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부터 아이들을 참 좋아해서 아이들의 성장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아기를 낳으면 유달리 육아에 관심을 가지던 나였죠. 솔직히 지극히 남일처럼 보였던 육아. 남일처럼 책으로 본대로 매체에서 말한대로 친구들에게 훈수를 두는 일도 많았는데요. 내가 간접적으로 훈수두던 육아를 직접해야하는 입장이되었습니다. 임신을 했고, 아기가 태어날 순간을 기다리지만 태어난 이후부터 부모와 아이의 유대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며, 부모로서 아이가 자기만의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이끌어야할지 고민이 안될 수 없거든요. 주변에 육아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많은 부모들이 나에겐 인생선배이자 스승이라, 육아의 많은 부분을 많이 배우면서, 보완점들도 파악하고 있어요. 이미 경험해본 경험자들을 통해서 지혜를 터특하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해서, 여성학자인 박혜란의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도 들여다봅니다.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내용 및 구성


이런 표현을 자주 써도 되는지 저자에겐 조금 조심스럽지만,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잘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 "취업주부 4년, 전업주부 10년, 파트타임 주부 30년, 명랑할머니 7년 경력의 여성학자"라고 책날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결혼, 육아 그리고 남녀문제를 다룬 다양한 책들을 집필했는데, 그중에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책이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입니다. 이 책의 육아서에 일종으로, 그녀의 세 아들을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육아를 했는지, 에세이 형태로 아주 눈에 잘 들어오는 문체로 구성된 책입니다.


느낀 점 


무엇보다 제목이 가장 와닿더라고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믿음"이거든요. 그나마도 어린시절에 부모님의 "믿음"을 먹고 자랐고, 부모가 자녀에게 표현하는 그 믿음이 성장에 엄청난 자양분이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녀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어떤 믿음을 보여줬는지, 삼 형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먼저, 그녀의 육아서가 주목받은 이유는, 그녀의 세 아들이 모두 서울대에 입학하여 현재는 각자가 원하는 위치에서 사회적으로 자릴잡고 있다보니, 그녀만의 육아방식에 비법이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라면, 내 아이가 나무랄것없이 잘 성장하여 좋은 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져 자기인생을 잘 살길 바라잖아요. 그래서 저자는 가수 이적의 어머니, 삼형제를 서울대로 보낸 어머니로 잘 알려져있죠. 나 또한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두고, 그녀의 육아방식에 특별한 뭔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싶었고요.


막상 읽어보면, 아이들을 명문대학교로 보내는 비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삼형제가 알아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만 보일 뿐, 그녀는 딱히 삼형제를 위해서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삼형제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부모로서 몰랐던 아이들의 잠재성을 보고 놀라고, 부모라고 해서 아이들의 인생을 설계해줘야 한다는 강박증을 가지면 아이들의 인생을 빼앗는 것이라 표현합니다.


가장 큰 반전이라고 한다면, 저자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알뜰살뜰 살림을 야무지게 하는 여성은 아니라는 점.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여성이 지혜로워야 집안이 잘 굴러간다는 강박증을 심어줍니다. 그런데 그녀는 사회가 심어주는 강박증을 거부하는 아주 털털하면서 자칭 둔한 엄마이자 아내라고 표현합니다. 맛있는 밥을 차려주거나, 집을 알뜰살뜰 예쁘게 꾸민다거나, 살가운 아내이자 엄마는 아니라는거죠. 즉, 집도 잘 안치고, 삼형제와 몸으로 놀아주고, 엄마 공부한다고 아이들만 두고 중국으로 유학을 감행하는 털털하면서 자기주도적인 엄마이자 아내입니다. 그럼에도 삼형제들이 나름대로 군소리 없이(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잘 자라 준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되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 일에 크게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이예요. 물론 다른 집안 아이들과 비교해서 불안 초조했던 경험도 있지만, 최대한 삼형제 각각의 결에 따라서 아이들을 지켜봤더니, 아이들 스스로 자기의 방향성을 찾아가더랍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전업주부로 엄마로 살아가면서 엄자신이 좋아서 책을 읽었더니 아이들도 따라서 책을 읽기도 하고, 아이 혼자서 고민하다가 엄마에게 질문을 던지면 엄마는 답변을 해주려고 노력하거나, 같이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관심을 줄 때와 주지 않을 때가 명확했다는거예요.


부모는 아이들보다 먼저 태어난 사람이라는 이유로, 삶을 먼저 살아본 사람이라는 이유로, 내가 한 고생보다 덜 고생시키겠다는 사랑을 기반으로 아이를 양육하지만, 때론 그 사랑에 가려 아이들의 잠재성을 재대로 목격하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물며, 나 조차도 내 생각이 맞는 듯 한데, 다만 어른이 하는 말이라 무조건 듣는데서 나의 생각이 무시될 때만큼 기분나쁠 때가 없더라고요.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랄까요. 나도 어려봐서 아는데 어려도 생각이 있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 아이를 동등한 존재로 대하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깨닫기까지 본인도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엄마로서 반성하고 삼형제와 조율하면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려고 노력하더라고요. 부모에게도 지혜가 있고 아이에게도 지혜가 있습니다. 저자가 책 서문에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보단, 부모인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육아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다는데, 나도 그런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요. 믿음으로 기반한 육아에서 가장 요구되는 것은 인내심이더군요. 스스로 하도록 지켜봐주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느끼면 도와주고, 꾸준히 격려해주는 것. 사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죠.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의 인생에 지니치게 자신의 삶을 투영하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살아갈 특권을 부모인 내가 뺴앗을 수도 있다는 점을, 항상 인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육아를 하면서 혹은 육아를 통해서, 아이는 아이답게 나는 나답게 성장하고 싶은 예비 부모님 혹은 부모님들에게 추천합니다. 앗,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유아나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교육자분들도 읽으면 교육하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 책글귀


p. 19 아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그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하게 되더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육아처럼 즐거운 일은 이 세상에도 없다.


