하루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꿈을 하나씩 접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예전엔 모든 것을 다 이룰수 있을 것만 같았고 무대포식으로 밀고 나가기도 했으나 이상보다는 현실을 택하게 되어버렸으니..이것이 바로 세상에 물든다는 것일까?

나와는 다른 생동감 넘치는 인물이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데 그는 골프를 통해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최고한도까지 끌어올려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위해 끊임없이 전진 또 전진하는 우직한 열정을 지녔다. '난 안될꺼야. 내가 어떻게 해?'하는 식으로 한계를 지어 버리고 포기하는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르지 않는가?
무모해 보이지만, 너무 아이같지만 이러한 열정이야말로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들이 아닐까? 잊고 있었거나 벌써 잃어버린 꿈이라는 것을 다시 되찾자고 그를 통해 말하는 것 같다. 표정 없이, 꿈이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규격화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가 어렵다 살기 힘들다 취업이 힘들다 투정만 부리지 말고 하고 싶은일, 해내고 싶은일 다 해보자! 안되면 또 다른 꿈을 향해 전진하면 되는것 아닌가? 이 세상은 아직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들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벌써 포기하기에는 너무 빠르지 않을까?

희망은 찾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지도 붙잡지도 못하는 거니깐 말이다. 커다란 힘을 받았다. 잊으려고 했던 꿈을 향해 무모하더라도 전진 또 전진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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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으로 사라진 여자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프레스21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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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분명히 프랑스 소설이라 선택한건데..그런데 웬 중국 이야기가 펼쳐지는 거지?' (중국인이 아니면 쓸수 없을 그런 내용이라 의심하지 않을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작가 이름을 다시 찬찬히 살펴 보았더니 재프랑스 중국작가라는 기묘한 국적을 가진 자였다.내용은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지를 않나.. 왠지 책에 우롱당한 듯한 기분이..'나를 끝없이 우롱하다니 책 주제에 흥이다!' 하면서 얄궂은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1970년대에 저자가 직접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특히 재미난것은 그 당시 마오쩌둥이라는 국가 주석의 한마디로 인해 모든 대학이 휴교하게 되고, '젊은 지식인들', 다시 말해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 농촌으로 추방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 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식인들이 농촌으로 내려가서 농민들을 교육시키고 가르치는 것이 더 옳은 일이 아닌가?

이 일을 나의 전공을 되살려 좀더 깊게 정치적으로 살펴보자면, 그 당시 중국의 마오쩌둥은 중국 정부를 자유롭게 비판해보라고 한적이 있었다. 그는 지식인들이 자신이 이끄는 중국을 칭찬과 아부로 일변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으나 이와는 반대로 지식인들은 중국 공산당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모택동은 이에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된다. 자신의 진정한 충성자들을 가리는 기회였을 수도 있고,그가 앓고 있던 파킨슨씨라는 그의 병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파워에 대한 소외감이나 지나친 개혁투쟁 탓 등 많은 이유로 이런 지극히 어리석은 정책을 펼치게 된것이다.

그럼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주인공과 뤄라는 이 청년들은 재교육을 받기 위해 낯선 시골로 던져지게 된다.거기서 그들은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많은 사건들이 굵직굵직하게 영화처럼 펼쳐져 한시도 심심하지가 않다.그 중에서도 순진한 바느질 처녀가 발자크의 소설들로 인해 도시로 떠나 버리게 되는데... 제목처럼 소설 속으로 사라져 버린것이다. (그녀는 발자크 소설의 매력에 매료되어 버렸기 때문에 소설처럼 살기위해 그런 일탈을 하게 된것이다.)

