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김훈 지음 / 푸른숲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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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장편소설이라고 되어있지만 에세이에 가깝다. 부제가 오히려 책의 내용을 더 잘설명해주고 있는 듯하다.

이 개 '보리'가 살고 있는 환경은 극히 제한적이다. 온갖동네를 쏘나니면서 모험을 하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개가 이니다. 이 개는 단지 두 동네의 삶만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김훈이라는 작가가 자전거를 타고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을 알고 있다. 그의 세상이 작은 개안에서 다시 되세김질 해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무척이나 절제된 언어를 통해서 말이다.

김훈이 세상에 대해서 짖어대로 싶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이 사람들아 제발 좀.' 하는 느낌. 나도 사람이니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고 할 사람을에게, '개'야 '개'라고 그러니까 이젠 말좀 해도 되겠지.

많지 않은 수의 김훈의 작품들을 읽어보았다. 그의 모든 작품에서 내가 느끼는 맛은 씁쓸함이다.

쓰다. 무척이나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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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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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의 만가지 풍경인줄 알았더니 책을 들고 보니 동경만(bay)의 풍경이다. 읽어보면 왠지 안다.

전혀 이 작가을 모르고 7월 24일 거리를 보고는 막연히 작가가 여자라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여자고 여자인 내가 봤을 때. '이건 아닌데. 이건 남자들 니들 생각이지.'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없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글을 쓸수 있는 남성작가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가 얼마나 있을 까?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은 남자들이 얼마나 남자 주인공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비슷하다는 동질감을 느낄지 모르지만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의 여자 주인공에게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사람마다 자신의 성격이나 배경이 다르니 여자들이라고 해서 다 나 같은 공감을 느끼지는 않았더라도 이렇게 남자과 여자를 공평하게 이해하고 있는 남성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일이다.

이 소설의 작가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남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여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해 보이기 때문이다. 멋지다. 한층 진화된 남자를 만나서 반갑다.


부연:
동경의 지하철 지도가 하나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든다.
동경에 가서 거기에 정말 그런 풍경이 있는 지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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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거리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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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읽기 좋은 책이다.
잔잔하다.

작은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한 여자는 삶이 그리 신나고 재미있지는 않는 다. 그래서 가보지도 않았던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자신의 도시에 대입하는 놀이(?)를 하면서 논다. 7월 24일거리는 그녀가 바꾸어 부르는 거리 이름이다.

연애 소설인지, 성장소설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라면 다 되는 것이 아닐까?

주인공이 불륜의 만남의 앞에 두고 한말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 순간 나를 보는 두 사람의 눈속에 정말 끔찍한 것이 비치고 있었따. 그것이 정열적인 사랑앞에 그저 우물 쭈물 하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아는 순간, 두 무릎에서 힘이 쫙 빠젔다. 정열적인 사랑 따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내가 두 팔을 벌려 본들 정열적인 사랑을 막을 수 있겠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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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그렉 버렌트 외 지음, 공경희 옮김 / 해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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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재미있다.

이 글은 잘나가는 뉴욕의 여성들이 하나 가득 앉아서 서로의 연애이야기를 하는 구석에 앉아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연애경험이 나름대로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하는 말이다.

'잠깐만 언니들, 내가 남자라서 하는 말인데. 언니들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 자, 현실을 냉철히 볼수 있도록 내가 좀 도와줘야 겠어.'

결론 부터 말하면 "가치도 없는 남자들에게 얼매여서 마음 아파하는 것은 그만 두자. 왜냐면 당신은 소중하니까요." 가 아닐까.

남자들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한다면 그들이 내 놓은 모든 변명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당신을 충분히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의 변명을 들어주는 그 에너지를 더 즐거운 일을 하면서 보내라는 것이다.

많은 현대의 여성들이 먼저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연애를 주도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앞서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파트너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는 것이다.

당신이 이성연애자가 아니라면 모를까 이성연애자라면 우리의 파트너가 준비가 안됐는 데. 나만 앞서 간다고 일이 성사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 가.  당신이 원하는 것이 그것이라면 말이다.

이 책에서 여자들에게 연습시키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무언가 석연치 않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유지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게 혹시 마지막 기회 일지 이 보다 더 나은 사람을 못만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알고 있다.

문제는 간단하다. 유부남이나 마약 중독자, 아니면 나를 마구 무시하는 사람과 사는 것이 괴롭지 않다면 상관없다. 그렇게 살면된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싶으면 그 관계를 빨리 청산할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이혼률이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결혼에 대한 회의적인 풍조가 절대 결혼 숫자를 줄였기 때문이란다.

이것이 결혼 하고 이혼하는 것 보다는 훨씬 건전하다. 결혼과 이혼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그 마음 고생을 생각해 보더라도 결혼은 신중할 수록 좋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풍조가 좋고 나쁘고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단지 한가지 알아둘것은 혼자 있는 외로움 보다 더 나쁜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새로운, 더나은 사람을 만날기회를 놓치는 거니까. 만약 그런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러면 마는 거지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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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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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가 아르헨티나를 여행하고 그 여행에서 가본 장소 만난 사람들을 배경으로 해서 픽션을 만들었다.

7개의 단편,  문예지 <세세쿄>에 연재되었던 것들을 한편으로 묶었단다.

남미와 불륜을 연결한 아이디어는 바나나 요시모토의 아이디어 였을 까 아니면 편집자의 아이드어였을 까?

제목은 눈길을 끄는 불륜이지만 짜릿한 그런 이야기는 없다. 이제는 불륜조차 연애의 한 종류로 무리없이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불륜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도 있었다.

스토리가 다 하나 같이 잔잔해서 그리 자극적인 것은 없었다. 다만 책의 끝머리에 작가의 여행이 작품에 어떻게 연결되었는 지를 말하는 부분에서는 '아하' 소리가 났다.

작가란 이런 사람들이 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변에서 보는 사소한 사건들에서 인물들에서 소설의 모티브들을 가지고 오다니.

경제력을 가지고 세계 어디든 여유로운 여행을 하고 다니는 일본인들에게 이런 소설은 정말 읽을 맛이 나겠다. 소설에 나오는 장소, 음식, 숙소를 탐방하면 그 재미가 솔솔하겠다.

파리의 연인 이후에 프랑스의 성도 관광의 명소가 되고 좀 있으면 프라하의 관광객 인파도 장난이 아닐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유행이 시작된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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