p. 30 엄마가 하루종일 붙어서 아이를 키운다고 아이들이 모두 문제 없이 크는 건 아니다. 엄마가 취업을 했건 안 했건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안정되어야 한다.


p. 40 나는 몇 년 동안이다 이런 어리석음을 되풀이한 끝에 드디어 위대한 발견을 해냈다. 즉, '집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사람이 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선언했다. 나는 집을 위해서 살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서 살겠노라고.


p. 48 아이들 키우는 일이 재미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꽤 달라졌으리라. 아이들과의 만남은 늘 새로웠고 재미있었다. 갓난아이와도 주저리주저리 잘 떠들고 놀았다. 아이들은 키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놀아 주는 대상이었다. 나는 아이들과 노는 걸 아주 좋아한다. 지금까지도.


p. 50-51 아이들과 함께 뒹굴고 놀 수 있는 기간은 대단히 짧다. 막내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사실 아이들과의 놀이는 끝나고 만다. 솔직히 대부분의 엄마가 그렇듯이 나도 그 이후에 아이들이 무슨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 악을 쓰면서 서로 뒹굴고 논 그 경험은 아이들과 나 사이에 모자 관계라는 끈 이외에 친구 같은 느낌을 갖도록 한 것 같다. 아주 자연스럽게 신체 접촉을 하는 습관을 키워주었다.


p. 64 나는 금방 제정신을 차렸다. 아이는 자기가 흥미를 가지면 저절로 배우게 되어 있다. 그걸 엄마의 흥미나 욕심에 맞추어 억지로 가르치려든다면 역효과만 나게 마련이다. 교과서에 그렇게 씌어 있잖은가. 조기 교육을 시키지 않는 게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남의 말에 휘둘려서 중심을 잃고는 내 뜻대로 안 된다며 아이를 괴롭힌 게 어리석은 것이다. 문제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중심을 잃는 것이다.


p. 73-74 세 아이의 적성 찾기 과정을 늘어놓다 보니 부모가 아이 인생을 설계해 주겠다고 나서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우리는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보다 조금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인생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고, 따라서 그들의 인생을 설계해 주어야 할 책임감 같은 걸 느끼면서 산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곧 아이에게서 자기가 살아갈 인생을 빼앗는 일이 아닐까.


p. 74 적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를 맞아 젊은 부부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아이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낼 때까지 아이의 작은 몸짓,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아닐까. '내 뜻대로'가 아니라 '아이 뜻대로'사는 모습을 보려면 무엇보다 부모들의 '참을성'이 필요하다.


p. 78 우리의 삶은 한풀이의 과정 이상이 아닌지도 모른다. 가난하고 억압적인 분위기에서 기 한 번 못 펴고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너무 원통해서 자식을 통해서나마 그 한풀이를 하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 자식들만은 '기죽지 않고' 살게 하려는 염원이 버릇없는 아이들의 양산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남보다 뭐 하나라도 더 가진 사람들의 자식 키우기는 그야말로 원초적 본능의 발현 수전인 것 같다.


p. 108 자신의 어린 시절을 조금만 되돌아보면, 부모가 마음에 안 들 때마다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을 탓하며 얼마나 억울해하고 속상해했던지 떠올릴 수 있으련만, 자신이 부모가 된 그 순간부터 우리는 어찌 된 셈인지 아이들에게 신처럼 군림하면서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산다. 


p. 135 "그래, 이제 어디서 엉켰는지 알았지? 그렇게 쉬운 걸 갖고 괜히 엄마를 곯려 먹으려 했구나. 엄마 때는 그런 거 배워 본 적도 없어. 교과서도 시대에 따라 자꾸자꾸 바뀌니까 니네들이 엄마 세대보다 어떤 면에선 훨씬 유식할 수도 있는 거야. 네가 아는 걸 엄마가 모른다고 해서 엄마를 무식하다고 생각하면 그거야말로 정말 무식한 짓이야."


p. 136 물론 버릇 들이기는 강제적이 아니라 자발적인 방법을 쓸 때 더 효과적이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집안 분위기 자체가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라면 가장 바람직하다.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엄마보다 아무 말 없이 틈만 나면 책을 펼치는 엄마에게서 아이들은 자적 자극을 받는다.


p. 150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늘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이 문제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웬일인지 상당히 생각이 깊은 것 같은 어른들도 부지불식간에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쉽게 내뱉는 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p.215 엄마가 자식들에게 주는 사랑을 일반적으로 '모성'이라고 높여 부르고, 그것은 곧 무조건적인 사랑, 맹목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영원한 모성이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다. 모성의 참뜻은 결국 모든 생명 있는 것을 싸안는 한없는 사랑일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주부'라는 이름으로 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죽여 가며 가족에게 쏟아붓는 사랑이 진정한 의미에서 모성인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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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매사에 늘 진지한 편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면 심오한 책들을 읽곤 합니다. 그 속에서 세상의 흐름과 삶을 대하는 방식들을 마주할 수 있는데요. 가끔 이에 몰입하다보면,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땐 글자가 적고 감성감성 글귀로 구성된 책자를 편안하게 읽으면서 머릴 식히기도 합니다. 이번엔 우리들에게 아주 친숙한 카카오프렌트 중 무지를 주인공으로 하고, SNS 인기 작가인 투에고가 만난 감성에세이 무지, 나는 나일때 가장 편해라는 책을 편안하게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내용 및 구성


서문에서도 언급했듯, 카카오톡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무지. 국민 캐릭터 중에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무지는 토끼 옷을 입은 단무지라는 사실! 토끼 옷을 입은 무지는 천진난만해 보이지만, 알고보면 아주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라고 책에선 소개합니다.그리고 무지가 등장하면 항상 따라 붙는 초록초록 미스테리 캐릭터 콘. 콘은 아주 자그마한 공룡, 혹은 새끼 용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알고보면 무지를 성장시켜주는 조력자라고. 캐릭터에도 특징과 스토리가 있음을 확인시켜주면서 투에고의 감성글귀를 더해 책 한 권을 채웁니다. 주로, 가면을 벗은 진짜 나 자신에 대한 일상적인 글들로 구성되어 있고, 프롤로그를 포함하여 1)다 잘될 거라고 말하진 않을게 2)불안은 토끼옷에 달린 꼬리 같아 3)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4)나의 외로움까지 사랑할래 5)혼자라서 좋고, 함께라서 더 좋은, 총 5파트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느낀 점 