이처럼 책이 가진 힘이란 겉보기와는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종이 덩어리에 불과한 그것이 한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꾸게 만들어버리니깐 말이다. 물론 나도 바느질 처녀와도 같이 책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니 마찬가지겠지만.. 하여튼 이 책은 쿨한 콜라 한잔을 마신것 처럼 싱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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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소설, 맛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홍서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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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이러한 고민을 하지 않나요? 건너뛸수 없는 욕구 중 하나가 식탐이라 하지 않는가?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것이 '밥이나 한끼 하러 가자'라는 걸꺼다. 인간이라면 먹지 않고서는 살아 갈수 없는 '생물'이라는 존재니깐 말이다. 즉,무언가를 먹지 않으면 삶을 유지해 나가기가 힘들다는 말로 바꾸어 쓸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끊임없이 먹을 것을 찾아 이리 저리 쫓아 다니게 되고, 늘 먹을것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인류의 역사가 식생활의 역사와 계보를 같이 하는 이유도 여기서 있는게 아닐까?

그러나 어떠한 이들은 이런 인간의 본능을 거부하려 한다.먹는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만을 섭취하는 이도 있고(대부분이 종교인이겠지만..) 다이어트 라는 특단의 조치로서 이를 깨물고 자신을 채찍질 해가면서 단식을 하는 이들도 있고, 세상의 음식 중 채식만 먹는 이들도 있고 등등의 이들이 있다. 그렇지만 이들도 피해 갈수 없는게 먹지 않고서는 살아갈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소설은 먹는 것! 그것에 대해서 쓴 글이다. 프랑스라 하면 음식의 본고장을 떠 올리게 될것이다. 음식의 종류도 무한하고 방법도 여러가지! 먹는 것을 즐길 줄 아는 미덕을 지닌 민족이 바로 프랑스라는 나라라 하지 않는가? 그 중에서도 특급의 음식비평가가 바라보는 '食'은 과연 어떨까?

최고의 요리란 요리는 그의 혀를 스쳐 지나기지 않은것이 없고 세상의 요리란 요리는 다 맛본 사람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런 그가 인간이라면 피할수 없는 죽음에 임박해 가면서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할 (지금껏 먹어왔던 음식중에서)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의 노력을 행한다.그런데 그가 죽기 직전에 발견했던 것이 슈퍼에 파는 아주 흔하디 흔한 빵이었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늘 집에서 먹는 밥은 한번도 질려본적이 없는데 바깥에서 사먹는 밥은 한번 이상 먹기가 힘이드니 그건 왜일까? 더 좋은 질에 더 비싼 재료로 요리한 음식인데도 말인데 그건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사랑이 녹아 있고 그 맛에 오랫동안 길들여져 너무나 친숙한 요리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최고의 요리사는 바로 어머니만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아니면 할머니가 될수도 있겠고, 아버지, 할아버지도 있을수 있을 것이고, 이모나 고모도..)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고 늘 맛있는 것을 찾아 헤매고 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작가는 바로 이것을 우리에게 들려 주고 싶었던 것이다. 잊고 있었던 맛에 대한 기억과 추억을 되짚어 주고 싶어서 이런 소설을 쓴것이다. 갑자기 어머니가 해주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 한 그릇이 애타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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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팝 1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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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의 작가의 신작이라 보면 될것이다. 위의 작품에서 주인공들의 직업이 OL족이거나 무용가였었다면 바로 '베이비 팝'에서는 썬글라스가 트레이드 마크인 양부 사진사와 이와 결혼했던 엄마가 신혼여행에서 교통사고로 죽어버리자 홀로 남겨진 딸과의 기묘한 동거생활을 다루고 있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아닌가? 신혼여행을 가서 부인과 영원한 이별을 맞이 하게된 그의 삶도 참 불행하다. 어렸을때부터 몰래 짝사랑하던 그녀와 드디어 맺어지게 되었는데 이런 비참한 결과가 자리하고 있을줄이야...세상은 상상보다 더 참혹하기도 하고 절망적인 모습도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사랑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지도..그러나 홀로 남은 사람에게는 언제나 남겨진 사랑을 기억하며 살아가야 하니 영원하기도 하고... 사랑은 무어라 표현하기가 참 어렵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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