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으로 사라진 여자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프레스21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분명히 프랑스 소설이라 선택한건데..그런데 웬 중국 이야기가 펼쳐지는 거지?' (중국인이 아니면 쓸수 없을 그런 내용이라 의심하지 않을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작가 이름을 다시 찬찬히 살펴 보았더니 재프랑스 중국작가라는 기묘한 국적을 가진 자였다.내용은 마오쩌둥 시대의 중국을 배경으로 하지를 않나.. 왠지 책에 우롱당한 듯한 기분이..'나를 끝없이 우롱하다니 책 주제에 흥이다!' 하면서 얄궂은 기분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 책은 1970년대에 저자가 직접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특히 재미난것은 그 당시 마오쩌둥이라는 국가 주석의 한마디로 인해 모든 대학이 휴교하게 되고, '젊은 지식인들', 다시 말해 중등교육을 마친 학생들은 가난한 농민들에게 재교육을 받기 위해 농촌으로 추방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실제로 일어 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지식인들이 농촌으로 내려가서 농민들을 교육시키고 가르치는 것이 더 옳은 일이 아닌가?

이 일을 나의 전공을 되살려 좀더 깊게 정치적으로 살펴보자면, 그 당시 중국의 마오쩌둥은 중국 정부를 자유롭게 비판해보라고 한적이 있었다. 그는 지식인들이 자신이 이끄는 중국을 칭찬과 아부로 일변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으나 이와는 반대로 지식인들은 중국 공산당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모택동은 이에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된다. 자신의 진정한 충성자들을 가리는 기회였을 수도 있고,그가 앓고 있던 파킨슨씨라는 그의 병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파워에 대한 소외감이나 지나친 개혁투쟁 탓 등 많은 이유로 이런 지극히 어리석은 정책을 펼치게 된것이다.

그럼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주인공과 뤄라는 이 청년들은 재교육을 받기 위해 낯선 시골로 던져지게 된다.거기서 그들은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많은 사건들이 굵직굵직하게 영화처럼 펼쳐져 한시도 심심하지가 않다.그 중에서도 순진한 바느질 처녀가 발자크의 소설들로 인해 도시로 떠나 버리게 되는데... 제목처럼 소설 속으로 사라져 버린것이다. (그녀는 발자크 소설의 매력에 매료되어 버렸기 때문에 소설처럼 살기위해 그런 일탈을 하게 된것이다.)

이처럼 책이 가진 힘이란 겉보기와는 달리 상상을 초월하는 커다란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종이 덩어리에 불과한 그것이 한사람의 인생을 한순간에 바꾸게 만들어버리니깐 말이다. 물론 나도 바느질 처녀와도 같이 책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니 마찬가지겠지만.. 하여튼 이 책은 쿨한 콜라 한잔을 마신것 처럼 싱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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