무지가 단무지인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감춘채,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사회에서 적응하기 위해 우리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을정도로 나의 진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조절할 수 있어야 사회에서 생존하기 수월하거든요. 그러나, 그만큼 나 자신은 온몸에 힘을 줘야하고 긴장을 해야합니다. 집에 돌아와 가면을 벗어던지는 순간 속이 후련하죠. 온몸에 힘을 빼고 진짜 나와 마주할 수 있고요. 하지만, 있는 그대로 나와 마주하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바라는 내 모습,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이 너무나 다른데, 내가 사회에서 바라는 모습을 지향하는 쪽이라면 내 본연의 모습을 혐오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건 일종에 내 마음 저 깊숙한 곳에 열등감 혹은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어서 나를 이해하기도 힘들고 용서하기도 힘들고 특히, 받아들이기 조차 힘든 순간이 더 많아요.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인 나라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줄 수 있는 여유를 작가 투에고의 글귀를 보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답니다.


다만, 카카오프렌즈 무지를 기반으로, 글들이 짜여진 듯한 느낌이 들어서 살짝 가볍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킬링타임으로 머리도 식힐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답니다. 글들이 마음에 확~ 와닿길 바라는 마음보단, 글귀 위에 눈과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좋아요.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일상에서 적응하고,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힘을 바짝주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중간에 짬을 내서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 책글귀


p. 21 행운을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내게 찾아온 우연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p. 38 실수는 꼭 짓궂은 그림자 같아. 졸졸 따라다니다가 느닷없이 나타나. 미처 준비 업이 마주하기라도 하면 도망치고 싶어지더라. (중략)이미 일어난 일, 자책해봤자 소용없다고들 하잖아. 그림자를 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어두운 밤 가로등 불빛따라 꼬리처럼 매달리는 그림자처럼 실수도 그냥 내 일부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해. 오늘밤도 나는 그림자와 함께 걷고 있어.


p. 59 마음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속삭임, 못 들은 척하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자꾸 마음이 표정을 움직여서.


p. 78-79 (중량) 태풍이 온다더니 어김없이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 잿빛 하늘에서 거대한 천둥소리가 나더니, 번개가 내릴치기 시작해. (중략)그런데 이렇게 비가 내릴 때 집 안이 더 아늑하게 느껴져. 빗물에 어깨나 발이 축축하게 젖지 않아도 되니까, 따뜻한 이불 속에서 빗소리를 들어도 되니까, 방 안이 어두워지면 불을 켜면 되니까.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안도감이 드는 건, 이렇게 사소하지만 따뜻한 것들의 존재감 덕분이야.


p. 96-97 내 안에는 두 개의 내가 공존해. 상처투성이로 웅크리고 있는 나와 살기 위해 치유하려는 내가. (중략) 서로 다른 '나'들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아. 가능한 한 마주치고 싶어하지 않거든. 그래도 그 둘이 평화롭게 만날 때가 있어. 바로 내 진심을 꺼내 글로 기록하는 순간이야. 이 시간을 통해서 난 비로소 내가 누군지 발견하는 것 같아. 아픈 나도, 치유하려는 나도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유일한 시간이라 그런가 봐.


p. 107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하루라는 영화를 찍기 시작해. 주의사항이 하나 있다면 이미 찍은 장면은 다시 찍을 수 없다는 거야. 롱테이크로 계속 이어져서 NG를 내도 다시 찍을 수 없으니, 실수를 할까 봐 진땀이 날 때도 있어. (중략) 역시 연기는 힘들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봐주는 이들과 함께하거나, 주변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온전히 혼자 있고 싶어. 나는 나로 있는 게 가장 편하니까.


p. 137 외롭고 힘든 날에는 누구를 찾아야 할지 모르겠어. 전화번호를 뒤져봐도, 그 많은 사람 중에서 누구에게 전화를 해야 좋을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 저마다 그럴듯하고 멋진 단어로 나와의 관계를 포장하지만, 다 부질없는 짓인 거 같아. 사실 이때 가장 필요한 게 뭔지 알아? 나를 믿어주는 거, 나를 앞으로도 괜찮을 거라고 토닥여주고 응원해주는 거, 바로 스스로에게 가장 완전한 친구가 되어주는 거야.


p. 188-189 너도 그거 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사람보다는, 완벽한 줄 알았는데 커피를 마시다 흘리는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간다는 심리학 법칙 말이야. 뭐, 우리가 겨우 하나만 부족한 건 아니겠지만, 어쨋든 실수가 호감을 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대. 아마 완벽하지도 않고, 실수도 하는, 그렇게 닮은 서로의 모습 때문에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졌나봐. 가끔은 부족함이 관계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거지. (중략)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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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 청년세대의 정치무관심, 그리고 기성세대의 정치과잉
안성민 지음 / 디벨롭어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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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먹고 사는 일에 급급했을 땐 정치에 아주 무관심했습니다. 하루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데 정치에 관심을 둘 여력이 안되었거든요. 그럼에도 마음 한켠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발언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고 무조건적인 복종만 강요받는데 늘 불만이 가득한 반면 열심히 일만하면 보상이라도 해줄 듯한 분위기로 몰고가서 주어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조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 만큼 나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고, 허무함을 느껴서 조직생활을 그만두고 이후엔 번아웃,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이 말려왔습니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처절하게 일을 했건만, 내 힘에 부쳐서 결국엔 스스로 낙오자를 자처했던 나. 사회부적응자라며 나를 몰아세우고, 세상과 타협하기 위해서 나 자신과의 싸움을 내적으로 많이도 했습니다. 내 안에서 문제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나만 문제가 있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억울해서, 사회의 흐름에 눈을 돌렸더니 나와 같이 노력했음에도 노력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잘못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이후로, 심리공부를 기반으로 사회전반에 대한 문제, 역사의 흐름, 그리고 마지막엔 정치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안성민의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를 읽는 내내, 내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들을 정리해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 내용 및 구성


책 표지에 표기된 "청년세대의 정치무관심, 그리고 기성새대의 정치과잉"이라는 문구로 책 전반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프롤로그는 "고령화·양극화로 치닫는 대한민국, 청년정치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시작으로, 1) 청년,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 2) 낡고 주름진, 그리고 갈수록 늙어만 가는 한국 정치판 3)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4) 대한민국, 그리고 청년정치가 가야 할 길, 총 4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사회에 직면한 청년정치 문제의 심각성과 그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면밀하게 분석합니다. 특히 기성세대의 정치과잉이 어떤 영향으로 청년세대의 정치무관심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느낀 점 


저자는 84년생으로,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입니다. 그도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2년차 직장인자 한 집안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입니다. 국가에서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라는 외치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 앞에선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지 못하는, 허무함과 무기력을 경험해야하는 사회라는 것을 저자 또한 절실히 체감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자료를 근거로 현대 청년정치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청년정치 문제의 원인과 결과까지 설득력있는 문체로 하나씩 하나씩 짚어가고 있습니다. 정치경제분야임에도, 자료들을 아주 쉽게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정치입문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을 정도예요. 그만큼, 저자가 평소 대한민국 현실,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와의 정치적인 갈등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갈증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증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을 책을 통해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저 감으로만 할고 있던 것을 자료를 근거로 제대로 들여다보고, 현실을 제대로 직감한 기분이랄까요? 기성세대가 정치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반면, 청년세대는 정치에 아주 무관심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기성세대는 당신들이 살아온 지난 역동의 시절과 비교하면서 요즘 청년세대들에게 의지가 없고 당신들만큼 노력안한다고 핀잔을 줍니다. 그러나, 기성세대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치에 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않고, 의지와 열정도 없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하는 건 지양해야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평균나이가 현재 58.5세라고 합니다. 20대 국회의원 기준으로 보면, 20대는 1명, 30대는 딱 2명뿐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2030세대에게 정치는 열려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중년의 정치인들이 2030세대 청년들의 삶을 얼마나 이해할까요. 산업화시대, 민주화의 주역이었던 386 기성세대들은 격정의 역사현상에서 살아남고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시대입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국민전체가 힘을 모아서, 단시간에 대한민국 성장을 일궈낸 주역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희생과 노고에 대해선 정말로 높이 평가할 부분이긴 하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압축성장으로 인해서 간과해서 터져나오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2030세대들도 힘겹게 감당하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들여다 봐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청년세대는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고 노력안하는 것도 아닙니다. 2030세대는 IMF 키즈로,부모들이 경제적인 타격을 입을 때 한창 학교를 다니던, 경제적인 활동에 뛰어들기에도 애매한 나이에 함께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다보니,공부만이 살길이라며 경쟁에 내몰리면서 학업에 열중했죠. 살기 위해서. 그러나,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삶이 나아질 줄 알았지만,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지고, 부모의 재력과 권력에 따라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는, '돈도 실력이고 능력인 시대'에 직면했죠.


이런 분위기에 힘을 얻어,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힘겹게 구축한 자리를 절대 청년세대들에게 물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기성세대의 위치와 자리만을 챙기는 정치를 하거나,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치를 하는데 급급합니다. 가뜩이나 기성세대 쪽수에 밀리는 청년세대. 무슨 힘이 있을까요. 세대교체를 위해서 새로운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고, 경험을 축적할 기회도 없습니다. 그저 생존만을 위해서 살다보니 청년세대는 정치에 무관심해보이는 겁니다. 정치에 무관심해보이는 세대들이 2017년 국정농단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정권을 막내리게 하는데, 생각없는 세대라면 굳이 광화문 광장에 삼삼오오 몰려서 촛불을 밝히며 나라를 위한 외침을 왜 외쳤을까요? 세상이 잘못 돌아도 제대로 잘못 돈다는 걸, 직시하고 있디 때문입니다. 모르는 것도 아니고 무관심하다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에요.


저자의 말대로 고령화,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대한민국. 힘이 있는 쪽에만 힘이 실리고 힘이 없는 쪽은 아예 힘이 없는, 불균형의 대한민국. 단순히 기성세대만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세대간의 균형을 바로 잡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지금과는 달리, 올바른 흐름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머릴 맞대야 하는 건 사실입니다. 이에, 안성민의 책, 청년정치는 왜 퇴보하는가를 읽으며, 현대 사회흐름과 정치구조를 분석해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간의 불균형을 들여다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책 속 글귀


p. 18 청년 일자리 문제는 결혼과 직결되고, 결혼은 저출산 문제를 낳고, 저출산은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패턴으로 노년층에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노년층이 청년층의 몫을 가져가게 되면 청년층의 소비 저하와 내수시장 붕괴로 이어지는 등 모든 사회문제는 얽히고설켜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대 간 갈등, 특히 청년층의 문제에 제로섬게임 이론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함께 잘 살 수 있는지를 근간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p. 18-19 정부가 '다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선포하고 그에 따라 노력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정치 세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으로는 기존 정당들이 청년들을 위한 작은 몫을 떼어주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 일부를 내려놓아야 한다. 한때 민주화의 주역으로 불렸던 386세대 그들도 사회적 변화와 역사적 반성을 통해 정치유산을 물려받은 세대이다. 그리고 그들이 50대 60대가 되어가는 지금, 그들 역시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줘야 하는 시기이다.


p. 28 청년이라는 시기의 삶은 개인에게 있어 전체 삶을 통틀어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결혼하건 아이를 낳건 상관없이 성인이 된 청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의 노력은 이들이 청소년기에 대학 진학을 위해 학업에 몰두했던 경험이나 막연한 꿈을 향한 동경, 노력과는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성인이 되고 난 다음의 꿈과 목표는 앞으로의 생존과 그리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p. 42-43 직장 초년생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가장 많은 일을 해내야 하는 이들은 늘 분주하다. 그러면서도 미래를 예측하고 20~3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전망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하는데, 2030세대 대부분은 어떠한 직장을 다닐지라도 자신의 미래가 장밋빛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는 희박하다. 저성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대에서 예측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청년이 어쩌면 보통의 사고방식인 듯 하다.(중략)이러한 사회 시스템과 분위기는 청년들이 겪는 불합리한 제도와 직장 내 갑질 등에도 제대로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만든다. 그저 버티기가 가장 중요한 직장인의 덕목이라고 생각하며 결국 개인의 삶을 내던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직장인의 퍽퍽한 삶에 기존 제도나 정치권은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p. 103 대한민국에서 적어도 중간 정도의 삶을 살고자 하는 젊은 직장인들은 그 어떤 세대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저 생존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워커홀릭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야만 말 그대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산업화 시대를 겪은 윗세대가 여러 지혜로운 조언을 해주지 못할망정 '노력'하지 않는다는 망언은 삼가야 할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청년들의 서글픈 현실은 앞으로도 스스로 고용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니까.


p. 151 그렇다면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란 누구일까? 그 답은 '대의민주주의'라는 정치 체제에서 찾을 수 있다. 누군가를 대표하려는 사람이 갖춰야 할 조건은 지식도 참신함도 경력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누군가의 삶'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위 말해, 있는 집안 도련님, 돈맛을 본 뒤 권력 맛까지 보고 싶은 졸부, 연예인 뺨치는 연기력으로 눈속임을 잘하는 유명인이라 아니라, 지극히 평범하고 내세울 것 하나 없을지라도 자신이 대변해야 하는 그 누군가들의 삶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


p. 156 자이든 타의든 청년세대가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노인 집단이 정치를 좌우하는 현상인 '실버민주주의'를 낳게 된다. 실버민주주의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 정책을 결정할 때, 노년층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하며 일본에서 처음 등장했다. 지난 2월에 열인 자유한국당 당 대표자 경선에서 후보가 이른바 태극지 부대에 효심을 호소한 것도 비슷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는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균형과 견제가 필요한 사회시스템에서 한쪽으로 치우쳐버린다는 것은 결국 균형을 잡지 못하는 상태이며, 이러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사회 시스템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p. 171 많은 국회의원이나 위정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프로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학력이다. 얼마나 성공했는지, 리더로서 자격을 갖추었는지 등에 대하여 학력을 기준으로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학력만이 정치를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중략) 하지만 적어도 '정치'에서만큼은 학벌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란 모름지기 모든 세대와 계층을 고루 대변하는 활동이다. 그렇기에 국민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외계층이나 청년세대들을 잘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학벌이나 학업 성취도는 절대 아니다.


p. 186-187 어느 사회에서나 세대교체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촉발되고 그 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 진통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무릇 정치란 이러한 갈등과 진통을 소화하고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진로와 퇴로를 열어주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정치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혹은 과욕으로 인해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회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를 수만 년간의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보아왔다. 과거의 386세대, 이들은 이러한 지점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와 역할에 대해 아주 겸허하게 성찰해봐야 한다.


p. 208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데 취직하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었던 시대는 갔다. 계층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사다리는 자신의 노력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향해 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 가닥 희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다리는 대한민국에 이제 없는 듯하다.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이제 굳어버린 바닥과 굳어진 천장만 있을 뿐이다. 굳어진 바닥은 소득 수준이 낮은 하위계층이 상위계층으로 오르는 것을 막고 있고, 굳어진 천장은 더욱 견고해져 소득 수준이 높은 상위계층이 하위계층으로 내려오지 못하게 한다.


p. 218 청년들의 삶을 돌보지 못하는 정치 현실은 청년들을 극심한 경쟁으로 내몰았고, 이론 인해 팍팍한 현실에 지쳐버린 청년들은 기존 제도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여력이 없다. 또한, 정치나 경제, 사회문제를 고민할 때 이정표가 되어줄 대상이 없었다. 심지어 자라오면서 보아온 정치권에서 단 한 번도 긍정적인 사례를 본 적이 없는 청년들은 그저 정치에 무감각해지거나 자신의 부모 세대를 따라 자연스럽게 보수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p. 261 모든 것이 격변하는 시대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수십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이는 바로 '후진적인 정치 환경'이다. 더 배운 사람이,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보통사람들 위에 군림해야 한다는 제왕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는 사고가 아직 팽배하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사회가 제대로 작동된다고 여기는 듯 하다. 하지만 기성 정치인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이 먹혔던, 그리고 국민들도 그저 바보처럼 그들의 손아귀에 잡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던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났다.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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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리얼라이즈> 이후 T.M 로건의 새로운 소설 《29초29를 만났습니다. 저자는 주로 현대의 사회문제들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전개합니다. 지난 번에 읽었던 소설 <리얼라이즈>도 SNS로 인한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힘, 즉 판단력이 약해지면 얼마나 큰 혼란을 경험할 수 있는지를, 소설로 보여준 작품이라면, 이번 소설 《29초29》은 힘을 가진 자가 지신만의 권한으로 힘없는 자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29초 줄거리 


내게 이름 하나를 주십시오. 한 사람의 이름을. 내가 그 사람을 사라지게 해주지(p. 144)


두 남매의 엄마이자, 대학 계약직 강사로 간간히 생활하며 정규 교수를 목적으로 고군분투하는 세라. 설상가상으로 남편 닉은, 자신을 찾아야겠다며 세라와 가족을 떠나있는 상태. 혼자서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하는 그녀의 절박한 상황에, 그녀를 옥죄는 한 사람 앨런 러브룩이 있습니다. 그는 사회적으로 아주 뛰어난 학자이자 재능있는 연구자이며, 특히 그의 전문 분야에 있어서 이미 세계 최고의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미 사회적 세계적으로 그의 역량은 정편이 나있어서, 대학은 그를 통해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어서 그의 이면에 어둡고 비열한 모습이 있다할지라도, 눈을 감아 주는 상태. 앨런 러브룩은 그런 그의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세라에게 성희롱과 성추행을 하며 그녀의 절실함을 쥐고 흔듭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디어도 그가 자신의 것인냥, 중간에 낚아채며 뻔뻔하게 굽니다. 세라는 치욕적인 상황임에도 겨우 버텨내고 있던 어느 날, 세라의 딸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위험에 처한 상황을 목격합니다. 아이를 위협하는 남자를 향해서 세라의 차를 몰아붙이고 그를 들이받고 아이가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나, 들이받힌 남자의 동료가 세라의 차 번호를 찍은 후 그 자리에서 뜨는데, 세라는 그들이 그녀에게 보복할까봐 극도로 불안한 일과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를 평소에 주시하고 있던 검은 그림자들이 그녀에게 복면을 씌우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그녀가 마주한 사람은, 세라가 구해준 아이의 아빠, 볼코프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러시아의 마피아이자 대부호였습니다. 세라로부터 소중한 딸을 지키는 신세를 졌다며, 신세를 갚을 기회를 주라고 합니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사라졌으면 하는 한 사람의 이름을 볼코프에게 알라주면 볼코프의 전문방식(?)대로 그녀의 인생에서 누군가를 사리지게 해주겠다는, 썸뜩하지만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느낀 점


이 소설을 읽으면 미투운동이 생각납니다. 각 분야의 최고라고 알려진 사람들이 꿈과 성공을 갈망하는 힘없는 자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던, 암묵적으로 묵혀서 세상에 털어낼 수 없던 진실들을 표출할 수 있었던 그 운동. 저자인《뉴욕타임즈》가 할리우드의 성추문 관련 보도하기 1년 전인 2016년부터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추측하자면, 사회적으로 공헌하는 절대 권력자들이 이미 꿈이 크고 성공을 원하는 힘없는 여성들에게 성상납을 강요하며, 꼭 성공의 동아줄이라도 되듯, 변태적인 행위가 이행되고 있었으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나, 묵혔던 진실이 언론의 보도로 인해서 온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그들의 권력은 꿈이 절실한 여성들의 경력 혹은 성공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치욕적인 폐해를 시사했습니다. 


소설 초반부터 앨런 러브룩은 세라를 희롱하는데 진짜 화가 나더라고요. 그리고 세라의 입장에 감정이입되는 건 당연한거고요. 그녀와 같은 성희롱을 당한 건 아니지만, 내 위치를 바로 잡기 위해서 치열한 노력을 해도, 결국엔 힘있는 자들의 한마디에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정규 교수의 자리를 두고 세라와 같이 성상납을 요구받는 입장이 된다면, 상상만해도 너무나 끔찍합니다. 정규교수직에 대한 절실함을 볼모로, 절대 권력자 앨런 러브룩의 압박을 견뎌내는 건 지옥의 불구덩이 속에서 살고자 허우적대는 고통과도 같은데, 그 순간, 신세를 갚겠다면 그녀에게 나타난 러시아의 대부호인 볼코프의 제안에 그녀는 고민하다가 29초의 통화로 앨런 러브룩이라는 이름을 남깁니다. 그리고 앨런 러브룩이 실종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간접적으로 그를 사라지게 한 것이라며 불안해 합니다. 그러나 왠걸, 독자가 상상했던 당연한 전개로 이야기는 흘러가지 않습니다. 실종되어 사망했을 것이라 짐작했던, 러브룩은 살아서 돌아와, 그의 실종이 세라와 관련있다고 확신하는데, 아오- 솔직히 이 장면에서 정말로 환장합니다. 앨런 러브룩은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을 얻을만큼 훌륭한 인재라는 점에서, 상또라이지만, 엄청나게 치밀하게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힘없는 세라의 상황은 이전보다 더 심각해집니다. 그렇게 확신에 차서 세라에게 신세를 갚겠다던 볼코프의 허술함에도 화가 났습니다. 활활 불타오르는 세라의 절박한 삶에 석유를 드립다 붙는 형국같아 보였으니까요. 진짜, 여기서 "볼코프의 힘은 세라를 돕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일까"라며, 세라의 입장에 다시 한번 몰입하면서, 읽었던 소설 《29초29》. 


소설의 초반에선 화가 솟구치고, 중반에 들어서면서 세라의 힘겨운 내적갈등을 보고 있노라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에) 그저 답답해서 책장을 덮었다 폈다를 반복하고, 후반부에 들어서서는 내가 예측했던 사실과 다르게 급커브를 터는 듯 전개되는 반전에 사실 깜짝 놀라기도 했고, 세라는 후반에 가서도 앨런 러브룩의 똑똑한 치밀함에 극으로 내몰립니다. 책장이 몇 장 남지 않았는데, 끝나지 않는 치욕적인 세라의 처절함. 세라는 이렇게 끝나는 것인지, 손에 땀을 쥐며 결말을 집중해서 들여다봤습니다.


추리소설이라곤 하지만, 단순히 추리소설이라 단정지을 수 없는 《29초29》 현실에서도 이런 일들이 허다하고, 특정 음흉한 엘리트 카르텔 무리들은 힘없는 자들의 꿈과 성공을 자신의 손에 달렸다며 우쭐대고 있으니까요. 문명이 발달하고, 지성인이 많아지면 힘없는 자들은 비이성적, 비인간적, 야만적인 처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교활해지고 심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비난 해외에서만 그렇습니까, 언어와 문화만 다를 뿐, 사람이 가진 욕망은 누구나 비슷하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점에서, 더욱더 쓰라립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힘을 길러서 용기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지금 생을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 책글귀


p.80 그런 다음 스테레오의 음향을 최대로 높이고 운전대를 꽉 쥔 채 소리를 질렀다. 좌절감과 굴욕감에 마구 소리를 질렀다. 그 모든 부당함에 대해 소리를 질렀다. 억울해서,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어서, 그리고 너무도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그건 단지 화에 그치지 않았다. 그 이상이었다. 그건 분노였다.


p. 133 "아닙니다. 진정한 선행이란 조금의 사심도 없는 행위지요. 보상을 바라지도 기대하지도 않는 겁니다. 그 특성상, 진정한 선행에는 사실 보답이란 걸 할 수 없습니다."

p. 215 그동안의 노력이, 그 모든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것. 그 모든 공부와 시험, 박사 학위, 면접, 잠 못 들던 밤과 단기 계약직, 고군분투, 희생, 트라우마, 가끔 찾아와준 작은 승리. 다 아무것도 아닌 게 디었어. 0. 무(無). 러브룩이 모든 패를 다쥐고 있으니까.

p. 414 계획이 파편들이 한데 모이기 시작했다. 러브룩이 아직 살아 있음을 알게 된 바로 그 순간부터, 세라 자신도 의식하지 못할 때 조차, 마음 한구석에서 조용히 합쳐지고 있던 조각들이다. 마지막으로 던질 주사위가 될 계획이었다. 


p. 462-463 세라가 일어났다. 몸을 꼿꼿이 세우고 서서, 자신이 만든 무기를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될 정도로 꽉 쥐고 있었따. 굴복하고 싶은 마음이 자신에게서 모두 빠져나가는 것을, 그 모든 이성이, 논리와 상식이, 걱정과 우려가 완전히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지난해의 그 모든 좌절과 분노를 끌어올리고 몇 달간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 그 모든 두려움을 들이켜며, 이 감정이 온몸에 퍼지도록, 전부 이 남자에게로 향하도록 했다. 그리도 많은 사람들에게 본모습을 감춰왔던, 그렇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 남자를 향해. 끝을 내야 했다, 어떻게든.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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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 인간의 소비심리를 지배하는 뇌과학의 비밀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강영옥 외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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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돈만 벌면 소비만 하는, 일명 지름신이 자주 왕래했던 소비자였습니다. 그렇다할 좋은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니고,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대로 충동적으로 (불필요한)사재기를 한다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음식으로 (영양가가 없어도) 배만 채우는 쪽으로 소비를 일삼았습니다. 체계적이지 못한 무의식적인 소비패턴이 그 당시엔 잘못되었다고 생각 못했고, 그저 스트레스를 푸는 일환으로 생각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대책없는 소비로 인해서 나의 경제적 상황은 바닥을 쳤고, 정신을 차려보니 스트레스를 핑계로 (얼마 안되는) 돈을 마구마구 써왔다는 걸 자각했죠. 지금은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소비습관을 많이 고친 편이며, 이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한스-게오로크 호이젤의 뇌,욕망의 비밀을 풀다Brain View의 책 제목을 접하곤, 뇌와 인간의 욕망에 어떤 연계성이 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을 읽어봤습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내용 및 구


이 책의 저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은 독일의 유명한 경제학자이자 뇌과학, 마케팅 그리고 경제학을 접목한, (아주 생소한) "신경 마케팅" 분야의 최고 권위자라고 합니다. 여기서 신경마케팅이란, "구매결정과 선택결정이 인간의 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학문(p.20)"이며, 머릿속의 모던 감정 시스템과 동기 시스템이 자리 잡은 곳인 '대뇌변연계 Limbic System에 대한 과학적인 뇌 연구와 그 성과를 바탕으로 저자가 개발한 Limbic모델은 기업과 개인이 합리적인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돕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도구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신경 마케팅과 Limbic모델을 기반으로, 뇌를 분석하고 소비자들의 소비 동기, 감정, 가치, 성격 및 취향 차이를 이해하고, 마케팅 전략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의 기본구성은, 개정판 서문 등을 비롯하여 1)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 2)구매결정을 하는 고객의 마음 흔들기 3)구매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들,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기업들이 궁금해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과 브랜드가 무엇인지, 실용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마케팅 이론과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자부합니다.



■ 느낀 점 


뇌를 분석하여, 조금더 세밀하게 들어가 신경까지 분석해서 고객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들의 구매 동기, 소비성향 및 취향, 그리고 가치관 등을 관철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의 초반에 언급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케팅 관련 신념(p. 17-20)들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주는데요. 1)고객은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2)고객은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3)중요한 단 한 가지는 오직 가격이다 4)고객은 복잡다단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예측 불가능하다 5)중장년층의 지갑은 쉽게 열 수 있다 6)마케팅에서 성별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7)소비자들은 광고와 마케팅 전략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8)새로운 뇌 연구 장치가 고객의 실제 생각을 보여준다 와 같은 신념들이 잘못되었다고 언급하며, 이를 신경마케팅과 Limbic모델을 바탕으로 하나씩 분석하는 자료들을 제시하는데, 책 전체적으로 담고 있는 내용들이 아주 세밀하고 광범위합니다. 보고서와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들어요. 마케팅에 대한 기본이 잡혀있는 분들은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기본이 잡혀있지 않는, 그저 관심만 가진 나와 같은 사람들에겐, 아주 광활하게 느껴져요. 


마케팅이 심리학, 인지심리학, 행동심리학, 철학을 비롯한 뇌과학까지 포괄하여 소비자 혹은 구매자들을 분석하여 소비로 이끄는, 넓은 범위의 분야라는 걸, 제대로 인지할 수 있었어요. 한창 스트레스를 풀 목적으로 소비했던 내가, 소비에 현혹되어 욕구를 충족하려했던 것도 뇌의 기능과 자극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것임을 인지하게 되더라고요. 나의 소비심리가 나의 뇌 기능에 따라 어떻게 작용되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마음 혹은 심리 다음으로 관심가지는 부분이 뇌과학인데, 뇌과학을 객관적이며 개념적으로 파고들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은 분들


고객들의 심리와 기호를 단순히 심리학과 설문조사를 통해서 분석하는, 옛날 방식의 마케팅 분석에 머물러 있는 마케터 혹은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뇌를 분석하여 고객들의 심리와 무의식 등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방법 등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서, 마케팅과 브랜드를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책글귀


p. 15 우리의 뇌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가 경험하거나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소비행동과 구매패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자기 의지에 따라 자유롭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것이라는 믿음도 깨져버렸다. 아주 오래된 뇌 구조(동기 의식과 감정을 조절하는 대뇌 변연계 등)와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이 소비와 구매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소비는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말은 결국 모든 소비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p. 20 (중략)'신경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정확히 무슨 뜻일까? 아주 실용적으로 표현해서 신경마케팅은 구매결정과 선택결정이 인간의 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p. 40 이미 예전부터 경험적 사회연구와 시장조사, 심리학만으로는 고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으며, 뇌 연구를 통해 보완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나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이 고객과 소비자의 결정행동과 구매행동에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하다.


p. 62-63 보상기대 시스템의 중요한 특징은 영원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번 주어진 보상에 빨리 익숙해져 다음 번 보상에서 그만큼 만족하지 못하고 더 갈망한다. 다시 말해 '더는 만족하지 않는다. 더 많은 것을 원해'라는 뜻이다. 보상기대 시스템의 영원한 불만족은 소비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요 원동력이다. 


p. 102-103 고객의 욕망은 끝이 없다. 그들의 동기 및 감정 프로그램은 이미 얻은 것에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이구동성으로 '더 많이'를 외친다. 그러다 보니 고객은 항상 돈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세상의 다른 모든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인생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자원(돈)과 에너지로 최대한의 욕구를 만족시키라는 과제를 매일매일 부과한다. (중략) 이처럼 '적은 지출'로 '최대한의 즐거움'을 끌어내는 것(되도록 많은 동기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을 생물학과 철학에서는 '합리성'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이러한 형태의 합리성은 굉장히 감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왜냐하면 긍정적이고 뿌듯한 감정은 최대화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은 가급적 회피하려는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p. 108-109 우리는 날마다 자유의지에 따라 많은 것을 스스로 결정한다. 아침에 일어나 직장에 가서 여러 가지 결정하고,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피곤에 지쳐 침대로 향한다.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이끄는 조종 장치를 손에 쥐고서, 매순간 우리가 가는 길을 스스로 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이 이성적이고 의시적으로 행동한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또 이런 논거에 의해 우리를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자로 규정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는 엄청난 착각이다. 뇌 연구에 의하면, 나의 '자아'가 자유롭고 의시적인 결정에 따라 행동하고 생각한하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p. 134-135 상품과 서비스의 감정적 평가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우리와 고객은 이러한 무의식적 평가의 결과를 의식에서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중략) 그러나 뇌와 무의식은 혼자서 비밀리에 작업하는 것을 즐긴다. 뇌와 무의식은 자신의 소유자에게 자신들의 계획을 알려주지 않은 채 바로 행동으로 옮긴다! 여러분은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라며 '내 뇌와 신체가 내가 눈치도 못 챈 사이에 내 자아를 무시하고 행동한단 말인가?'라고 의아해할지 모른다. 바로 그렇다. 고객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그렇다. 머릿속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진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무의식적인 과정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p. 138-139 (중략) 뇌는 진화 과정에서 되도록 에너지를 적게 쓰도록 프로그램되었다. 생각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뇌는 되도록 적게 생각하려고 한다. 뇌가 자발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보상이 주어진다거나 처벌을 피할 수 있을 때다. 감정의 주도권 외에도 뇌 연구는 우리에게 또 다른 '구매 증폭기'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바로 단순함이다!(중략) 문제는 고통 및 처벌 중심부가 활성화되면, 고객은 그러한 상황과 자극을 피하려고 시도한다는 점이다. 기분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자신이 처한 위험과 상품 구매에 대비하기 위해 극도로 비판적인 상태가 된다. 반면 보상 중심부가 활성화하면 완전히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예측 불가능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러니 고객이 뇌를 최대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p. 141 우리는 뇌 속에 들어 있는 그 모든 경험들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아'는 뇌가 알고 있는 내용을 알지 못한다. 뇌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과거에 이와 매우 유사한 상황에서 뇌 속에 저장된 무의식적인 규칙고 모형은을 인식한다.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이 무의식적인 규칙과 모형은 활성화되고, 우리는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직관적으로 결정을 내린다.


p. 286-287 뇌는 각종 사건들을 연결해 우리의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이야기를 찾는다. 강력한 브랜드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것은 여러 중소 브랜드 제작사와 가족 기업에게는 곧 기회를 의미한다. 그들은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휘두르는 대기업의 자금력에 대항할 여력이 부족하지만 다른 무기가 있다.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그 무기다. 브랜드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브랜드와 결합되어 있는 가치와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전할 수 있다.


p. 288-289 소비자의 머릿속 자신의 브랜드가 차지할 지정석을 만들고 싶다면 브랜드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고, 개성을 살려 연출해야 한다. 이런 방식의 브랜드 연출은 결코 쉽지 않다. (중략) 브랜드 연출이란 브랜드의 아주 세세한 디테일과 신호를 일일이 신경 써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이때 우리가 유념해야할 것이 있다. 의식조차 하지 못한 여러 사소한 신호가 구매태도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말이다. 


p.292 고객이, 자신이 물건을 구매한 이유를 잘 알고 명확한 의식에 따라 구매결정을 한다는 건 잘못된 속설이다. 고객에게 물건을 팔고 싶다면 이런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라! 이성이 지배하는 의식을 믿지 말아야 한다. 정말 신경 쓸 것은 사소한 디테일과 제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무의식적 메세지다. 무의식적 메세지의 원칙은 광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훌륭한 광고 감독이라면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 등장하는 사소한 디테일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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